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면 헌신짝 된다는 말이 맞는거 같아요

ㅇㅇ2019.10.01
조회18,437
연애도 일도...

전 남자친구 뒷바라지 3년을 했네요. 물론 저도 좋아서 한거죠
그러더니 딴 여자랑 바람나고
제가 헤어지자 통보하고 집도 이사하고 번호도 바꿨는데
어찌 알고 찾아왔는지
동네 사람 다 보는 앞에서 울고불고 매달리고
용서해달라고 안해주면 약먹고 죽겠다고 하기에
니 맘대로 하라 하고 들어왔는데
비 오는날 한시간을 집앞에서 울고 있더라구요
흔들렸지만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거 알아서 경찰 불러 끌어냈죠


20대 초반에 갓 대학 졸업하자마자 입사한 회사
어려울때 한달에 20번 이상 밤10시까지 야근해가며
코피 흘려가며 메뉴얼 만들고 시스템 만들고 정상궤도로 올려놨더니 사장이 처음엔 되게 고마워하다가 나중엔 당연시 하더군요
직원들도 입을 모아
제 덕에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 말하는데
사장만 인정 못하고 툴툴 거리며 예전처럼 열심히 일 안한다고 뭐라 하네요
아침 7시 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일하며 최저시급도 못받고 야간수당은 있지도 않았지만 내 회사다 생각하며 몸 불살라 일했는데
돌아오는거라곤.. 아무것도 없구요
지금 아침 8시 출근 저녁7시 퇴근해요. 원래 퇴근 시간은 6시입니다.

근데 일찍 퇴근한다고 난리. 그래도 다른 직원들이 인정해주니 자부심 하나 가지고 일했죠
3년 일하며 단 한번 결근도 없었고 여름휴가 겨울 휴가도 없었습니다. 그냥 하루 쉰게 다에요
연차도 없이 그렇게 달렸는데
저번주에 정말로 고열에 시달리고 아파서 출근 한시간전에 "아파서 오늘은 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했죠
물론 이게 좋은 방법은 아니란거 알지만 회사 위해서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직원이니
사장님도 이해하실거라 생각했네요
근데 아니였어요
저보고 무책임하대요 뒷담화도 하셨더군요
학교도 아니고 직장에서 아프다고 못나오는게 말이 되냐며~ 개념이 없다 하시더군요
그래서 사직서 제출했습니다
정말 3년간 힘들었는데 다 참았거든요 그냥 열심히 달렸거든요
그럼 언젠가 알아주겠지 싶어서요
근데 그 한마디에 다 무너져 내려서 그만둔다 했어요
그리고 6시 땡 하면 퇴근해요
영업도 다 그만뒀어요
거래처 사장님들이 무슨일 있냐고 연락오는것도 예전처럼
싹싹하게 응대하지 않으니 사장님 하루종일 제 눈치보고
3년만에 첨으로 커피 타주며 고생많다 한마디 하네요
그런데도 제가 여섯시 땡 하고 퇴근 준비하니
"벌써 가게? 이거 이번주까지 끝내줬으면 하는데"
하길래 "퇴근시간 여섯시잖아요" 했더니 분위기 완전 싸해지고 다른 직원들 틈에 섞여서 모르는척 퇴근했어요
오늘은 짠돌이라 간식 거리 안사다놓는 사장님이 초콜릿을 사오셔서 직원들에게 하나씩 먹고 일하라 하네요
다들 하나씩 가져가고 저만 가만히 있자 직접 가져다 주시면서
마치고 얘기 좀 하자고 하시네요
붙잡으시겠죠 당연히
제가 이 회사를 정상궤도 올려놓으려고 얼마나 노력했고
시스템이나 장부 정리도 제가 싹 했으니
저만큼 일해줄 사람 아니 노-예 찾기 힘들거에요
일하는 시간인데 이렇게 판에 글 쓰고 있어요
이미 새로운 회사 면접을 봤고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직이지만 이번달 20일부터 출근하라고 계약서까지 썼네요
저는 제가 이 회사 아니면 갈곳이 없는줄 알았어요
근데 제가 생각한거보다 훨씬 제 능력을 인정해주시고 훨씬 좋은 조건에 합격을 하니... 나 참 바보같이 살았구나 싶어요

이제 헌신안해요
일도 연애도
그냥 내가 할수 있는만큼, 받는만큼 할 생각입니다.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말 맞아요. 정말 맞는 말이에요.

댓글 14

ㅡㅡ오래 전

Best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몇년전에 한국 떠났어요. 한국에선 집이나 사회나 누구 공짜로 부려먹는걸 너무 당연히 여겨요. 저는 집에선 부모님 동생들 사이에 껴서 공짜 노비. 회사에선 낮엔 현장 저녁엔 도면 그리고 살았어요. 남친은 결혼을 하자는데, 무조건 지네집이 먼저.. 결국 여자는 결혼하면 이혼이나 죽을때까지 남편집 노예로 사는구나 깨달았어요. 여태 이러고 살았는데 죽을때까지 노예로 살 생각하니 앞에 캄캄해서 이민을 택했네요. 여기선 추가 근무하면 돈을 더 주데요?? 주말엔 두배를 준데요. 한국에서처럼 아둥 바둥 안사는데 돈도 모이구요, 한국처럼 무리한 요구, 인신 공격 받아본적 아직 없어요. 부모님은 저보고 가족을 버렸다는데 그집에서 가족의 의미가 뭘까 싶어요.

ㅎㅎ오래 전

Best어디서든지 열심히 일해서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멋지네요

천여사오래 전

근데 그렇게 일하는게 없어지는게 아니라 쌓여서 내인생의 기둥이되는거임 큰기둥하나 획득하신거 축하드립니다 너무 억울해하지는 마요

ㅇㅇ오래 전

구웃.. 응원해요^^

saltmom오래 전

댓글 잘 안쓰는데 쓰게 되네요... 고샹 많이 하셨습니다... 옮기는 직장가서도 너무 열심히 하지마요... 본인 몸 건강도 꼭 챙기시구요... 새 직장 가기전에 여행도 다녀오시구, 맛난거도 많이 드시구요... 화이팅입니다...

오래 전

공감합니다..배우자에게도 적용된다는게 슬픈.. 헌신해봤자 첨에나고마워하지 나중엔 당연하게생각하고

ㅋㅋㅋ오래 전

저도 헌신짝 당해봐서 아는데 정말 처참했었죠ㅠ저는 멍청하게 2번이나 그랬어요ㅎㅎ 근데 하늘도 제가 가여웠는지 한 남자를 만났는데 제게 헌신하는 남자를 주셨네요. 예전은 제가 헌신했었는데 반대로 헌신을 받는 입장이 되어보니 그때 헌신할 때의 제 마음이 어땠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 마음을 알아주니 결혼까지 가게 되었네요. 내년 꽃바람 휘날릴때 결혼합니다. 분명 쓰니도 쓰니처럼 좋은사람 만나실거에요 파이팅!

헤이오래 전

정말 웃긴게 어디서든 일잘하고 열심히하면 더 일이늘고 당연해지더라.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

ㅇㅇ오래 전

사장이 붙잡으면 연봉협상, 정년퇴직보장, 퇴근시간엄수, 휴가보장 받아서 계약서 다시 작성하세요. 유야무야 잘해준다고 얼렁뚱땅 넘어가주지 말구요. 사람이 좋아서 당하고 사는거 같은데 자기몫은 자기가 챙기는 겁니다. 앞으로 호구처럼 살지 마세요. 화이팅!

ㅇㅇ오래 전

제가 10년전에 일했던 작은 회사... 1년일했는데도 저처럼 일해줬던 호구가없었나봐요. 퇴사하고 6년이 지나도 계속 연례행사마녕 연락오대요 ㅋㅋㅋ 안부인사 물으며~ ㅋㅋㅋ 마지막에 얼마이상 받는곳 아니면 안간다니까 연락못하네요 ㅋㅋㅋㅋ 거기 엄청난 박봉이었거든요. 호구처럼 일할필요 전혀 없어요 그냥 남들하는대로 기본만. 그걸 알아주면 모를까 내 노동력만 갈취하려는곳들에 헌신할필요 없죠

ㅡㅡ오래 전

저도 헌신하다 헌신짝 됐네요 괜찮아요 경험했으니 다음에는 절대 그렇게되지 않을거에요

무기력증오래 전

근데 왜사장들은 열심히하는걸 인정을 안해줘요?도망갈까봐?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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