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애 고민... 들어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룰루2019.10.06
조회906

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첫 연애 중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글을 올려봅니다. 고구마 백개 먹은 것처럼 답답하실 수도 있는데...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 읽다가 답답해서 나가셔도 이해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봤습니다.

 

1. 애매해서 연애라고 써놨으나 사실은 둘 다 몇 달 동안 공부해야할 게 있어서 정식으로 사귀는 건 보류하기로 함. (음슴체 양해부탁드립니다) 도대체 왜 내가 오케이 했는지 의문인데 저걸 제안할 생각을 했다는 게 곰곰히 생각해보니 웃김  

 

2. 초반에 둘이 항상 밤에 만났음. 어느날 밤에 둘이 이야기를 하다가 상대가 잠자리에 관심이 매우 많다는 게 느껴져서(솔직히 놀랐어요..) 나는 야동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잠자리는 무리라는 걸 돌려서 이야기 함.(전 잠자리가 너무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걸 나름 어필했습니다...) 근데 그 이야기 한 날 새벽에 그럼 오늘 모텔 한 번 가볼래...? 함. 연애를 보류하자했으니 남친도 아닌데 모텔 가자고 제안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음.

2-1.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생 때 술자리에서까지 많은 남자들에게 성폭력을 당해왔음을 상대는 알고 있음. 모텔 가자고 제안하기 삼사일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고.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창피하지만 적으면 성폭력이라는 건 가슴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거나 속옷 끈을 당기거나.. 그런 겁니다.) 그래서 그 제안이 더 이해가 안 감

 

3. 밤에 얘기할 데가 없어서 자취방에 들였는데 그 날 거의 자기 직전까지 갔습니다..ㅠㅠ 난생 처음 외간 남자의 중요부위를 보았어요... 내내 이래도 되는 건가? 이러면서 끌려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같았죠. 딱 잘라서 거절했어야하는 것을. 평소 우유부단하고 거절 못하는 성격이 중요한 순간에도 드러난 것 같아요ㅠ 제가 주저주저하는 걸 보면서도 애무해달라고 하는(전 그날 애무라는 단어도 처음 알았습니다..) 상대가 자기 전에 자꾸 생각이 나네요. 강간당한 기분이에요...

 

4. 헤어스타일을 바꾸겠다고 하면 진짜진짜 싫어하면서 절대 못 바꾸게 했습니다. 머리를 자르는 것도 염색을 하는 것도 다 싫어하더군요. 카톡으로 나 단발할까봐 그랬더니 싫어ㅠ 응? 싫어 이러더라고요.

 

5. 그 친구가 배가 참 없어요. 그래서 제가 원래 남자애들이 배가 잘 안 나와? 우리 아빠는 술만 먹으면 살짝 통통해지던데...라고 했더니 제 가슴을 톡 치면서 그럼 여자애들은 다 이래? 이러더라고요. 문제는 그게 밖이었다는 겁니다.

 

6. 갑자기 밖에서 위에 입은 블라우스를 살짝 들추길래 제가 쳐다봤더니 쇄골 보이나 확인했다면서... 진짜 어이가 없었네요.

 

7. cctv있는 오래된 노래방에서 키스하면서 가슴을 만지고싶다고 하더라고요. 키스하면서 가슴 만지는 건 톡 치는 수준이 아니잖아요...? 그 날은 안된다고 했습니다.

 

8. 제 자취방에 온 이후로 자취방에 갈 기회만 엿보는 것 같더라고요. 자취방 어쩌다가 들이면 또 그때처럼 만지고 벗기고 그러려고 그러고. 여기서 한 번더 말씀드리면 저희는 아직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9. 어느새 9번이네요. 카톡하다가도 띠용했던 게, 말이 오고가다가 갑자기 제가 보낸 카톡을 못 본 마냥 뜬금없이 다른 말 하고 그래요. 말하자면 씹은 거죠.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10. 제가 그 친구가 있는 데까지 갔다오려면 왕복 한시간 반 정도 걸려요. 걔가 보고싶다고 할 때마다 제가 가줬어요. 그 친구는 저를 보기 위해 제가 있는 데로 온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제가 학교 바로 앞에 살아서 학교 친구들 볼 겸 해서 와가지고 저도 겸사겸사 보는 거지 저를 보려고 제가 있는 데로 온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어쩌다 날 잡고 항상 중간에서 만났고. 근데 어느 날 제 자취방 근처에서 하는 공연?을 둘이 같이 보러 간 적이 있어요.(사실 이것도 저는 모르는 아티스트였는데 그 친구가 같이 보러가달라고 해서 보러 간 겁니다. 가격은 7만원이었어요.) 저는 그 날 당연히 그 친구가 저를 집에 데려다주고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동안 항상 갔으니까. 근데 걔가 "누나 발 다치지만 않았으면 집에 데려다달라고 하려고 그랬는데" 그러더라고요. (제가 그 때 다리를 다쳤었거든요.) 진짜 어이가 없더군요.

 

11. 제가 원래 남 의지를 잘 안합니다. 자라온 환경상 누굴 의지하려고 하면 제가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상대도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자꾸 자기를 의지했으면 좋겠다기에 여러번 제가 이야기했거든요. 저라면, 다른 사람이 자기는 잘 의지하지 않는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힘든 사정들이 있었겠구나 할 거 같아요. 그 사람이 저에게 꼭 의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제가 그 사람이 저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신뢰를 형성하려고 노력할 것 같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자기를 의지 안해서 서운하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몇 년 만난 것도 아닌데 의지를 안한다고 서운해할 일인가요? 의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제가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하는 게 우선아닌가요? 의지해라 의지해라 하다고 제가 의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노력은 전혀 안하고 원하는 결과를 내놓으라 땡깡쓰는 애로 보이더라고요.

 

12. 이 친구랑 그런 사이가 된 이후에 뭘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기프티콘으로 받은 아이스크림이 끝이에요. 물질적인 거 바란다고 뭐라하실 수도 있는데, 비싼 걸 달라는 게 아니에요. 저는 길 가다가도 맛있는 게 보이면 사서 갖다줬어요. 무슨 날에는 꽃이랑 향수 산다고 거의 10만원 썼네요. 저라면 상대가 선물을 주면 다음에는 꼭 내가 뭘 해줘야지 하고 생각할 것 같은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13. 상대가 핸드폰을 보다가 갑자기 표정이 이상하더라고요. 웃었던? 것 같아요. 표정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하여간 제가 왜 그러냐 물어봤습니다.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더군요. 뭐라고 연락이 왔는데? 그랬더니 저에 관해서 고민 상담을 하고 싶어서 친구한데 나 고민이 있다 얘기 좀 들어달라 이런 식으로 말했나봐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임신시켰냐? 이랬다는 거에요. ;;;; 친구끼리 유유상종이라고 생각하는데... 고민상담할 정도면 엄청 친한 친구인 거 아니에요? 그럼 상대도 그런 식으로 성에 관해서 쉽게 이야기해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친구의 카톡 내용을 저한테 이야기한 것도 기분이 별로였어요. 그걸 나한테 왜 얘기하는지? 저랑 자고 싶다는 거를 에둘러 표현한건가 싶기도 하고요. 일부러 저한테 괜히 성적인 이야기 꺼내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그 친구한테 정색하고 화내지도 않고 그냥 남자애들 대화하듯이 뭐래 이런 식으로 답장한 것 같더라고요. 애초에 기분 나쁘거나 화나보이지도 않았고요. 이거 저 쉽게 생각한 거 맞죠?

 

 쓰다보니 저도 답답하네요... 이 외에도 여기에 다 쓰지 못한 여러 일들이 있었어요. 이 사람에 대한 종합적인 평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며, 성숙하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싶어하나 실제로는 초등학생같이 어린 사람인 것 같아요. 잠자리에 관심이 너무너무 많고, 자신감을 넘어서 스스로에게 너무나도 자만한 사람이고요. 쌓이고 쌓여서 제가 근래 들어서 좀 소홀하게 대했어요. 그러다 싸우기도 했고요. 제가 서운했던 것들을 일부는 이야기했어요. 근데 상대쪽에서 뭔가 굵직굵직한 일들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별로 없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100이어야한다고 생각하면 5정도? 예를 들면 제 자취방에서의 일 같은 거요. 또 왜 서운했는지 이해를 못하는 것들도 있고요. 이를테면 10번 같은거에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도 제가 전과는 다르게 대했던 것 같아요. 시간을 갖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더러 누나는 연락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냥 자기가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면서. 그러고 한 1 2주? 있다가 연락이 왔어요. 솔직히 저는 별로 기다리거나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음이 식었다는 증거겠죠. 아직 연락온 거 확인 안했어요.

 왜 안 끝내냐? 하면 이 친구가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 시험이라도 끝난 후에 끝내는 게 사람으로써의 도리가 아닌가 싶어서 안 끝내고 있어요... 친구들은 빨리 끝내라고 그러네요. 얼마 후에 그 친구 생일인데 축하를 해줘야할지 말아야할지....... 이런 고민도 참 멍청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고민되네요...

 가까이 있을 때는 이성적인 판단이 잘 안 서더니 지금은 좀 판단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본가로 다시 들어왔거든요. 모텔가자 했을 때 끝냈어야했는데... 후회가 막심합니다.

 

 당연히 끝낼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후의 이성관계든 남자관계에 있어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까봐,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제가 쓴 것들 중에서 제가 이해해주거나 연인 사이라면 받아들여야하는 것들이 있나요? 원래 남자들이란 다들 이렇다라던가... 그리고 혹시 연애를 할 때 성관계를 아직 할 생각이 없다고 하면 상대쪽에서 서운해하나요? 그리고 원래 남자들이 그렇게.. 성욕이 많은가요..? ㅠㅠㅠㅠ 이 길고 답답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