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넘게 만나고 헤어진지 1일째

로리령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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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9세 여자 직딩 입니다.저는 36세 아티스트인 남자친구와 1000일을 조금 넘긴 어젯 밤 이별 했습니다.
저의 이별은 두번째 입니다. 보수적인 집안 출신으로 첫 남자친구를 대학에서 21살 늦게 만나 4년 조금 넘게 만났고 1년을 어장도 당해보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방황하다가 두번째 남자친구를 만나서 또 1000일 조금 넘게 만났네요.그런데 첫번째 이별과 두번째 이별이 참 많이 다르네요.첫남자친구와 저는 동물처럼 사랑했습니다. 4년 윗 오빠였지만 오냐오냐 자린 외동이라 (저는 험하게 자란 외동ㅎㅎ) 고집도 세고, 싸우면 나중에 풀기, 미안하단 말을 4년동안 한번 들었습니다. 그런데 애는 정말 좋은 애였어요. 거짓말도 안하고 바람 걱정도 안해도 되고 연락도 잘 되고 서로 비밀없이 바닥까지 알고 지냈습니다. 다들 아무에게 보여주지 않고 혼자서만 하는 행동들 있잖아요? 그런 것 까지 공유할 정도로 동물처럼 사랑했습니다. 그때 저는 진실된 사람이었지만 좋은 여자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부유하기도 했지만 남자가 돈 다 내야지, 성관계 거부(4년 만났는데도 몸 정이 없을 정도), 험한말 시전 등등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이렇게나 했답니다.그래도 쓰레기는 아니었어요 정말ㅎㅎ 밖에 나가기 귀찮아하는 남자친구 위해서 집에서 손수 요리해서 먹고, 나가서 놀자고 떼 안쓰고, 집청소, 빨래, 진심 사랑하는 마음이었죠. 거기다가 미친애교.그런데 그 남자친구로 인해 첯 이별을 경험하게 됐을때 미련에 사무쳐서 가슴이 아파서 죽을뻔 했습니다. 4개월을 음식물을 삼킬수도 없었어요. 음식물이 내려가면서 가슴이 아리고 맨 정신으로는 눈물이 줄줄나고 팔 다리가 다 절단 된 것 같았습니다. 첫 남자친구였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떠난게 처음이고 이별의 이유도 말 해 주지 않아서 미칠 것 같았어요. 눈을 뜨고 제정신인게 너무 괴로워서 다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하니 약먹고 며칠 자고 일어나면 될까, 가까운 한강 나가서 물에 빠져서 기절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1년이 다 채워질 때 쯤 그 남자친구와 만나서 이별의 이유도 듣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토로하고, 내가 남자친구 생기기만 해봐. 진짜 잘 해 줘야지 이런 마음으로 지금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성향이 회피성이 강한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거 빼곤 나머지가 너무 잘 통했어요. 식습관부터 깔끔하게 정리정돈 잘 하는 모습, 같이 등산 가는 취미도 생기고, 액티비티한 것도 좋아하고, 고생 여행 하는거, 게다가 속궁합도 좋고, 싸울때 4시간이고 6시간이고 만나서든 전화로든 서로 이해가 완전히 될 때까지 논리적으로 대화하고, 서로 살만 붙어 자도 충전되는 느낌을 둘 다 받는 사이었습니다.그런데 이 오빠도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서 연락문제, 공감문제(가끔 또라이같이 열받게 말함)가 너무 힘들었네요.저는 연락을 자주하는 걸 좋아하지만 연락이 사랑의 지표는 아니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건 연락 두절만은 되지 말자 였죠. 뭐 연락 안되도 집에 있지 다른거 하고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목소리 듣고 싶고, 내 옆에 남자친구가 있는 느낌은 들어야 하잖아요.. 최근에 아티스트인 오빠가 지방공연으로 1달 반가량 떨어져 지내고 추석에 한번 내려가서 보고 왔는데 장기 연애가 된 후에 저는 집착이 생겼어요. 연락 안오면 인스타 활동 몇시에 했나 지켜보게 되고, 아침에 눈떴을 때 아무 연락이 없으면 언제 잤지? 인스타 활동시간으로 아 그럼 이때쯤 일어나겠구나 예상하고. 이제 만나려면 열흘 남았는데 어제 드는 생각이 꼭 제가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연락하면 안되는데 하고 싶은걸 참고 있는 모습 같더라구요. 그래서 폭발했죠. 이미 좋게 설명도 여러번 했었고.. 그리고 평소에 정상에서오빠가 카메라 설치 할동안 서있는데 벌들이 제 주변을 왱왱 거리면 전 처음에는 참습니다. 근데 오빠 행동이 워낙 굼뜨고 생각이 긴 스타일이라 나는 방법이 딱 보이는데 너무 오래걸리고 벌들에 대한 공포심은 너무 커져서 짜증을 냈습니다(짜증 1년에 진짜 1,2번 냄) 벌 무서워 하는 모습이 이해 안간다고 그냥 귀엽게 벌이다 이러면 되지 벌이 크냐 니가 크냐 벌이 보면 니가 더 무섭답니다 ㅎㅎ 그거 말고도 집에 대왕만한 귀뚜라미 들어와서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니까 완전 노이해 하길래 이해 시켜줬죠. 보통은 벌레 보면 으악 한다. 물론 조용히 잡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유난 떠는거는 아니다. 그리고 무서워하면 아 여자친구가 벌레를 싫어하는구나 하면 되지 그걸 이해 안된단 식으로 그러냐고..암튼 그러다가 어제 헤어진 이유는 지금 자기한테 제가 안보인다더군요. 관심이 없대요 지금 저한테 ㅎㅎ 제가 볼땐 제 남자친구가 바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거기다가 자기중심적이어서 이런 상황에서 여자친구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어떤 감정을 느낄지 들여다 보지 못하는 까막눈과 필터없이 '너한테 지금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 한 것들. 저는 유도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보라고. 서울 가면 이야기 하자는거 난 열흘 이렇게 남자친구 부재 길게 못지낸다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그래서 헤어지잔 말을 받아 냈습니다.저는 차이는게 좋더라구요. 제가 헤어지자고 하면 나중에 후회할 거 같아서 근데 헤어지고 나니까 하루가 개운한거 있죠? 연락 안왔네? 이따 저녁때 전화 할까? 일주일 있으면 오네? 이런 생각 할 필요 없이 당연히 연락 안오는거니까.. 정말 얼마만에 느껴보는 감정의 신선함일까요.사실 그런것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남자친구 인스타나 카톡 프사는 제 사진 그대로 있거든요. 그거 보면 좀 마음이 편해 지는 것도 있고.. 미련도 크게 안남아요. 지금도 내가 열흘 참아줄껄? 그런생각 안들어요. 오빠도 착해요. 영혼이 맑아요. 말하거나, 말투나, 행동 보면 어떤 생각으로 저런 모습으로 있는지가 다 보이거든요 ㅎㅎ 거짓말 안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면 잘 고치고, 좋은 사람으로 되려고 하고, 바보 같아요. 너무 바보 같아서 아마 여자친구랑 몇번은 더 헤어져 봐야 정신차릴 스타일.저는 사실 인문학 서적같은 것도 읽고, 연락으로 너 기다리는 일 없게 하고, 너가 화 낼 정도면 내가 진짜 잘못하는거구나 받아들이고 너에게 좋은 남자가 되겠다 라고 와서 잡았으면 좋겠기는 해요.사랑하거든요. 오빠도 절 정말 많이 사랑해요. 너무 다듬어 지지 않은 나무여서 제가 가지치기도 열심히 하고 영양제도 주고 했는데 저 마지막 것이 잘 안고쳐 지네요.너무 곧고 눈치 부릴줄도, 눈치 볼 줄도 모르고, 융통성도 부족하고, 하나면 하나인 부족하지만 그 깨끗함이 너무 좋았어요. 그 깨끗함으로 인해 연애의 기본에서 벗어나는 행동으로 제가 문제를 평화롭게 풀어내고자 하면서 저 또한 많이 성장했지만 지치긴 지치네요. 우리 둘의 인연이 다 한건지, 터닝포인트 일지는 오빠 손에 맡기려구요. 저는 어제 딱 헤어지고 나서 '열심히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정말 이 연애 열심히 했거든요.많이 이해해주고 같이 밀고 끌어서 천일 넘게 예쁜 추억 많이 쌓았고, 엄청 사랑 해 줬고, 마음에 없는 소리로 아프게 한적 없고 험한말은 너무 화나게 하면 했지만 제가 누누이 말하던건 제발 내가 좋아하는 행동은 하고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마. 그것만 하면 다른건 다 괜찮다고.좋아하는 건, 기념일 생일에 작은 선물이라도(편지부터 선물까지) 주고 받거나 여행이라도 가서 기념하자고. 가끔 꽃도 좀 사달라고. 연락 좀 나 기다리지 않게 챙겨주고, 내 입장에서 공감 해 달라. 싫어하는건, 여자문제는 나는 용서 못한다. 내가 전화하다가 화나면 끊고 차단하고 하지말고 좀 달래주라고. 이게 전부 였어요.연애는 좋은데 힘든건 하기 싫은 그 남자. 빅 픽쳐를 봤을 때 제가 평생 마음고생할게 너무 뻔해서 저는 잡을 수가 없네요. 잡을 만큼 못해준 것도 없구요. 다만 오빠가 정말 반성하고 바뀐다면 한번은 더 할 수 있을 거 같긴 해요.헤어진지 1일째. 이렇게 잘 지내지만 오빠가 서울에 올라오는 날짜를 아는데 그 이후에도 연락이 없으면 그땐 뒤집어 질까봐 좀 제 자신이 무섭긴 하네요.사진정리도 천천히 하려구요. 우리 술 마시지 말고 예쁘게 하고 다니고 운동하고 집에 있지말고 집 밖으로 돌다가 웃긴 티비 틀고 보다 자고. 같이 그래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