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화보 인터뷰

ㅇㅇ2019.10.30
조회32,857


김연아 화보 찍었는데컷마다 다 예쁘고 인터뷰도 재밌어서 가져옴


 



Q. 서른 번째 생일인데 기분이 어때요? 

(인터뷰가 김연아 생일 이틀 전에 진행됐다고함)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스물아홉 때 ‘아… 내가 내년에 서른이구나’ 싶어서 머릿속이 더 복잡했어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선수 생활을 해서 그런지 

금방 서른이 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2014년에 은퇴했으니까 5년 후에 서른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스물아홉이 됐을 때는 ‘내 20대가 이렇게 끝난다고?’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서른이 되니까 별다른 느낌이 없어요.




 



Q. 아마 2019년의 가장 굵직한 이벤트를 꼽으라면 

지난 6월 열린 아이스쇼 ‘올댓스케이트 2019’일 것 같아요. 

‘올댓스케이트 2019’의 연출을 맡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의 코멘트가 특히 인상적이더군요. 

“김연아가 성숙한 여성이 돼 삶의 경험도 있고, 다른 관점에서 스케이팅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경쟁이 많은 곳에서 스케이팅을 했지만 

이제는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예술적 관점에서 연기를 한다”. 


스스로도 이런 변화를 느끼나요? 



제가 데이비드 윌슨을 처음 만났던 게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저를 봐왔던 분이라 그렇게 얘기해주신 것 같아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게 예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본질은 스포츠이다 보니까 

선수 시절에는 기술적인 면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는데, 

은퇴 후에는 그런 경쟁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번 공연 프로그램 작업할 때도 스포츠적인 룰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다양한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요. 

그렇게 기획하는 것부터 공연에 임하는 마음 자체가 아무래도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선수로서 경기할 때는 실수하는 상상부터, 머릿속에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다 들거든요. 

은퇴한 이후에는 그 공연에만, 재미있게 연기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훨씬 자유롭게 즐기면서 스케이팅을 하게 됐죠. 

선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죠.




 



Q. 김연아 전 선수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스스로 성격을 쿨하고 단순하다고 말하더군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인터뷰 ‘짤’만 봐도 그런 솔직 담백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요. 

특히 “스트레칭 할 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같은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죠.”라는 답변이 참 공감됐어요. 



그것도 순화시킨 답이었어요. 

당시 진짜 제 속마음은 ‘아, 집에 가고 싶다. 졸려 죽겠다…’였거든요.(웃음)


사실은 정말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아침 일찍부터 스트레칭을 하면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해요. 그렇다고 “집에 가고 싶어요.” 이렇게 말할 수는 없으니까 

대신 “그냥 한다”고 답한 거죠. 

뭐, 기자분들이 기대하셨던 것은 “나중에 있을 연습을 준비하며…” 같은 대답이었겠지만요.




 



Q. 그런 종류의 인터뷰 ‘짤’이 시리즈로 있어요.

 “피부가 왜 이렇게 좋죠?”에 덤덤하게 “실내 스포츠라 그런가…” 라고 대답한 것, 

금메달을 받은 이후 “공항에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올 줄 알았나요?”라는 질문에 

“네, 알았습니다.”라고 말한 것 등등요. 



입국하기 전부터 공항에 도착하면 기자들이 있을 거라고 미리 말씀을 주셨으니까 

당연히 알고 있었고, 피부 관련해서는 너무 어릴 때라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랐어요. 


음… 그러고 보니 금메달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보셔서 

“그냥 금메달이구나…”라고 답한 적도 있었네요.(웃음) 

정말 그게 솔직한 마음이었어요. 


이게 뭐 영화도 아니고 금메달을 보면서 

‘아, 내가 이걸 위해 그동안 그렇게 노력을 했구나!’ 

이런 감개무량한 생각은 잘 안 하거든요.




 



Q. 사실은 그게 현실적인 리액션이죠.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는 어떤 행동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기존 매체 인터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날것의 답변들이라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좀 단순해요. 

세세하게 나눠서 생각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그걸 빨리 결론 짓고 다음으로 넘어가곤 해요. 

그런 성격이 운동할 때 조금 도움이 됐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인터뷰할 때도 있는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는 편이고요. 

제가 어떤 마음으로 얘기했건 다들 좋게 해석해주셔서 민망하면서도 감사하죠. 

조금 죄송스럽기도 하고요.(웃음)




 



Q. 스케이트를 타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을 때와 토요일 훈련이 끝났을 때를 꼽았는데, 

당시에도 훈련이 힘들다는 걸 툭 털어놓을 줄 아는 선수여서 인상적이었어요. 



행복한 날은 거의 없었고….(웃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크게 기뻤던 건 경기가 잘 끝났을 때, 

시즌을 잘 보냈을 때, 그래서 좀 쉴 수 있을 때였어요. 

소소한 행복으로는 이번 주 훈련이나 오늘 훈련이 잘 끝났을 때 정도였고요. 


다 찰나였고 순간이었죠. 


사실 다른 분들도 매일매일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고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잖아요. 

저도 똑같이 매일매일이 힘들었고, 그래서 그대로 얘기했던 거죠.




 



Q. 은퇴한 후에는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나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는 중인가요? 



확실히 편하죠. 

직장 다니시는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예전에는 일요일 밤이 되면 괜히 좀 슬퍼지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요. 


선수 시절에는 친구들 만나서 놀 때도 내일 할 일이 있으니까 마음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스케줄 없는 날도 있으니까 신나게 놀고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런 소소한 차이가 얼마나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깨달았어요. 

과거에는 진짜 별거 없는 일상을 충분히 못 누렸으니까 

그런 소소한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Q. 김연아 전 선수는 은퇴 후에도 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욱 한 사람 그리고 여자로서 김연아의 일상이 궁금해요. 



진짜 특별한 건 없어요. 

일이 있는 날에는 일하고 없는 날에는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고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그래요. 

얘기하는 것도, 들어주는 것도 좋아해요. 


그리고 예전에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던 영화들을 틈틈이 보려고 해요. 

엄청나게 즐거운 순간은 아니지만 워낙 그런 사소한 일들을 하지 않고 살아서 

그런 순간이 하나하나 행복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렇게 진득하니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것도 

다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재미있지만 

혼자 있을 때 마음 편히 한가롭게 뭔가를 볼 수 있다는 그런 느긋함이 좋은 것 같아요.




 



Q. 반대로 지금의 일상 속 괴로운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선수 생활을 했을 때는 규칙적인 스케줄을 따라가면 됐을 텐데 

지금은 뭔가를 계획해야 하는 입장일 테니까요. 

선수 시절에 선배들이 “얘, 그래도 선수할 때가 좋은 거야.”라는 얘기들을 많이 했어요. 

당시엔 ‘지금 이렇게 힘든데 무슨 저런 이야기를 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돼요. 


그때는 어렸고 할 일이 연습과 경기밖에 없었으니까 

단순하게 그날의 미션만 잘 수행하면 됐었는데 

지금은 여러 종류의 일들을 소화해야 하고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들, 개인적인 고민도 생겼으니까요. 


이제 은퇴했고 20대도 지났고 하니까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괴롭다고까지는 할 수 없어요. 


다시 선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지금에 만족하고 사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작년의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와 ‘올댓스케이트 2019’ 등 굵직한 행사가 모두 끝난 지금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특별히 큰 계획은 없어요. 

이제 시즌이 막 시작했으니 가끔 후배들에게 레슨 해주고 

이렇게 화보 촬영 같은 일을 하는 정도예요. 


그냥 잘 놀고, 영화 보고, 자잘한 것들을 그때그때 소화하면서 잘 사는 것.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연느 말하는거 진짜 매력넘친다ㅋㅋㅋㅋㅋㅋㅋㅋ이 외에도 인터뷰 더 있으니까 볼 사람은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