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무 힘들어요

익명2019.11.13
조회10,176
고1인데 인문계 다녀요

아빠는 암 걸리셔서 퇴직하셨고 엄마는 돈도 못 벌고 회사 생활 힘들어하셔서 우울증+갱년기세요 또래 부모님들보다 나이 많으신 편이라 새로 취직도 어렵고요

집에 빚도 있고 원래 모아둔 돈이 많지도 않은데 엄마는 계속 돈을 못 버시고 아빠는 건강 때문에 당장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엄마는 맨날 돈 없다, 돈 없다 하시고 어제는 이대로 가다간 빚도 있는데 어떡할 거냐,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고 아빠랑 얘기하시는 것도 들었어요

엄마 우울해하셔서 전 맨날 엄마 좋아하시는 프로그램 틀어드리고 무뚝뚝한 편이지만 말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하고요

근데 엄마는 의지가 없어요 밥 먹기 싫다고 끼니도 거르시고 퇴근하면 힘들다, 힘들다 하시면서 누워있기만 하시고 아빠는 아빠대로 아프다고 하시고요

자식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거 알지만 맨날 우울하다, 아프다 이야기 듣는 거 너무 힘들어요 근데 이런 생각 하는 게 너무 죄송해요 그래서 도망치듯 기숙사 들어가요

빨리 돈 벌고 싶은데 오늘 아르바이트 6개 떨어졌어요 다 뽑았대요

엄마는 기독교 신자이신데 돈도 없다면서 맨날 헌금 해야 된다고, 주말엔 교회 가야 된다고 바쁘세요

엄마가 싫은 건 아니고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닌데 항상 의지 없이 우울하다, 돈 없다 얘기 하는 거 들으면 저도 너무 힘들어요 제가 나쁜 딸인 거 알아요 ㅜㅜ 그래도 지금의 저는 그래요

머리로는 우리집보다 더 어려운 집 많다는 걸 아는데,
마음은 그게 안돼요 세상 온갖 불운이 다 저한테 오는 거 같아요

친구들이 착해서 돈 빌려줄까, 뭐 사다줄까 이렇게 물어봐주는데 나중에 다 갚는다고 생각하면 부담도 되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냥 아니라고 하고 있어요

다들 부모님이 아프고 실직자고 이런 건 몰라요
누구한테 이런 이야기 못하겠고, 그냥 한 번 털어놓고 싶어서 여기 써봤어요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