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qqkpo111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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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가장한 연인으로 만나게 됐다.
처음 널 만나기로 약속한 그 지하철역 앞에서 기다릴 때의 떨림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올 때의 널 멀리서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었지.
어떤 시에서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고 그때, 알았지 키는 나보다 작았지만 엄청 크게 다가왔던 너였으니까. 그때 그 시가 이해됐어.
만나자마자 카페에서 그 어색한 대화를 이끌어 갔고 "족발에 쏘맥 할래요?"라고 말했던 너의 당돌함은 나를 너로 가득 채웠던 거 같아 그렇게 우린 썸이란 새로운 인연으로 발전하고 있었지. 그러던 마침 지방으로 출장 가있던 나에게 "오빠 있는 곳으로 놀러 가도 돼요?"라는 너의 저돌적인 말에 확신을 갖게 됐지. 우린 그렇게 연인이 됐고, 너와 함께 있을 때의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어 어딜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가는 게 중요한 걸 알게 해준 거 같아.
난생처음 립스틱도 사보고 엄청 큰 이밴트는 아니지만 널 위해 만들어주고 싶은 동영상 편지도 손수 밤을 새워가며 유튜브 보면서 만들었었는데, 또 서로 데려다주겠다는 이유로 사랑싸움도 했고, 술먹고 너가 너무보고싶어서 300키로미터를 택시타고 너에게 갔던 날 돌이켜보면 정말 재밌었다. 깔깔...우린 남들보다 조금 빨랐어 커플링도 스킨십도 근데 그게 이별은 아니겠지? 설마?
사실 내가 이 상황까지 초래한 거 같아서 후회스러워 근데 있잖아 나 정말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라 뭐라도 해보고 싶어 마음이 많이 아픈가 봐.
더 사랑받고 싶어서 발버둥은 쳐보는데 그게 잘 안돼 설령 그게 반듯한 방향은 아닐지언정 사실 솔직하게도 말 못 해 계속 연락하면 집착이라 생각할까 봐 네가 그런 내 모습에 질려 할까 봐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나 어쩌지... 이런 약한 모습 보여주기 싫었는데... 나도 자존심이 있는 놈인데 너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어린애 인가 봐약한모습 보여주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오늘따라 너무 비참해 보여서 쿨한게 좋다는너에게 난 어느정도일까 사랑으로 높낮이를 재려고 한건 아닌데 또 삼천포로 빠지듯 빠져버렸네, 사랑을 구걸하고 있는 거울 속의 난 오늘따라 비참하게 짝이 없어 보여,마음이 한없이 땅으로 꺼져버리는 거 같아, 일부러 술도 안 먹었어 마시면 감정을 감당 못할 거 같아서.있잖아 나 지금 너무 힘들다. 그러니까 빠알리 나한테 와줘 알겠지?! 기다리고있을께 너가 나로 널 가득 채울때까지.혹여나 네가 이 글을 본다면 나인걸 알겠지? 봤다면 모르는척하고 그냥 그날 나를 조금만 더 쳐다봐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