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내 결혼식에 늦게 온 친구들

방이2019.10.27
조회112,284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에요
이 글을 쓸까 말까 너무 망설였지만
욕 먹을 각오하고 쓸께요

객관적인 의견 부탁드려요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친한 친구들 저 포함 5명이 있어요
한명은 대학때 유학가고 해외에서 살고 있어 너무 오래되서
4명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근데 제가 작년에 있었던 일 부터 이야기하려 해요
작년 여름, 단톡방에 한 친구가 놀이공원 겸 수영장을
가자고 하더라구요? 그 용인에 있는 그곳이요

근데 제가 물공포증이 너무 심해요 어릴때 수영장에서
빠진적이 있어서요 바다 같은 곳 가서 경치 보고 이런건
좋아하지만 발도 담지 않아요 수영장 당연히 무서워하구요

(대화체로 쓸게요)
- 나 : 난 물 공포증이 심해서..어차피 가도 물도 안들어가면
좀 그런데...
- 친구들 : 잉ㅠ 수영장 가고싶었는데 날도 덥고..
다들 아쉬워하는 눈치고 뭔가 제가 빠져줘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저 때문에 굳이 친구들까지 못가게 하는건 이기적인 것 같기도 했구요

- 나 : 그럼 너희끼리 수영장 가는게 맞는 것 같아 난 수영장 좋아하지도 않구~ 나 때문에 못가는건 나도 미안하다ㅠ
- 친구 1 : 그래도 어떻게 너만 두고가ㅠ
- 나 : 아 아니면! 나는 놀이공원만 함께 할께 너희가 먼저 수영장에서 놀구 5시쯤? 이럴때 만나면 어때? 시간 맞춰 갈게
- 친구들 : 그래 그게 좋겠다 그때 만나!

이렇게 이야기가 서로 된 상태였어요
저희집에서 그 놀이공원까지 버스 두번 갈아타고 1시간 30분 거리였어요 대중교통 타고는 처음가는거였어요

그리고 당일, 저는 준비 다하고 도착하니 4시 40분쯤? 이더라구요 혹시나 길 막힐까 예상하고 도착하니 여유가 있었어요
그래도 빨리 나오라고 하기도 그래서 그 앞에서 기다렸어요
가면서 다 와간다 곧 도착이라고 문자 보내니 알았다고 문자가 왔더라구요 방수팩도 챙겨왔다고 하더라구요

근데..5시가 넘어도 나오질 않는 거에요 그 입구 앞에 앉아있는데..
그래서 30분까지는 기다려보자하고 기다리는데도 안나오길래
문자를 넣었어요 언제 오냐 나 지금 기다리고 있다 하니 그때부터 아예 답장이 없더군요 혹시 무슨 사고난거 아닌가해서
데스크에 물어보니 사고같은건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무작정 기다렸어요 한 시간 쯤 지났을때
화가 나서 그냥 가려다가 기다린것도 아깝고 저도 한 말 하려고
그냥 기다렸어요 1시간 30분 지났나? 친구들이 그제서야
나오더라구요? 순간 너무 화가나서

- 나 : 지금 뭐하는거야?
- 친구 1 : 헐 시간이 이렇게 됐어?
- 친구 2 : 미안 방수팩 안되는거같아서 사물함에 넣었어
- 나 : 아니 아까 분명 내가 다 도착해간다고 했잖아
- 친구 1 : 그냥 니가 하는말인줄 알았지
- 나 : 30분까진 기다릴 수 있는데 이건 너무 심한거 아니야?1시간 30분을...

그래요 제가 사실 친구들 사이에서 지각을 제일 많이
하긴 했어요 근데 해봤자 5-10분 이였지 이렇게
1시간 30분 이상 누구 기다리게 해본적은 없어요

저는 제가 늦는다는걸 알기에 누가 늦어도 절대
양심상 뭐라고 못하겠더라구요 뭐 묻은 개가 겨 묻은개
나무라는 꼴일거같이서요

근데 친구 중 친구 1이 그런말을 하더라구요
- 이제 우리 마음 알겠지? 농담식으로 이러는데...
뼈 있는 말이겠죠

제가 너무 화가나서 격앙 되니 친구2가 중간에서
" 우리가 미안해 너무 노는데 열중해서 몰랐어
미끄럼틀 하나만 타고 온다는게 줄이 너무 길었다"
이 친구 하나만 미안하다고 하고 나머지 두명은
멀뚱멀뚱 쳐다보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요 놀다보면 30분 정도야
늦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시간 30분이라뇨..
진짜 시간을 몰랐고 노느냐 정신없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아무리 저건 생각해도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되거든요
제가 피해망상 미친여자라고 가정해도 저건 그냥 느낌이
쎄한거 같은 느낌...그럴때 있잖아요 아니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쎄하고...

그때 너무 화가 났지만 제가 잘못한 과오를 알기에
밥먹고 카페가서 우야무야 넘어갔어요

제가 서운했던건 차라리 솔직하게 우리가 오늘 한 행동이
너가 자꾸 늦어서 그랬다 너도 느껴보라고 일부러 그런거다
이러면 차라리 미안하다 그동안 사과하고 앞으로 안그러겠다 할텐데 아닌척 연기하는것 같아서 더 찝찝했던거에요

그 후 저는 절대 늦지 않았어요 그런 상황
다시는 안만드려구요 10분씩 일찍 가 있었어요
친구들 처음엔 엄청 놀래더라구요 왠일이냐고
그 뒤로 정말 늦지 않았습니다

근데 참 아이러니하죠? 제가 일찍 오기 시작하니
친구들이 늦게 오더라구요? 그래 그럴수있다
내가 지금껏 한게 있으니 라고 넘겼어요
한번 박힌 이미지 진짜 바뀌기 어렵구나 했어요

그리고 제가 7개월 뒤 결혼을 했는데..
결혼식이 12시였는데..신부 입장 하기 직전까지
안오는거에요 작가님하고 이모님께 잠깐만
기다려달라 꼭 와야하는 친구들이 안온다 하고
양해까지 구하면서 기다렸는데 다행히 식장 들어가기직전
12시 다되서 들어오더라구요?

왜케 늦었냐 물으니 이 앞에서 길이 막혔데요
주위에 물으니 여기 들어오는 주차장만 막힌거라고
제 결혼식장이 주차장하고 식장이 연결되는 곳이에요
주차 하고 어디 내려가고 올라가고 엘레베이터 타고
이런게 아니라 그냥 바로 식장인데...

물어보니 3명이서 한 친구 자동차를 다같이 타고 왔더라구요
보통 시간 다 되고 급하면 운전하는 친구1명은 어쩔수없으니
나머지 친구들은 내려서 걸어 와도 되는거 아닌가요?
주차장 입구에서 내려도 식장까지 5분도 안걸려요 코 앞이에요

서운하더라구요 몇번씩 하는 결혼도 아니고 한번인데..
결국 사진이 한장도 없어요 작가님이 신부대기실에서
다른 친구들 지인들 다 찍어줄때 이 친구들 사진만
없어요 별로 안 친한 친구면 상관없죠 근데 제일 친하다고
하는 친구들이..저만 친하다고 생각했나 싶더라구요

참고로 저 결혼전 2개월 먼저 결혼한 친구 있었는데
그 결혼식에는 한시간 먼저 왔었어요 다같이..
이것도 우연인가요 ? 왜 저는 자꾸..일부러 그랬다고
생각이 들까요

문제는 이 친구들이 평소에 못되거나 그런 친구가 아니고
여우과도 아니였어요 오히려 좀 무뚝뚝한 편이었고
철들고 진득한 친구들이였는데..제가 과대해석일까요?

수영장 사건도 그렇고 이러니 또 일부러 그랬나 싶어요
시간이 꽤나 흘렀는데도 서운한 마음이 안풀리네요
제가 속 좁은 건가요? 잊으려해도..안잊혀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