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역 버스에서 성희롱 도와주신 분 감사합니다

누나누니2019.10.19
조회214
안녕하세요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은데 어디다 올려야 이야기가 퍼질까 고민하다 여기에 올려요 



오늘 (2019년 10월 19일) 화곡역에서 남자친구랑 데이트하고 집 오는 길이었어요버스에 탔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다른 빈 자리 많은데도 굳이 제 옆에 앉으시더라구요

좀 이상했지만 그런가보다 하는데 갑자기
"아가씨 저기서 남자친구랑 키스했지?"
라고 물어보시더라구요어디서부터 지켜보고 있었던건지, 절 따라온건지... 확 소름돋고 기분나쁘더라구요.그냥 무시하고 음악 듣는척 하는데 계속 말을 거셨습니다.꽤 오래동안 저한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뭐 섹시하네, 멋지네, 부럽네...


참고로 저는 중학교 대학교 다 미국에서 다녔고, 지금은 유럽쪽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남자친구는 백인이구요. 친구들도 인종 불문하고 거의 외국인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데이트하다보면 좀... 나이드신 분들이 노골적으로 쳐다보시곤 해요. 길거리에서 진한 스킨십 하는 일은 없구요. 만날때 헤어질때 뽀뽀하는 정도입니다.그런데 왜 자꾸 쳐다보시는 걸까요.. 어떤 분들은 노골적으로 혀를 차거나 소리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브레지어를 안 하는데요... 2010년쯤부터 안했습니다. 이유는 불편해서이구요...제가 가슴이 작은 편이어서 솔직히 안해도 티도 안납니다. ㅋㅋㅋ자세히 보지 않으면 정말 눈치채기 힘들어요.



얘기가 길었지만, 어쨌든 이런 이유로 저는 안 좋은 시선 받는 것에 좀 익숙합니다.그래서 그냥 조용히 참고 있었죠. 
그런데 뒷자리 남자분께서 
"저기요, 지금 그러시는거 성희롱이예요."라고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지만 제가 안쪽자리에 앉았고, 일어나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려고 해도 그 할아버지를 지나쳐야 하는지라 일단 가만히 있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화나셨는지 계속 남자분한테 반말로 욕을 하시더라구요. ㅠㅠ
교육을 잘못 받았네, 정신이 나갔네, 이런 말들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일단 모르는척 하고 있었어요. 
남자분 내리신 뒤에는 계속 저 들으라는듯이 혼잣말로 "언젠간 마주치겠지, 얼굴 외워뒀다, 한대 확 쳐버릴라" 중얼거리시더라구요.
저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안좋은 일 겪으신 것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냥 한가지 하고싶은 얘기는... 한국인 여자가 백인, 흑인, 한국외 다른 인종 남자 사귀는 것에 대해 안좋게 보는 시선이 너무 많고, 약간 신분상승을 위해서?나 성적으로 문란해서 그렇다고 짐작하시는 분들 너무 많습니다........
저는 그냥 해외에서 오래 살았고 지금도 자주 해외를 나가서 오히려 한국 남자분과 연애할 기회가 더 없었을 뿐입니다.
솔직히 인종차별 밥먹듯이 하고, 능력도 없으면서 자기들이 한국 남자보다 훨씬 나은줄 아는 대다수 백인 남자들... 저도 재수 없어서 싫구요.
지금 남자친구는 자기 일도 잘하고, 그런 못된 면이 전혀 없어서 만나기 시작했어요.
신분상승이나 시민권 보고 미국인 남자 꼬신다는 생각은... 이런 말하기 좀 그렇지만 ㅎ 원하면 제힘으로도 갈수 있습니다 ㅎㅎ 여자가 뭐 꼭 바라는게 있어서만 남자 만나는줄 아나요. 지금 남자친구는 돈도 잘 벌지만 저 가난한 남자도 여러번 사귀어 봤습니다. ㅎㅎ




아무튼, 이런 생각 가지고 있어도 평소엔. 모르는 사람이 저한테 소리를 지르건 성희롱을 하건 아무도 아는척도 안하고. 더 심할땐 궁금해하며 쳐다보시는 분들밖에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도움 주시려는 분을 만났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자들이 성희롱 당하면서도 가만히 있는게 절대로 괜찮아서, 관심 받는 게 내심 좋아서가 아니에요. 너무 자주 당하다보니 반응하기도 귀찮고 해코지 당하기 싫어서입니다.
저부터 시작해야겠지만, 앞으로는 가만히 있지 않고 목소리 높이는 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한번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기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