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동생과 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친누나를 성추행한 범죄자를 고발하며

시리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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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카테고리를 무단으로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여기가 가장 활성화된 것 같아서 들어왔습니다.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목과 같습니다.
저는 오늘 남동생과 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결심은 10월3일 개천절에 했고, 그리고 나서 열흘을 또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결정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정확히는 자정이 넘었으니 제 결심보다 또다시 하루가 넘어갔지만, 어떻게든 오늘은 결심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당장 아침에 얘기하지는 못 했습니다. 이렇게 말했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릴 거예요. 지금도 눈물이 흐릅니다. 너무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마음에 이렇게 씁니다.

저는 지금 완전히 혼자이고, 주변에 도움 받을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제 이야기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도 받고, 조금이나마 용기도 얻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저에게 가해자가 위협을 가하거나 하는 불의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싶기도 합니다. 사람 일이란 모르는 거니까요. 성추행도 한 새끼가 뭘 더 못하겠습니까. 성폭력은 폭력과 함께 저지를 수 있습니다.

 

 

남동생은 지금으로부터 삼 년 전, 친누나인 저를 성추행했습니다. 피해자인 제가 입을 닫았기 때문에, 이 일은 단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습니다. 가족들도, 주변 사람들도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가해자인 남동생은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가 그렇듯, 범죄 사실을 숨긴 채 평범한 20대 중반 대학생의 모습을 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가증스럽게도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것처럼 평범한 사람의 탈을 쓰고는 저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누나라고 부릅니다. 역겨워요. 그 새끼가 내 동생이라는 것이 혐오스럽습니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하고 그저 묵묵히 살면 어떻게든 잊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그 새끼는 여동생과 함께 제 인생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켜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두 동생은 제 인생의 자랑이자 버팀목이었고, 어려서부터 거의 키우다시피 했고, 비유하자면 제 자식이나 다름없었어요. 그런데 그게 무너지면 지난 제 인생이 무너지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잊으려고 햇습니다. 그저 잊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예 그 기억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된다, 그러면 이 가족은 유지될 테니까요.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됐습니다. 그러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며칠 전에 트위터를 가입해서 올린 글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겠습니다. 혼자 모든 것을 해야된다는 생각에 SNS의 힘을 빌리려고 했는데, 트위터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글을 썼네요. 사람들의 댓글을 못 보는 줄 알았는데, 게시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네요. 이따가 여기로 옮겨 적겠습니다. 아직 트위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좀 더 배워봐야겠어요.

트위터가 안 되네요.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어요. 다시 배워서 수정하겠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삼년 전 여름, 가해자는 거실에서 자고 있는 피해자를 성추행했습니다. 에어컨이 거실에만 한 대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와 가해자는 보통 거실에서 잠을 잤고, 어머니와 여동생은 감기에 잘 걸려서 방 안에 들어가 잤습니다. 가해자는 자고 있는 피해자의 옷을 들어 가슴을 만지고 입을 대고 빠는 등의 행위를 하였고, 그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성기를 만지기까지 하는 성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는 중간에 잠이 깼으나 충격을 받아 대응하지 못한 채 당하고 있었고, 바지 속으로 손이 들어오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몸을 움직였습니다. 가해자는 그제야 성추행을 그만두고 자리를 떴습니다.

당시 저는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고, 있다 해도 그게 남동생일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극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잊으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해자는 군대를 갔고, 눈에 안 보이니 그제야 좀 살 것 같더군요. 정말 그랬습니다. 잊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미투운동이 세상에 알려지고, 크고 작은 성폭력 사건들이 공개되면서 잊고 있었던 그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달력을 보니 가해자가 전역할 날이 불과 몇 달 뒤로 다가와 있었습니다. 일 년 넘게 안 보고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매일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미칠 것 같더군요. 일 년도 안 남은 시간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동안은 어떻게든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잊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이 생생하게 재생되기 시작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괴로워 하다가 성폭력 상담전화 등에 전화해서 상담도 해봤습니다. 처음 입 밖으로 꺼내는 건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워서 전화를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릅니다.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겁니다.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잊으려고 했던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상담사분들은 저를 이해해주시고 위로해주셨어요. 그리고 공통적으로 가해자에게, 가족에게, 주변에 알려야 한다고, 그리고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때는 아무 말을 못했어요. 다시 떠오른 충격만으로도 힘들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가족이 무너졌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믿었던 사람이 나를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데 말입니다.

게다가 당시에 집을 이사해야 해서 어머니와 의견 충돌이 많았는데, 그러면서 어린 시절 받았던 학대의 기억도 함께 저를 괴롭혔습니다. 심리적인 고통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체중도 눈에 띄게 줄고, 자주 아프고, 밤마다 새벽마다 눈물로 밤을 보냈습니다. 그 때 여동생이 옆에 없었더라면 견뎌내지 못했을 겁니다.

  

 

 

 

가해자가 전역하기 일 년 전부터는 서서히 불안이 시작됐고, 몇 달 전부터는 제 상태가 급속하게 나빠졌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왜 나에게 그 일이 일어났느냐며 신을 탓하고, 왜 그 때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냐며 나를 탓했습니다. 지금껏 얘기를 안 한 것은 용서를 한 것이 아니냐, 아니면 자기반성과 검열을 하면서 제가 무엇을 잘못 했는지 하나씩 곱씹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과거로 돌아갔고, 그 사건부터 시작해서 나를 버린 아버지, 나를 학대한 어머니, 나와 어린 동생들에게는 관심조차 주지 않던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들을 포함한 어른들이 생각나고 또 아팠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집에 안 가고 사무실과 찜질방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최대한 집을 피해왔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가 없었어요. 집을 가면 그 새끼가 생각났습니다. 어느 날은 잠을 한숨도 못 자다가,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어느 날은 감기도 아닌데 몸살이 와서 아팠습니다. 생명의 전화를 긴급전화에 두고 혹시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여동생도 저를 이해 못 하고, 어머니도 그랬죠.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 사건을 잊은 것이 아니라 포기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가해자를 용서해서 지금껏 말을 안 했던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되었기 때문에 여지껏 말을 못 하고 꾸역꾸역 버티고 있었다는 것을요.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그 전에 삼 년 동안 저는 제 삶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기 바로 직전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했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그냥 다 잊었어요.

그냥 매일매일 살아가기만 했습니다. 제가 당한 이 끔찍한 일을 폭로한다고 해도 과연 제대로 처벌이 이루어질지, 과연 제 말을 가족들이, 사람들이 믿어줄 지도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맞아요. 저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있다면 범죄자는 자신의 범죄를 숨긴 채 살겠죠. 아마 잘 살겁니다. 한국에서 가해자 남자는 피해자 여자보다 잘 살더군요. 지금도 성범죄 폭로는 계속되지만 처벌은 별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추행 범죄자가 증거가 명확한데도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법원을 보면 힘도 빠집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칩니다. 모든 일은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아닙니다. 누나를 성추행한 새끼가 다른 여자를 성추행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나요? 그보다 여동생을 안 건드릴 보장이 있나요?

 

 

성폭력에서 보통 성적수치심을 떠올리시겠지만, 저는 수치심보다는 불쾌함이 크고, 그보다는 역겨움이 더 크고, 그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생각만 하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역겨워요. 혐오스럽습니다. 어떻게 저를 건드립니까? 대체 어떤 생각으로 큰누나를?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가해자는 범죄를 저질렀고, 저는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전 묻고 싶습니다.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런 짓을 할 수 있냐? 내가 이 가정을 위해 살아왔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면서? 배은망덕하다는 말로도 모자릅니다. 어떻게 자신을 키우다시피한 누나에 손을 댈 생각을 하나요? 그것도 자고 있는 누나를? 몰래? 저는 아직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일 년은 이 생각만 들면 자다가도 분노가 치밀어올라 퍼뜩 깨고, 홧병이 생기면 이렇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생겼는지도 몰라요.

내 모든 세월을 알고 있는 새끼가 나를 감히 성적대상화를 하다니? 대체 나를 무엇으로 생각하면 그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누나도 아니고, 가장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돈 벌어오는 물건, 그 정도로 생각한 것 아니었을까요.

   

 

 

 

 

남동생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전형적인 이십대 중반의 한국 남자 대학생입니다. 평범하고 학교 생활 잘 하고, 친구들과도 별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알바하는 곳에서도 예의바른 학생으로 지내는 것 같더군요. 아무도 모르겠죠. 그 새끼가 성범죄자라는 것을. 정말 기가 막히고 토가 나옵니다. 저는 삼 년 동안 절망속에서 살았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살고 있다니.

군대에 가 있은 지 일 년 까지는 정말 평범하게 잘 대해줬습니다. 남동생 군대 보내보신 누나분들은 아시겠지만, 편지도 쓰고 택배도 보내고 면회도 가고 가족외박도 찾아가고. 해줄 게 많더군요. 여동생과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니 거기에 맞춰서 저도 할 만큼은 했습니다. 마지막 택배는 정말 토하면서 보냈지만요.

그 전에도 못 해준 건 없었어요. 아마 그 새끼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버지 없는 채로 자라서 늘 미안한 마음이었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정말 예뻐하면서 키웠거든요. 누나 둘에 막내아들이니까 대충 아실 거라 생각해요. 여동생도 저 따라서 그 새끼를 참 이뻐했고 어머니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했으니까요.

생각해보니 그 새끼는 정말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컸네요. 어리광이라고 받아주고 챙겨주고 그렇게 살았고, 말은 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하나 시키면 제대로 하는 법이 없고, 생색은 엄청 내고, 누나들 힘든 걸 봐도 가만히 있었지만, 그래도 그 때는 그냥 보통으로 참을 만 했어요. 그런데 최근 알게 됐습니다. 이 새끼가 정말 생각이 없이 살았다는 것을.

   

 

 

 

제가 어떻게든 참고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고 했었죠. 그랬는데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니까 가족들한테 연락을 거의 못했습니다. 근데 가족이면 누가 연락이 없으면 아픈건 아닌가 관심은 있어야 하는데 이 새끼는 지 돈 필요할 때만 연락하더라구요. 어렸을 때는 봐줄수도 있었지만 점점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집 이사하면서 평수를 줄여갔고, 그래서 제 방과 여동생 방이 없습니다. 집에는 안방, 거실, 그 새끼 방, 그리고 다용도실 이렇게 밖에 없습니다. 원래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닌데 짐을 채워 넣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저는 침대 생활을 안 해서 그냥 지나가도, 여동생은 침대생활을 했다가 이사하면서 침대를 없앴습니다. 그 때는 다음에 이사갈 때는 좋은 방 만들어주겠다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여동생한테 더 미안하네요. 게다가 여동생은 지금 자기가 버는 것의 거의 전부다 집에 보내고 있어요. 물론 그 새끼는 이것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무실에서 살고 여동생은 친구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새끼는 말 한 마디 없어요. 군대 있을 때는 그렇다 치는데, 제대해서 집에 왔는데 누나들 방이 없는 걸 알면 집 상황이 안 좋은 걸 알았겠죠. 그런데 정말 한 마디도 없더군요. 어머니한테 돈을 드렸으니 용돈은 알아서 받았을 거고 알바하면서 잘 살았던 걸로 압니다. 집에 있으면 사람이 없으니 생각이 날 법도 한데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이것 말고도 말하려면 많지만 그만 할게요. 이미 정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가족들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떤 반응이 나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어머니와 빚을 갚자는 얘기를 했어요. 저는 다른 일을 찾고 있는 중이었고, 돈 갚을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까, 이자 낮은 대출도 받고 있는 돈을 다 끌어모아서 빚을 갚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남동생 돈은 건드리지 말자는 말을 하더군요. 웃기는 일이었죠.

그제야 알았어요. 우리집도 다른 콩가루 집안 못지 않다는 걸. 지금까지 학대고 뭐고 별의별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 낳아준 사람이라 참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알게 된 거죠. 나는 당신의 아들을 키우기 위한 수단이었던 겁니다.

장녀는 살림밑천이라고 하잖아요. 나는 스무살부터 번 돈은 모조리 생활비로 쓰고, 안 벌어오면 난리였으면서, 귀한 아들은 스무살이 훌쩍 넘었는데도 그 돈 못 쓰겠다네요. 심지어 여동생도 번 돈은 다 집에 가져오는데 그건 뭐라 안 하네요. 지금까지 그 많은 시간 동안에 일 한 번 안 하다가 이걸로 홧김에 일 나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말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머니께도 오늘 말할 겁니다. 아셔야 하잖아요. 당신의 아들이 성범죄자고, 친누나를 성추행했다는 것을. 솔직히 말하면 어머니가 남동생을 옹호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말해봐야 알겠죠.

 

 

 


사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여동생입니다. 여기에 글을 올리게 된 큰 계기도 여동생이구요. 정말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동생은 정말 착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입니다. 고등학교 때도 공부 정말 열심히 해서 대학도 잘 들어가고, 가서도 공부 잘 해서 장학금도 받고, 지금까지 묵묵히 돈 벌면 자기 쓸 것도 안 쓰고 모으고, 가족들 챙겨주고, 제가 힘든 것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일일이 말할 수도 없이 너무 이쁘고 착한 아이에요.

그런데 제가 입을 열면 여동생의 가족 역시 무너집니다. 그 충격을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얘기를 하면 좋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말 여동생만큼은 좀 덜 충격받게 하고 싶어요.

 

 

 

저한테는 이제 예전의 가족은 없어졌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지키려고 노력했던 가족이라는 큰 버팀목이 사라졌어요. 믿고 있던 가족에게 배신, 그 이상으로 범죄를 당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남은 것은 두 명 뿐인데, 어머니와는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제 한 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저한테는 이제 여동생 뿐이에요. 이제 제가 알던 가족은 없습니다. 저의 유일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깨뜨린 게 남동생이라는 새끼라니. 정말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있나요.

지난 삼 년을 돌이켜보면 죽고 싶었던 날들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죽어도 가해자는 눈 하나 깜짝 안 할 겁니다.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으려 합니다. 절대로 죽지 않을 거예요. 운명 탓이나 자아검열도 안 할 겁니다. 저는 가해자와 분리돼서 잘 살겁니다. 아직 시작이지만 그러려고 여기 들어왔어요.

여기서 범죄자 이니셜 정도는 밝히고 가고 싶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ㅇㅈㅁ, 너는 잊었는지 몰라도 나는 안 잊었다.

아마 친한 친구들은 저인줄 눈치 챌 수도 있겠지만, 상관 없습니다. 그 새끼가 태어난 90년대 중반에는 딸 딸 아들, 정말 많아요. 저처럼 무능력한 부모 만나서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족 부양하다가 인생 포기하고 사는 장녀도 많으실 거구요. 물론 그 중에 저 같은 일을 당한 사람은 없길 바랍니다.

   

 

오늘은 월요일이고, 저는 새 출발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쓰니까 용기가 생깁니다. 오늘 그 새끼에게 알릴 생각입니다.  알바가 끝나는 대로 만나자고 했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어머니에게 알리려고 해요. 지금은 그저 다 알리고 편해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의 죄에 맞는 처벌도 원합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해주실 분이나, 비슷한 상황이셨던 분들께 도움을 얻고 싶습니다. 댓글 달아주세요. 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