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코나200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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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합니다...  저 위로받고 싶어서 글 올려요...  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적지않은 나이...  주책맞을지 모르지만...  서른하납니다... 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이번주 토요일은 모든 연인들의 날...  '발렌타인데이' 잖아요.

결혼전 마지막 발렌타인데이일지도 모르고, 크리스마스이브를 너무 썰렁하게 보낸게 서운하던

차에 발렌타인데이라는 핑계가 온겁니다.

저혼자 열심히 계획을 세웠답니다.

저번주에 남친에게 제 계획을 자랑스럽게 설명했죠.

남친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함께 점심을 먹고, 내가 예매한 영화를 보고, 내가 예약한 곳에서

저녁식사를 한뒤, 전에 잘 갔던 홍대에서 술을 한잔하자고 했어요.

남친은 "맘대로 해라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에구구...  계획까지 세운거야?" 하면서도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제 스케쥴은 하나 더 있었답니다.

토욜 11시부터 2시간정도 요리학원에서 '약식과 경단'을 직접 만들어 포장해서 남친에게 선물할

예정이었지요. (저번주에 요리학원 예약까지 했답니다.)

 

근데... 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어제부터 스키장 얘기가 나오더니, 금요일부터 1박2일로 친구커플이랑 가자더니...

다시 말을 바꾸어서, 예약된 콘도를 친구에게 판다고 하더니, 다시 선배랑 친구랑 셋이 간다네요.

(너무 스키장 가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제가 예약을 해줬습니다...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너무 천진난만하게(저번주 저의 계획은 까맣게 잊은채) 좋아하더군요.

토요일이 몇일이냐고 물었더니...  "왜 무슨 날이야?" 하더군요.  허거걱... 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14일이라면서도, 한번에 감을 못 잡으시더군요.

그러면서..  "아...  자기가 ***준다는 날이구나" (*** 란 발렌타인데이선물로 제가 줄 선물입니다)

이럽니다...

제 남친도 무슨 날이나, 그렇치않아도 선물을 잘하는 편이긴 합니다.

 

저번주 스키장 다녀온후 남친이 미안한지 제게 왜 요즘 스키장 가자는 말을 안하냐고 묻기에...

그냥 별로 가고싶지 않다고 했더니, 그 담부턴 아예 묻지도 않습니다.

1,2월이요?  제게 잔인한 달입니다.

1월 명절에, 2월 엄마 생신에다, 미국에서 온 사촌동생 생일에다, 발렌타인데이에다...

솔직히 말해...  남친에게 쎈척은 했지만...  등꼴이 휩니다.

스키장 가면 남친이 경비 내주겠지만...  그게 어디 맘 편합니까?

남친돈도 내 돈 같아서...  남친 친구랑 가면 자기것만 내면 되지만, 제가 가면 뭐든 2인이니...

저 저축도 많이 하려하고, 나름대로 알뜰하다싶었는데...

이번달은 좀 힘드네요...

 

그래요...  좋습니다.

나이 한두살도 아니고, 넓은(?) 아량으로...  친구들하고 놀다오라고 해줬습니다.(사실 반포기상태)

남친 미안한지, 7시까지 신촌으로 온다네요.

영화보자네요...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던지요...

여러분 같으면 영화보고 싶겠습니까?  식사하고 싶겠습니까?

저 됐다고 일요일에 보자고 했더니, 자기가 토요일 7시까지 온다는데 왜 그러냐고 살짝 짜증을

내는 겁니다.(사실, 일요일도 보기 싫습니다.)

하루종일 기다릴 생각에...  벌써부터 싫습니다.

(저번주 토요일도 친구와 친구가 하는 헬쓰 회원들이랑 스키장 갔다가,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만났습니다.)

그럼 전 하루종일 남친만 기다리다,(아... 약식과 경단도 만들겠군요) 저번주처럼 밤도깨비처럼

밤에 나가야 한단 말 아닙니까?

예약한 레스토랑 시간만 연기하라는 말에 싫더니, 이유를 묻더군요.

여자분들은 아시지 않습니까?  발렌타인데이.. 난 계획 다 세웠건만...

'가기싫어서...'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일하라며 전화 끊습니다.

 

저의 발렌타인 이벤트는 다 무너져버렸습니다.

요리학원에서 약식과 경단은...  약식 좋아하시는 울 엄마 갖다드려야겠습니다.

에고고.....

전화끊는 남친 목소리를 보니...  몇일간 냉전상태일것 같습니다.

토요일 7시까지 오겠다는데, 제가 싫다고 했으니까요...

제가 만든 약식과 경단은요?  점심은요?  영화는요?  저녁은요?  술은요?

저녁7시에와서 저걸 어케 다 하려고 큰소리를 치는건지...

한숨만 나옵니다.

 

원래 이벤트에는 무지한 사람인줄은 알지만...

자길 위해서 세운 스케쥴을...  서운합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어차피 보내려고 맘 먹었으니, 보내야지요...

콘도카드랑 스키장 할인카드랑 챙겨서 기분좋게 보내야지요...

기분좋게 보내려다가도 서운해서 말좀 딱딱하게 했기로서니...  지가 기분상할 일입니까??

살인도 면한다는 참을인을 맘속으로 그려봅니다... 忍 忍 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