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하래서 허리 안 아픈 거 시키랬는데

ㅇㅇ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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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 나이에 허리디스크 있고 가족들도 알고 있어요.

오늘 저녁에 엄마랑 남동생 있는 거실에 나가며 괜히 "뭐 해줄까~"를 외쳤는데 엄마가 설거지를 해달라더라고요. "허리 안 아픈 거 시켜."그랬더니 둘이 이구동성으로 "설거지."그래서 저도 설거지 말고 다른 거 나올 때까지 '허리 안 아픈 거 시켜'를 5번은 반복했어요. 나온 대답은 '그러니까 설거지'. '허리 안 아픈 설거지'. '설거지 허리 안 아파.'였고요. 제 말이 설거지 허리 아프니까 딴 거 시키라는 의미로 안 들리나요?

나만 설거지가 허리 아픈가 싶어서 인터넷 검색까지 했는데 저만 그런 것도 아니더라고요. 가족카톡방에 <설거지 허리 아픈 사람 많다잖아. 왜 우겨? 허리 안 아픈 거 시키라니까 그냥 우격다짐으로 시켜먹으려고. 둘 다 똑같아. 허리 안 아픈 거 시키라니까 스러니까 설거지, 허리 안 아픈 거 설거지, 설거지 허리 안 아파 이러더라. 진짜 실망이야>라고 보냈어요. 저 '실망이야'에 엄마가 핀트가 딱 꽂혀 빈정이 상했는지 문을 쾅쾅 두드리며 나오라고 성화를 부리더라고요. 저는 이미 잘 준비 다 마쳤고 안대에 귀마개까지 하고 있었던 터라 그냥 두면 관두겠거니 하고 그대로 누워있었는데 아예 문을 따려 들더라고요.

나가니까 하는 말이 제가 허리가 아파서 설거지를 못 하겠다고 말을 했어야 하고, 허리 안 아픈 다른 일을 시키라고 말 했어야 하고,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어디서 나한테 실망이란 말을 쓰냐 이거였어요. 저는 울면서도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허리 안 아픈 거 시키란 말을 5번은 했는데 그건 다 뭘로 들렸길래 제가 저런 말을 했어야 한다 모른 척 하는 건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전 잘못 없이 혼났고 실망이란 말에 핀트 꽂혀서 억지 화풀이에 제 탓 하는 걸로밖에 생각이 안 돼요. 지금 새벽 4시 다 돼가는데 자고 있는 엄마 흔들어 깨워서 내가 말한 건 다 뭘로 들렸냐고 물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