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녀석에게 미안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꾸며입고 나온 내 모습이 너무 우스워 보일거라 생각 됐다.
" 친...할머니...야?" " 외할머니..." " 근데... 왜 혼자 사셔...?" " 엄마가 어렸을때...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엄마를 버렸거든." " ......." " 그래서 엄마는 할머니를 찾지 않아..." " 근데...어떻게..." " 여기 계신걸 알았냐구? 이런거 아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 어떻게... 찾아 올생각을 했어..." " 아빠가 일본에서 하시는 사업중에 노인복지에 관련된 일이 있거든... 정작 외할머니도 자신의 부모인데도 챙기지 않으시면서 말이야... 그래서... 손자인 나라도 찾아 뵙는게 도리라고 생각 했어..." " 자주... 왔었구나..." " 가끔..." " ......."
녀석은 생각보다 꾀 괜찮은 녀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드는 안 좋은 생각.
" 속으로 내 욕하고 있지? 자기는 비싼 외제차 타고 다니면서 할머니를 챙긴다는 녀석이 편한 곳으로 모시지 조차 않는다고." " ......."
녀석은 정말 독심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 용돈도 드리고 집도 구해드리고... 그랬는데... 할머니는... 저기가 좋으시데... 아니 좀더 솔직 하게 얘기하면... 엄마를 버린 할머니의 죄값... 저기서 치르고 싶으시데... 엄마와 함께 살았던 그 집에서... "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내 최고 관심사는 그저 해우와 하늘이... 오늘은 해우가 무얼 할까... 혹시나 하늘이와 사이가 나빠져 나에게 오진 않을까? 뭐 이런생각들... 그러는 동안 녀석은 굉장히 사람다운 생각을 하고, 생활하고 있었다. 순간 녀석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의 약간 농담섞인 말투... 녀석은 꾀 괜찮은 녀석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 녀석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집앞에 녀석의 차가 멈추어 섰다.
" 들어가." " 응...태양이 너두..."
난 최대한 밝은 얼굴로 녀석을 보았다. 적어도 지금 녀석의 심정은 가장 슬플지도 모르기에... 조용히 옷을 벗어 은별이의 방에 가져다 두었다. '미안해. 니옷 한번 입었어. 저번에 내 옷 입 었던거 가지구 머라고 해서 미안해. 그땐 내옷이 아니었거든...' 쪽지도 남겨두었다.
내방으로 오자 컴컴했던 해우의 방에 불이 켜졌다. 오늘도 해우가 보이지 않았다. 역시...하늘 이랑 데이트 간건가...
# 해와 달 36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해우는 새벽이 되어서야 들어온 듯 했다. 난 그때까지도 이생각 저생각에 잠이 들지 못했었다.
" 엄마 또 나가?" " 오늘 자원봉사가기로 했어." " 순정아줌마도?" " 당근이지. 딸. 순정이가 그러는데 태양이 좀 잘 챙겨달래." " 뭘 챙겨줘?" " 점심." " 켁. 아줌마도 내 요리 솜씨 다 아시면서 나한테 그걸 부탁하고 싶으실까...?" " 오죽해줄사람이 없으면 너한테 부탁하겠냐. 오늘 해우도 어디 간데구 여튼..." " 어디간대?" " 글세 뭐 누구 생일이라나 그렇다는데?" " 어엉..." " 왜 너두 나갈꺼야?" " 아니..." " 알았어. 엄마 저녁 먹기 전엔 돌아 온다." " 응. 다녀오세요."
엄마가 나가고 집엔 또 나 혼자만 남게 되었다. 심심한데 해우나 괴롭히러 가 볼까?
해우네 집 문이 열려 있었다. 아줌마가 나가시고 문을 안 잠갔나 보다. 나는 조용히 2층 해우방문을 열었고, 해우방엔 자고 있는 해우밖에 없었다. 녀석은 어디간거지...
" 새우야- 노올자-"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해우를 흔들어 깨웠다.
" 뭐야- 오태양 나 졸려."
어라라. 녀석이 너한테 새우라고 부르는거 봤냐? 나랑 녀석도 구분 못하네?
" 이새우- 노올자-"
해우는 오만상은 다 찌푸리고 한쪽 손을 들어 자기의 머리를 막 헝클었다. 더 깨우면 승질 부리 려나? 괜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 이새우- 일어나서 나랑 노올자-"
해우는 깰 듯 깰 듯 하면서도 쉬이 잠에서 깨지 못했다. 하긴... 그렇게 늦게 들어왔으니... 해우 는 어려서부터 잘땐 잠옷을 꼭꼭 챙겨입었는데 오늘은 흰 쫄나시를 입고 자고 있다. 우와... 너 무 섹시하다!
그리고 해우는 한참을 뒤척대다가 나에게 등을 돌리고 벽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뭐야... 얼굴이 안보이자나. 이쪽을 보라구! 헌데 해우의 등에 여기저기 파스가 붙어 있었다. 목이며 어깨부분 이며 어느 한곳 성한 부분이 없어 보였다. 어딜 다친건가...?
나는 조심스레 일어나 이불을 조금씩 내렸다. 혹시 등...허리 다 그런건가? 물론 옷을 들어 살 필 순 없었지만 여하튼 흰 나시이니 어느정도 표시는 나겠지 싶었다. 지금상황에선 날 변태로 봐도 좋다. 어쨌든 난 지금 너무나도 해우가 걱정이 되니까...
살며시 해우가 덥고 있던 이불을 내리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침대 위 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자고 있는 해우가 덮고 있는 이불이 내 손에 의해 점차 아래로 내려 가 고 있던 상황. 그리고 그걸 본 녀석. 지금 상황은 어느누가 봐도 날 변태로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니야. 난 아니라구.
" 저...기...그게-"
녀석은 아무말없이 방문을 닫고 나갔다. 그게 아니라구. 정말 난 해우가 걱정이 됐을 뿐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계속 여기 있자니 녀석이 날 이상하게 볼 것만 같았고 그렇다고 녀석을 따라가 오해라고 변명인냥 떠들어 댈 수도 없고, 또 조용히 이집을 나갈 수도 없는... 그런 묘한 상황이 되버렸다. 근데...
" 아우웅- 뭐야. 아침부터?"
해우는 한쪽눈만을 뜨고 나를 보았다. 이런 상황에 해우까지 일어났으니... 이걸 잘 된거라고 봐야할까...?
" 어... 그게... 심...심해서..." " 어우. 나 너무 졸리다. 쩝...쩝..."
다른 한쪽 눈마져 뜨려고 노력하는 해우의 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울 것이다.
# 해와 달 37
" 아함. 졸리다. 근데 너 뭐하는거야?"
해우는 드디어 눈을 뜨는데 성공했다. 근데 왜 다시 묻는거야...
" 심심해서 왔다구 그랬자나." " 심심한데 왜 여기서 이러구 있어. 남 자는데." " 야. 너두 저번에 나 자는데 와서 나 깨웠잖아." " 그랬나? 아. 운동할려고 그랬지." " ......." " 어라. 근데 이녀석은 어디 갔지?" " 태양이?" " 어. 어디갔지?" " 글세... 아까 잠깐 들어왔었는데..." " 운동하러 갔나?" " 태양이 운동도 해?" " 어. 아빠 운동하는 방에서..." " 아저씨 운동하는 방이면 근육 막 키우고 그러는데 아니야?" " 그치. 아. 너 태양이 못 봤지? 걔가 깡 말라뵈도 은근히 몸이 쓸만해." " 야. 나야 당연히 태양이...못봤지." " 뭐냐. 곰탱. 너 지금 쑥스러워 하는거냐? 하하. 안어울려. 하지마." " 피이-." " 근데 넌 왜 말끝마다 태양이...태양이...야?" " 내가 언제?" " 계속 그랬자나. 태양이? 태양이. 태양이." " 글세..." " 너 수상하다. 설마!" " 뭐? 뭐가??" " 에잇. 그럴리 없지. 니가 좋다고 해도 태양이는 너같은 스타일 안 좋아해. 꿈도 꾸지마." " 왜 꿈도 꾸지마?" " 어라라? 너 말꼬리 잡는거 보니까 더 수상하다?" " 뭐가?" " 너 이상하자나." " 왜 아침부터 그래. 나 갈래." " 심심하다며?" " 됐어. 갈래."
나는 해우를 뒤로하고 해우의 방에서 나왔다. 바보같이 눈치도 없어가지구. 내가 녀석을 좋아 할리 없잖아. 니가 있는데...
1층으로 내려오자 아저씨의 운동 방에 반쯤 열린 문틈으로 녀석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나 는 조용히 걸어가 벽쪽에 붙어 고개만을 살며시 내밀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아저씨. 해우의 아빠는 경찰이셨는데 가끔 시간이 나실때면 집에서도 운동을 하셨다. 주택인데 왜 운동기구가 방안에 있느냐 하겠지만 아저씨가 산 운동기구 중 비싼건 방안에 그리고 싼 건 바깥에 있었다. 헌데 녀석은 운동을 해도 비싼 운동기구만 사용하는 건가?
그때 녀석이 뒤쪽을 돌아보았다. 난 너무 놀라 벽쪽으로 숨었고, 녀석은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헌데 난 왜 여기서 녀석을 훔쳐 보고 있는 거지?
" 뭐해? 여기서?"
작은 목소리로 내 귀에 대고 소근 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으악."
소리를 질러버렸다. 해우가 어느새 조용히 내려와 내 머리위에서 방안을 살피며 그걸 보고 있 는 나에게 귓 속말을 해버렸기에...
" 곰탱이 여기서 뭐해?" " 야!"
난 얼른 해우의 입을 막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버렸다. 최악이다. 벌써 녀석은 날 본 듯 했고, 난 오늘 두번- 죽는 거였다. 해우의 이불을 내리던 것. 녀석이 운동하는 걸 훔쳐보는 것. 여튼 오늘 난 녀석에게 변태로 낙인 찍힌 거다.
녀석은 목에 두른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아무렇지 않게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나를 힐끔 한번 돌아보는 시선... 역시...난 변태 낙인 꽝! 찍혔다.
해와 달 # 35-37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녀석에게 미안해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꾸며입고 나온 내
모습이 너무 우스워 보일거라 생각 됐다.
" 친...할머니...야?"
" 외할머니..."
" 근데... 왜 혼자 사셔...?"
" 엄마가 어렸을때...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엄마를 버렸거든."
" ......."
" 그래서 엄마는 할머니를 찾지 않아..."
" 근데...어떻게..."
" 여기 계신걸 알았냐구? 이런거 아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야..."
" 어떻게... 찾아 올생각을 했어..."
" 아빠가 일본에서 하시는 사업중에 노인복지에 관련된 일이 있거든... 정작 외할머니도 자신의
부모인데도 챙기지 않으시면서 말이야... 그래서... 손자인 나라도 찾아 뵙는게 도리라고 생각
했어..."
" 자주... 왔었구나..."
" 가끔..."
" ......."
녀석은 생각보다 꾀 괜찮은 녀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드는 안 좋은 생각.
" 속으로 내 욕하고 있지? 자기는 비싼 외제차 타고 다니면서 할머니를 챙긴다는 녀석이 편한
곳으로 모시지 조차 않는다고."
" ......."
녀석은 정말 독심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 용돈도 드리고 집도 구해드리고... 그랬는데... 할머니는... 저기가 좋으시데... 아니 좀더 솔직
하게 얘기하면... 엄마를 버린 할머니의 죄값... 저기서 치르고 싶으시데... 엄마와 함께 살았던
그 집에서... "
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내 최고 관심사는 그저 해우와 하늘이... 오늘은 해우가 무얼 할까...
혹시나 하늘이와 사이가 나빠져 나에게 오진 않을까? 뭐 이런생각들... 그러는 동안 녀석은
굉장히 사람다운 생각을 하고, 생활하고 있었다. 순간 녀석에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한테 창피하지?"
" 어?"
" 잘 어울려..."
" ......."
" ...이런 옷 사줄걸..."
녀석의 약간 농담섞인 말투... 녀석은 꾀 괜찮은 녀석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 녀석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집앞에 녀석의 차가 멈추어 섰다.
" 들어가."
" 응...태양이 너두..."
난 최대한 밝은 얼굴로 녀석을 보았다. 적어도 지금 녀석의 심정은 가장 슬플지도 모르기에...
조용히 옷을 벗어 은별이의 방에 가져다 두었다. '미안해. 니옷 한번 입었어. 저번에 내 옷 입
었던거 가지구 머라고 해서 미안해. 그땐 내옷이 아니었거든...' 쪽지도 남겨두었다.
내방으로 오자 컴컴했던 해우의 방에 불이 켜졌다. 오늘도 해우가 보이지 않았다. 역시...하늘
이랑 데이트 간건가...
# 해와 달 36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해우는 새벽이 되어서야 들어온 듯 했다. 난 그때까지도 이생각 저생각에 잠이 들지 못했었다.
" 엄마 또 나가?"
" 오늘 자원봉사가기로 했어."
" 순정아줌마도?"
" 당근이지. 딸. 순정이가 그러는데 태양이 좀 잘 챙겨달래."
" 뭘 챙겨줘?"
" 점심."
" 켁. 아줌마도 내 요리 솜씨 다 아시면서 나한테 그걸 부탁하고 싶으실까...?"
" 오죽해줄사람이 없으면 너한테 부탁하겠냐. 오늘 해우도 어디 간데구 여튼..."
" 어디간대?"
" 글세 뭐 누구 생일이라나 그렇다는데?"
" 어엉..."
" 왜 너두 나갈꺼야?"
" 아니..."
" 알았어. 엄마 저녁 먹기 전엔 돌아 온다."
" 응. 다녀오세요."
엄마가 나가고 집엔 또 나 혼자만 남게 되었다. 심심한데 해우나 괴롭히러 가 볼까?
해우네 집 문이 열려 있었다. 아줌마가 나가시고 문을 안 잠갔나 보다.
나는 조용히 2층 해우방문을 열었고, 해우방엔 자고 있는 해우밖에 없었다.
녀석은 어디간거지...
" 새우야- 노올자-"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해우를 흔들어 깨웠다.
" 뭐야- 오태양 나 졸려."
어라라. 녀석이 너한테 새우라고 부르는거 봤냐? 나랑 녀석도 구분 못하네?
" 이새우- 노올자-"
해우는 오만상은 다 찌푸리고 한쪽 손을 들어 자기의 머리를 막 헝클었다. 더 깨우면 승질 부리
려나? 괜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 이새우- 일어나서 나랑 노올자-"
해우는 깰 듯 깰 듯 하면서도 쉬이 잠에서 깨지 못했다. 하긴... 그렇게 늦게 들어왔으니... 해우
는 어려서부터 잘땐 잠옷을 꼭꼭 챙겨입었는데 오늘은 흰 쫄나시를 입고 자고 있다. 우와... 너
무 섹시하다!
그리고 해우는 한참을 뒤척대다가 나에게 등을 돌리고 벽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뭐야... 얼굴이
안보이자나. 이쪽을 보라구! 헌데 해우의 등에 여기저기 파스가 붙어 있었다. 목이며 어깨부분
이며 어느 한곳 성한 부분이 없어 보였다. 어딜 다친건가...?
나는 조심스레 일어나 이불을 조금씩 내렸다. 혹시 등...허리 다 그런건가? 물론 옷을 들어 살
필 순 없었지만 여하튼 흰 나시이니 어느정도 표시는 나겠지 싶었다. 지금상황에선 날 변태로
봐도 좋다. 어쨌든 난 지금 너무나도 해우가 걱정이 되니까...
살며시 해우가 덥고 있던 이불을 내리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려왔다. 침대 위
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자고 있는 해우가 덮고 있는 이불이 내 손에 의해 점차 아래로 내려 가
고 있던 상황. 그리고 그걸 본 녀석. 지금 상황은 어느누가 봐도 날 변태로 밖에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니야. 난 아니라구.
" 저...기...그게-"
녀석은 아무말없이 방문을 닫고 나갔다. 그게 아니라구. 정말 난 해우가 걱정이 됐을 뿐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계속 여기 있자니 녀석이 날 이상하게 볼 것만 같았고
그렇다고 녀석을 따라가 오해라고 변명인냥 떠들어 댈 수도 없고, 또 조용히 이집을 나갈 수도
없는... 그런 묘한 상황이 되버렸다. 근데...
" 아우웅- 뭐야. 아침부터?"
해우는 한쪽눈만을 뜨고 나를 보았다. 이런 상황에 해우까지 일어났으니... 이걸 잘 된거라고
봐야할까...?
" 어... 그게... 심...심해서..."
" 어우. 나 너무 졸리다. 쩝...쩝..."
다른 한쪽 눈마져 뜨려고 노력하는 해우의 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울 것이다.
# 해와 달 37
" 아함. 졸리다. 근데 너 뭐하는거야?"
해우는 드디어 눈을 뜨는데 성공했다. 근데 왜 다시 묻는거야...
" 심심해서 왔다구 그랬자나."
" 심심한데 왜 여기서 이러구 있어. 남 자는데."
" 야. 너두 저번에 나 자는데 와서 나 깨웠잖아."
" 그랬나? 아. 운동할려고 그랬지."
" ......."
" 어라. 근데 이녀석은 어디 갔지?"
" 태양이?"
" 어. 어디갔지?"
" 글세... 아까 잠깐 들어왔었는데..."
" 운동하러 갔나?"
" 태양이 운동도 해?"
" 어. 아빠 운동하는 방에서..."
" 아저씨 운동하는 방이면 근육 막 키우고 그러는데 아니야?"
" 그치. 아. 너 태양이 못 봤지? 걔가 깡 말라뵈도 은근히 몸이 쓸만해."
" 야. 나야 당연히 태양이...못봤지."
" 뭐냐. 곰탱. 너 지금 쑥스러워 하는거냐? 하하. 안어울려. 하지마."
" 피이-."
" 근데 넌 왜 말끝마다 태양이...태양이...야?"
" 내가 언제?"
" 계속 그랬자나. 태양이? 태양이. 태양이."
" 글세..."
" 너 수상하다. 설마!"
" 뭐? 뭐가??"
" 에잇. 그럴리 없지. 니가 좋다고 해도 태양이는 너같은 스타일 안 좋아해. 꿈도 꾸지마."
" 왜 꿈도 꾸지마?"
" 어라라? 너 말꼬리 잡는거 보니까 더 수상하다?"
" 뭐가?"
" 너 이상하자나."
" 왜 아침부터 그래. 나 갈래."
" 심심하다며?"
" 됐어. 갈래."
나는 해우를 뒤로하고 해우의 방에서 나왔다. 바보같이 눈치도 없어가지구. 내가 녀석을 좋아
할리 없잖아. 니가 있는데...
1층으로 내려오자 아저씨의 운동 방에 반쯤 열린 문틈으로 녀석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나
는 조용히 걸어가 벽쪽에 붙어 고개만을 살며시 내밀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아저씨. 해우의 아빠는 경찰이셨는데 가끔 시간이 나실때면 집에서도 운동을 하셨다. 주택인데
왜 운동기구가 방안에 있느냐 하겠지만 아저씨가 산 운동기구 중 비싼건 방안에 그리고 싼 건
바깥에 있었다. 헌데 녀석은 운동을 해도 비싼 운동기구만 사용하는 건가?
그때 녀석이 뒤쪽을 돌아보았다. 난 너무 놀라 벽쪽으로 숨었고, 녀석은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헌데 난 왜 여기서 녀석을 훔쳐 보고 있는 거지?
" 뭐해? 여기서?"
작은 목소리로 내 귀에 대고 소근 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으악."
소리를 질러버렸다. 해우가 어느새 조용히 내려와 내 머리위에서 방안을 살피며 그걸 보고 있
는 나에게 귓 속말을 해버렸기에...
" 곰탱이 여기서 뭐해?"
" 야!"
난 얼른 해우의 입을 막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버렸다. 최악이다. 벌써 녀석은 날 본 듯 했고,
난 오늘 두번- 죽는 거였다. 해우의 이불을 내리던 것. 녀석이 운동하는 걸 훔쳐보는 것. 여튼
오늘 난 녀석에게 변태로 낙인 찍힌 거다.
녀석은 목에 두른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아무렇지 않게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나를 힐끔 한번
돌아보는 시선... 역시...난 변태 낙인 꽝! 찍혔다.
=============================================================================
오늘이렇게 많이 올려도 괜찮은가...ㅎㅎ; 나중에 내용없어서 늦어지는건 아닌지...ㅎㅎ;
여툰... 너무 짧다는 말에 소심한 독백이 또 얼른 세편 주르륵~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