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보고 우는 남자친구(사상검증)

ㅇㅇ20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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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돈 모아서 집 산뒤 결혼하자하고 3년째 동거하고있는 예비신랑 남자친구가 있는데요남친이 헌혈 후 영화티켓이 생겨서 10.30에 82년생 김지영을 보러갔습니다.화제의 그 영화..책을 안 읽어봐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어요. 어떤 내용이길래 동북아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휩쓴걸까 하는 호기심.인터넷에서 정작 영화 보지도 않았던 남자들이 왈가왈부가 많길래 남친도 혹시 내가 모르는 이상한 사상이 있나 떠보려고 본 마음도 있었구요.근데 통과했습니다!!
영화관에는 오전이지만 커플들도 종종 있었구요저는 이미 주변환경에서 너무나도 지겹게 봐왔던 상황들에 대한 내용이라 김이 빠지더라구요. 딱 한국여자의 평균적인 삶인것 같은 느낌(덜 비참한 버전의, 현실은 영화보다 더 비참한 사례가 현실에 1000배는 많음)그래서 보는 내내 눈물이 한방울도 나지 않았어요. 가끔 빡치지만 냉정한 기분으로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끝나가는 중에 남친을 보니 눈시울이 그렁그렁하면서 울고있었음;;; 그냥 영화에대해 이상한 반박하지 않는 정도로도 괜찮은 수준이었는데 당황했어요..끝나고 너무 슬프다고 그러더라구요..각자 입장차이겠지만 한국이 유독 여자로살기 자존심상하고 힘든건 당연히 이해한다고..어떤 장면이 슬펐는지는 스포니까 x그러면서 좀 달라진게 설거지를 잘하더라구요 원래 2일에 1번씩 했는데 하루에 한 번씩 한다그러고 4살연상이지만 영화본뒤로 2일동안 계속 저한테 존댓말쓰고있어요.ㅋㅋ
근데 저는 영화에서 냉정하게 본 포인트가몰카범죄,여성 승진탈락,직장내 성희롱 이 3가지 문제는 사회의 병폐가 맞고 선택으로 피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차별이기에 인간으로서 굉장히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들어 꼭 제재가 필요한 문제들이라고 보는데
독박육아, 시가간섭, 산후우울증...이것들은 충분히 선택으로 피할 수 있는 항목이라고 생각해서 짜게 식었어요.왜냐면 결혼을 안하거나 애를 안낳으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고 해결되는 문제들이기 때문에.저포함 요즘 90년대생들 결혼 출산에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실제로도 혼인,출생률 통계가 낮아지고 있는데그 이유가 먼저 겪은 세대를 직접 눈으로 봤고 미래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김지영 케이스를 가족이나 친구를 통해서 너무 흔하리만치 봤던거죠. 
그리고 영화상에서 공유가 잘해준대서 기대했는데 보니까 걍 평범하더라구요..남친은 명절때 처가만 가고 시가는 내가 불편할까봐 명절에도 전화만하고 아예 안가고요.아기를 가지고 싶어했는데 제가 반대하니까 같이 동물키우면서 즐겁게 살자고 하루만에 태세전환, 그후로 조르는일 없었어요.집안일은 무조건 반반, 단 내 휴대폰비,생활비,공과금,양측부모 명절용돈,매달 내게 주는 선물 등 돈쓰는 일 생기면100%남친부담, 같이 살 아파트 전세도 혼자 다 해왔구요(계약 끝나고 평수 더 넓은데로 옮기면 결혼하기로 함)일단 4년동안 만나면서 더치페이 한 번 해본적 없어요.(진심!!!!제발..더치를 안해야 개념남을 만납니다!!!!!! ㄹㅇ트루.남자가 돈 안내게 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여자를 예쁘고 귀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뜻임. 수컷새가 둥지를 예쁘게 꾸며 암컷에게 주듯이 그 사랑을 형태가 보이는 물질로 성의표현을 하는것인데.. 님들 부모님끼리 더치페이하고 결혼하는거 보신분?)
아무튼 남친은 공유만큼 잘생기지도 않고 키도 175cm 평범남 그자체지만 영화보고나니 공유역할보단 개념남이더라구요.제일 개념인건 제 밥을 꼬박꼬박 차려주고 출근하는것과 요근래 존댓말쓰는거.술,담배,욕,여혐 없고 말투 자상하고 순종적이고 월급 따박따박 4~500씩 갖다 바치는것그래도 남친이 영화보고 눈물흘릴정도로 감수성이 있어서 좀 감동했습니다.저는 제 남친도 빼액거릴거라고 생각했는데 장난식으로 "넌 메갈테스트 통과야~ㅋㅋㅋ"이러니까 자기도 인정받아서 만족했는지 웃네요.(개념남,순종남 만나는 최소한의 조건이 절대 더치페이 하지 않는것임)
아무튼 이 한국에 한남ㅊ만 있는건 아니고 공유나 제 남친보다 정상남, 개념남은 있긴 있다고 생각합니다.제가 만나는 남친이 평범수준일 정도로 더 잘해주는 남자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 영화에 부들부들하는 남자들은 정상남이 아닌걸로 간주해도 될만큼 영화가 너무 밍밍하고 순한맛이었습니다. 실망스러울정도로...걍 자기 엄마나 누나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사실들의 나열일 뿐이었습니다.근데 진심 남자 포르노마냥 맥락없이 썰어죽이는 영화도 아닌데 남자들의 격한 반응들? 진짜로 이상해요. 비정상같음아무튼 커플들도 영화 잘 보러오는것같고 그렇게 거부감들지도 않는 내용이고요.한 번 이 영화로 남친 사상검증 하는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서로의 보편적 인권감수성이나 상대방 입장에서 자신을 대입시켜 배려하는 능력이 가능한지 엿볼 수 있어요.
저희 커플은 영화보고 더욱 사이가 좋아졌어요ㅋㅋ내용은 평범하지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