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 힘들게 하는 제 공포증, 고칠 수 있을까요

소심2019.10.12
조회145,003
안녕하세요. 22살 여자입니다.
주제와 관련없지만 결시친 채널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볼 것 같아 부득이하게 방탈하게 된 점 죄송합니다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늦은 새벽에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제가 가지고 있는 공포증 때문인데요..

바로 벌레 공포증입니다.
벌레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은 저는 그 중에서도 병적으로 벌레를 무서워 합니다.
나잇값 못하는거 압니다.. 내숭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진짜 그랬으면 좋겠어요.

어느정도냐면... 바선생은 본명만 들어도 소름이 쫙 끼치고, 제가 지금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키패드에 자동완성기능이 설정되어 있어서 가끔씩 기본 이모티콘이 뜰 때가 있거든요. 지금 제가 벌레 라고 치면 벌레 이모티콘이 뜨는데 그거 보면 깜짝깜짝 놀래서 지금도 해당 단어를 칠 때마다 눈 감고쳤다사 뜨고 있어요ㅋㅋㅋㅋㅋㅠㅠㅠ

네 알아요. 진짜 중증이죠...
정말 다리가 여섯개 이상 달린것만 보면 크기가 작던 크던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 흘러요.

원래는 이 정도로 무서워하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생각해보니 어찌됐든 계기가 있긴 있었던것 같아요.

중학교 1학년때 제가 임시반장을 맡았었는데, 그때 반에서 바선생이 나왔습니다. 그때 제 자리를 지나가던 바선생을 제 친구가 빗자루로 때려 잡았는데 걔가 두동강이 났어요ㅠㅠ 그러고 수업종 치면서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반 분위기가 어수선하니까 임시반장인 저에게 그 바선생 뒤처리를 시켰는데요... 그때 바선생을 자세히 보면서 트라우마가 되었던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에는 정말 사소한 계기일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그때부터 병적으로 무서워 하게 된 것 같네요..

문제는 제 이런 성향이 주변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겁니다.

집에 있을 때는 엄마나 아빠께서 꼭 잡아 주셨었고, 제가 모르는 사이에 나오면 부모님께서 제가 불안해 할까봐 저는 절대 모르도록 쉬쉬했던 것도 기억나요.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 할때도 큰 나방이나 바선생 같은거 나오면 제가 하도 덜덜 떨고 무서워해서 룸메이트들이 꼭 잡아줬었구요...(지금 거의 평생친구들이에요. 제 은인들이죠ㅠㅠ) 큰 벌레가 나오면 삼일정도는 불안해서 다른 친구 방에서 잤던 기억도 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민폐네요..

제가 걔네들을 못잡는 이유는 뭔가 제가 잡으려고 하면 저한테 달려들것 같고 그래요. 당연히 제가 덩치도 더 크고 걔네가 저를 무는것도 아니지만 저도 모르겠어요..ㅠㅠ
그냥 보는 순간 몸이 부르르 떨리면서 식은땀이나고, 그 잔상이 계속 떠오르고 악몽으로 걔네가 막 저한테 떼로 달려드는 꿈을 꾸고... 아무것도 집중 못하고 무슨 귀신 본 사람마냥 한참이나 멍합니다. 진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요.

사진만봐도, 장난감 모형같은것만 봐도 비슷한 반응이구요... 제가 이과였는데 과탐으로 생물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가 거기 나오는 곤충 사진 때문이었으니 말 다했죠 뭐..

차라리 사람이면 말이라도 통할텐데 걔네가 제가 뭐 “너네가 배가 고파서 우리집에 나오는거라면 밖에 계단에 매일 조금씩 먹이를 둘테니까 내가 지나다니지 않는 새벽 두 시 쯤에 들고가고 우리는 서로 마주치니 않으면 안될까? 너희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말해주라ㅜㅜ” 라고 말한다고 해서 알아듣는 것도 아니구요ㅠㅠㅠ
진짜 저는 걔네가 말이 통했으면 좋겠어요.. 하 진짜ㅜㅜ 또 얘네들을 발견하는건 꼭 저예요ㅠㅠ 다른 사람들은 보는 일이 잘 없는데 안나오던 곳이라도 제가 가면 꼭 발견을 하고 미치겠어요. 전생에 제가 지들이랑 친구였는지 뭔지..



그런데 걔네가 나올때마다 누구한테 잡아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지금은 집안 사정상 친오빠와 같이 투룸에서 자취하는데 친오빠는 진짜 저를 귀찮아해서 그런거 안잡아주고 화내거든요...ㅠㅠ
그러다 결국 잡아주긴 하는데 제가 말을 꺼내기가 무섭고 미안해서...

그래서 언젠가 제 스스로 해결을 해야 할텐데 정말 까마득 해요. 지금 생각나는 방법은 돈을 많이 벌어서, 여유가 안되면 몇끼를 굶어서라도 한달에 한번 세스코 부르는 것 밖에 안떠오르거든요.. 하 진짜 노답이죠.
그게 아니면 무슨 나방이나 뭔가가 나오면 걔네한테 집 주고 제가 나와야 할 판입니다.

심지어 그 녀석들 퇴치하는 방법을 유튜x나 구x에 검색하지도 못해요 걔네 사진 뜰까봐....

최면치료나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ㅠㅠ
어쨌든 저같이 그 녀석들을(이모티콘 나오는 것 때문에 대명사로 지칭하는 점 이해해주세요ㅠㅠ) 병적으로 무서워 하셨는데 극복하신 분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가르쳐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부탁인데 그 녀석들 사진은 진짜 안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난 삼아서라도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ㅠㅠ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올리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댓글을 확인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현명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ㅜㅜ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