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다, 만난시간도 헤어지자고해준것도

ㅇㅇ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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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고 참 많이 힘들었다.
적지않은 나이에 적지않은 이별경험인데
너와 헤어지고는 한동안을 정신을 못차렸어.

내가 널 모르던 시절부터 날 만나보고싶었다던 너라서
처음엔 네가 나를 더 많이 좋아했던것 같지만
너는 사랑에빠지는 법은 알아도
진심으로 사랑하는법은 몰랐다. 처음이었으니까.

부끄럽고 조심스러워도 각자를 보여줘야 섞여갈텐데
너는 너를 너무 철저히 정제하더라.
너의 단점까지 사랑한 나인데 그런내게 고맙다면서도
너는 너만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네가 원하는 네 모습으로 사랑을 하고있더라.

서로의 장점만 보는게 아니라
단점을 단점으로 보지않고 그사람이니까 보듬어주는게
관계의 깊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내 단점을 느끼면 애써 장점을 생각하며 덮으려했지.

나와의 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니 헤어지자고 했겠지만
너도 알고있었다. 네 연극의 끝은 이별이어야한다는것.
네가 나에게 죽어도 보이기 싫어서 애썼다던
무심하고 짜증많은 모습이 드러나기전에 돌아서야했겠지.
그래, 좋은모습만 보인채 헤어지자고해줘서 고마웠다.

너를 만나 진심으로 사랑했고,
다들 단점이라는 너의 모습을 내가 안아줄수있어 행복했다.
그렇게 내내 너를 이해하고 보듬는게 더 익숙했어서
너를 미워하려 애쓰기까지 난 너무 오랜시간 힘들었네.

너와의 관계에서 조바심 낸 내자신을 그렇게나 탓했는데
나와의 관계에 다툼 한번 한번에 뿌리없이 흔들리던 너를
매번 붙잡던 나도 사실 지쳐있었다는걸 이젠 인정해야겠다.

헤어지고, 너와 만나기 전의 내모습을 떠올리며
겨우겨우 일상으로 돌아오려 애썼다.
나는 일상의 여유를 누리는 사람이었는데
현재의 행복에 충만해하는 사람이었는데,
늘 불안해서 미래를 좇는 네가 나처럼 되고싶단 말에
같이 가려다 내 걸음이 빨라진거더라.

너의 미래와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하지만,
네가 다른사람과 행복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다른사람을 만나도 네 스스로의 벽을 깨지 못하길 바란다.
나와 처음이던 너의 수많은 순간들,
너의 불안함을 온몸으로 다독이며 함께걷던 나를 기억하고
더 해주지 못한 내 탓을 했던 네가 한번쯤 반성하길 바란다.

네스스로도 타인에게도 그렇게나 엄격한 기준을 가진 네가
어쩌면 나와 처음 사랑에 빠진것, 그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