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부탁드려요)10대인데 아버지와 불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ㅠㅜ

ㅇㅇ2019.10.04
조회11,431
방탈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결시친에는 어른들이 많을 것 같아 조언을 얻고자 부득이하게 방탈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학생입니다. 제목에 쓴 대로 요즘 아버지와의 불화가 심해졌는데, 제가 어려서 그런지 아버지 입장을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어서 어른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좋아했고 또 무서워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아버지 품에서 자곤 했고, 엄마보다는 아버지를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무서워 하는 이유는, 10대 후반인 지금에야 사실 어렸을 적 기억이 얼마 없는데 그마저도 혼났던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있어 그런 거 같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첫 기억이 (제가 말할 때니까 4-5살때 같은데) 자기를 갖고 노냐면서 한탄하시던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 당시 상황 모두 다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만 인터넷 상에서 너무 자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아 두루뭉술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삼남매 중 둘째인데, 한 명이 잘못해도 늘 셋이 맞았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그래도 아버지와 즐거웠던 추억이 몇개 기억납니다. 혼날 때 저만 혼나거나 그런 게 아니었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애초에 초등학생 때 기억이야 잘 나지 않습니다.

중학생 때 유독 아버지가 싫었던 기억이 많습니다. 아버지께서 술과 친구들을 좋아하시는 편인데 만취해서 들어오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취한 아버지께서 저를 불러다 앉혀놓고 할머니 할아버지 얘기 했다가, 불쌍한 엄마 얘기했다가, 제 공부얘기했다가, 다시 할머니 할아버지 얘기 했다가.... 그러다 뜬금없이 '그래서 넌 어떡할건데?' 라고 묻는 게 싫어서 공부하다가도 도어락 눌리는 소리에 자는 척을 하곤 했습니다. 만취해서 들어온 그 날도 저한테 인사하러 오셨다가 제가 자는 척 하는 걸 보시고는 자는 척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계속 자는 척 하자, 안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으시는데 큰 목소리로 000(제이름), ㅆ발년, 죽여버릴거야 라고 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그날 결국 무서워서 울다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선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절 대하셨습니다. 저는 이 기억을 2년 넘도록 혼자 안고 있었고, 지금은 어머니와 저만이 알고 있습니다.

하루는 제가 학원에서 혼이 나서 너무 속상한 상태로 집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대충 저녁밥을 차려 먹는데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취하신 아버지께서 저보고 계란후라이를 해오라고 하셨고,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그래 너는 너 좋은 것만 하고 살지.' 라고 아버지께서 하셔서 저는 서러운 마음에 울었습니다. 솔직히 술취한 아버지께서 절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걸 들은 날부터 저는 만취한 아버지가 너무 무서웠습니다. 어머니께서 절 위로해주시고, 다음날 출근하는 아버지께 '00이가 학원에서 싫은 소리를 들어 속상하던 차에 당신이 그러니까 서러워 한거다' 라고 얘기하셨지만 아버지는 '그래서, 그게 내 잘못이야?' 하시고 말았습니다.

학교에서 상을 여러 장 탔던 날 부모님께 가져다 드렸더니 '다 은상이네.' 하던 아버지가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공부에 대해서 늘 2등 컴플렉스가 있습니다. 늘 2-3등이었고, 어머니도 제겐 항상 2%모자란다고 하시곤 하셨는데, 그 은상이란 말이 너무 서러워 그날 밤 또 울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상을 받을 때마다 너무 착잡했습니다. 보여드릴지 말지 고민하고 받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보여드리고는 했습니다. 그러다 1~2년 후 제가 은상을 받아서 보여드리자 아버지는 '은상이네.' 그러셨는데 그때 그 기억이 생생해서 '은상이면 어떱니까, 상 타왔으면 되었지.' 라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크게 당황하셨고, 과거 이러한 일로 속상해 그랬다고 하자 기억나지 않지만 속상했던 일들이 있다면 사과하시겠다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본인이 절 죽이겠단 말을 했다는 사실도 기억 안 나시면서 사과하겠다니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혼나서 맞을 때도, 지금도 갖고있는 두려운 기억들도 모두 아버지께서 취해있을때다 보니 술 취한 아버지가 두렵습니다. 위 일들은 제가 트라우마를 가진 일들이고 이 외에도 엄마에게 소리지르던 모습이나 자식새끼들 다 필요없다고 취해서 다 들리도록 혼잣말 하는 모습이 무섭습니다. 저는 친할아버지와도 사이가 좋지 않은데(제가 일방적으로 싫어합니다) 전형적인 꼰대이고, 여자라면 이래야한다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입니다. 남형제가 놀 때 저를 불러다 왜 집안일을 하지 않냐며 혼내서 제가 울어도 할아버지께 말한마디 안 하면서 제가 할아버지 싫다하면 본가 가기 싫어 핑계댄다고 하십니다.

이런 아버지께서 주변에는 마치 자기가 딸바보인 것처럼, 저는 예민하고 차가운 딸로, 본인은 얼음공주인 딸 오냐오냐 하는 딸바보 아빠 이런 식의 이미지를 주변에 만듭니다. 물론 저 아빠에게 차갑고 예민하게 굽니다. 저는 음료를 좋아해서 아이스티를 잔뜩 사다두고 타마시는데, 학교에 가져가고싶어서 500ml병에 한 병 타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 컵 새로 타마시려 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병에 담긴 음료를 드시려 해서 제가 새로 타 드릴테니 드시지 말아달라 했지만 아버지는 결국 드셨습니다. 제가 짜증내자 아이스티를 먹어서 화났냐며 한 입밖에 안 먹었다고 하셨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00이가 아이스티 한입 먹었다고 나한테 개쪽을 준다고 고함을 지르시는데, 안 타드리겠단 것도 아니고 병에 든거 마시지 말랬다고 소리를 지르셔서 속상했습니다.

아버지께서 틀린 말 했다고 하면 화 내는 스타일입니다. 저는 스킨십 싫어하는데 아버지께서 스킨십하려 하면 밀어내는 스타일이고 예민하다하면 예민합니다. 저는 제가 마시던 컵에 가족이어도 입 대는 게 싫습니다. 컵 새로 가져오라고 합니다. 가족들은 제가 컵 안의 물을 마셔서 화낸다고 새로 따라주면 그만이지 않냐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입 대는게, 침 묻는게 싫은겁니다. 저도 가족들 것 건드리지 않습니다. 저한테 가족들이 예민하게 군다는 식의 말을 많이 합니다. 아버지는 옛날엔 제게 나쁜년이랬다가, 심청이 이런 식의 본인만의 애칭으로 부르셨는데 저는 나쁜년도 싫었고 청이도 싫었습니다. 부모가 년이라 부르는 게 어떻게 좋을 수 있고 위아래 형제 내버려두고 너가 내 노후를 책임져줄거다, 하고 효도를 바라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랬는데 이젠 말버릇이 화 좀 내지 말랍니다. 화난 말투도 아닌데 제가 조금만 말하면 화 좀 내지 마 이러시는데 미치겠습니다. 제가 문제있는걸까요?

집순이지만 사회성엔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끄러운 곳 싫어하고 소수의 친구들만 깊게 사귀는 편입니다. 친구들과 사이도 좋은 편이고 눈치없다는 말은 종종 듣지만 그만큼 무던하게 지냅니다. 저 눈치없다는게 괜히 끼어들어 분위기 망치는 게 아니고 a랑 b랑 싸웠대 이런 얘기를 한 1년있다가 애들이 a b 싸웠었지~ 이럴때 엥? 그랬어? 하고 압니다. 저도 저 예민한 거 알고,교실 시끄러우면 조용한 곳에서 쉬고 그럽니다. 다만 가족들은 제가 5년뒤 볼지 말지 모르는 친구들보다 훨씬 오래 볼 사람들이니까 제길 싫은 건 싫다고 알리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친구가 후라이드 치킨이 좋아, 양념치킨이 좋아 물을 때 오늘은 너 먹고싶은 거 먹어, 하고 양보해도 어차피 그날 하루입니다. 근데 가족들은 제가 후라이드보다 양념 더 좋아한다고 알고 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몇 십년 함께하면서 내가 무슨 치킨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막내 좋아하는 후라이드 먹자, 다음엔 둘째 좋아하는 양념치킨 먹고. ' 이게 맞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예민한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긴 하는데, 일례로 동생이 제게 자긴 피자사먹을거라면서 '누나는 피자 안 좋아하지?' 이런 적이 있습니다. 누나도 피자 좋아하지? 이랬거나 같이 먹으러 갈래? 하고 물었으면 같이 갔을건데 누나는 안 좋아하지? 이 질문에 아니 나도 피자 좋아해. 이러고 같이 가기가 싫어서 그날 같이 안 갔습니다. 오빠랑 동생이 시끄럽게 컴퓨터하면 조용히 하라고 소리 지릅니다. 가족들이 제 방 들어오는 거 싫어하고요. 생각해보면 짜증 많이 내긴 합니다. 가족들처럼 상처받은 일 쉽게 잊는 타입도 아니고. 안 좋은 기억은 좀 오래 끌고 갑니다.

지금도 충분히 스크롤 길게 구구절절하게 썼는데 최근 가족들이람 싸웠습니다. 외할머니께서 병환이 심하셔서 어머니께서 모시고자 합니다. 이모와 마찰이 있는 상태고요. 이 부분은 어른들의 사정이므로 제가 끼고싶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 너는 외할머니와의 합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학업에 지장이 없겠느냐 물으셨습니다. 저는 합가에 별 생각 없습니다. 외할머니와 감정적 애착이 심한 편도 아니고 별 기억도 없습니다. 학업이야 방해 되겠지만 제가 합가를 반대한다고 한들 이미 집을 알아보시는 부모님이 합가 안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이모와 엄마 사이에 불화도 있어 더욱이 어른들 몇이 절 고려해주리란 생각도 안 합니다. 아버지는 제 말을 듣고는 00이는 합가를 반대한다고 선을 그어버리는데 전 반대 안 합니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게 반대입니까? 어릴 때부터 취한 아버지와 대화하는 게 싫었는데 안그래도 대학 입시에 집중하고 싶은데 집안일 문제가 생겨 썩 좋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합가하겠노라 통보를 하시지, 왜 물으시냐며 말이 오갔습니다. 제가 울면서 말하니까 아버지는 왜 우냐, 내가 뭐 잘못했냐, 난 잘못 없다는 식의 말을 하셨는데 아무도 잘못했다고 안 했습니다. 00이가 싫다면 아빠가 집에서 말도 안하겠다. 그러시는데 미칠 거 같습니다. 그러지도 않을 거면서.... 현실은 아버지가 집에 계시면 전 방에서 문 닫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도 떡볶이를 먹는데 큰 그릇에 엄마가 떡볶이를 담아주며 당신(아버지)랑 00이 같이 나눠먹어 이러는데 아버지께서 00이 불편해해....그러시고 제가 아버지를 불편해하자(술 취한 아버지께서 00이가 날 불편해한다고 하면 누군들 편하겠습니까) 내가 불편하냐? 고 수차례 물었습니다.

안 그래도 몇 달 전 오빠와 싸웠고, 몇 주 전 엄마와 성적으로 갈등을 빚었는데 몇 년을 쌓아온 아버지와의 불화가 터져버리자 미칠 지경입니다. 엄마한테 힘들다고 말도 못 하겠고, 오빠는 더더욱 아닙니다. 저보다 어린 동생한테 뭐라고 하겠습니까? 어디가서 부끄러워 말할 데도 없고 학교에다 상담했다가 괜히 부모님 귀에 잘못 들어갈까봐 무섭습니다. 성적은 계속 떨어지는데 부모님은 제가 명문대에 가길 바라고, 그 와중에 계속 사이가 나빠집니다. 엄마랑도 저 혼자 꽁한 게 많이 쉬이 말을 못 합니다. 성적만으로도 죽고 싶은데 가족들과 사이도 나쁘니 진작 죽을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간혹 좋았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해서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합니다. 제가 뭘 고치면 될까요?

하나 더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어릴적,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일 시기에 술 취한 아버지께서 제 귀를 깨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싫어하자 아버지께선 '귀가 니 성감대지?' 이러고 웃었던 적이 있는데 이게 성희롱인가요? 저만 혼자 알고 있는 비밀인데 헷갈려서 여쭤봅니다.

제 주관과 경험에 비추어 쓴 글이니만큼 편향적입니다. 결시친에는 어른이신 분들이 많이 활동하시니 제가 저 위주로 쓴 부분도 어느정도 감안하시라라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와 가족들간의 불화에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행여 이 글이 타 사이트로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