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 후

맘약한남자2019.11.19
조회1,476

저는 바람을 피웠다거나 큰 잘못을 했다고 느끼지 않고

어떤 조짐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남아있었는데..

 

잘 모를 이유로(?) 차였습니다….

 

찾아가고 전화하고 연락했지만 만나주지 않았어요….

말 그대로 문자 통보였습니다….

 

심장이 뜯기도록 아프고 하루하루 후회만 늘어가며

심신이 피폐해지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페이스북에 들어가 상대방이 접속 중으로 떠 있으면 그나마

안심했던 때도 있었지만, 페이스북 친구가 끊기자

마지막 동아줄 마저 끊긴 절망감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민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상대방을 추억을 자극하는 기법이랄지…. 이별에 대한 마음가짐 등 자료를 보며 이렇게 하면 되겠다!! 라고 확신까지 가진 적도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더라고요.

한 달 정도는 어느 정도 접점이 있었기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화이트데이 사탕을 보내고 생일 때 선물도 보내려 노력했습니다만..

2달이 지나 상대방의 생일 때 온 전화를 받고 더는 가능성은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걱정했는데 통화해서 좋았어 지금처럼 잘 지내 "

사실 권태가 올 때도 있었고 상대방의 태도에 지칠 때도 있었지만

이별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던 터에 갑자기 맞이한 첫 이별이라서

너무 아프기도 했지만…. 이별을 통보한 상대방이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니 제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혹자는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 말하며 소개팅을 주선하기도 하고

클럽에 가서 놀거나 하며 활발하게 이겨내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이별 후에 저의 의식에는 모든 마주하는 것에 대한

전 여자친구의 투영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투영들은 머릿속에서 한 줄의 문구가 되었고 이는

평상시 잘 쓰지 않던 시를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등 돌려 울던 그 모습, 서럽게 울며 숙이던 예쁜 얼굴….

조수석에서 발 올리고 재잘대며 군것질하던 모습

같은 음악을 들으며 기뻐하던 모습….

 

제 하루는 그 모든 것들과 마주하며 이겨내는 것으로 시작되었기에

하루에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시나 글을 쓰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슬퍼서 울고 싶을 때는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평상시 먹지 않던 술도 자주 마시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이겨내려 이별 노래를 찢어지는 마음이

익숙해질 때까지 듣다 보니 오히려 기쁜 노래가 더 아프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받았다는

우주에서 혼자 남겨진 기분은 외로움과 혼자 생활에 익숙한 저에도

엄청난 슬픔이었습니다.

 

무너지는 자존감을 세우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그래도 만날 때 잘해준 것이 없으니 이별이라도 잘 지켜주자

소위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자니" 전 남친 짓은 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며 고통을 이겨내려 노력했습니다.

 

제가 쉽게 지나쳤던 상대의 슬픔과 상실감 고통에 대해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때 왜 그랬을까…. 라는 후회가 들었지만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감에 포커스를 맞춰

해결책을 내기 위해 생각하는 생활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별하게 되니 그동안 가볍게 지나쳤던 세상의 모든 아픔에 대해

제 일이 아닌데도 전 여친이 투영되어 수십 배로 공감하게 됩니다.

 

이별은 분명히 인간적으로 더 깊어진 저를 만들어주었고

 

어느 순간부터 슬픔의 눈물로 맞이하는 것이 아닌

친구와도 같은 익숙한 감정이 되어 친숙하게 마저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정신승리…. 라고 해야 할까요?

이별하게 되니 더더욱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었고

수많은 책을 읽은 것보다 더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어

인생은 실전이다…. 라는 것을 더더욱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제 마음에는 그 당시의 난 이별을 당할 만 했다.

그때는 이별의 이유를 몰랐지만….

 

이제는 이별까지 말해야 했던 그 마음을 이해하고 너도 날 놓기까지

너의 마음속 어떤 따듯함까지 버려야 했구나…. 라는 걸

 

마지막 통화에서 말한

" 사람들이 나 많이 차가워진 것 같데" 라는 말에서 캐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종교에서 선지자들이 했던 행동과 말에서 의미를 캐내고

그 뜻에 따르듯이요…. 전 여자친구는 저에있어 하나의 종교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죽을 것 같은 이별마저도 신이 주신 가장 잔인한 감정 익숙함 속에서

친구가 되고 생활이 되어 운동도 하고 돈도 벌며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게 되더군요….

 

완벽한 솔로가 되었음에도 마음이 잠겨 있어서인지 다른 만남에 대해

생각도 안 되고 포기도 안 되기에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이 사랑에 끝난 것이 아니다 생각으로 하루하루

기약 없는 삶을 버티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막연하지만 제가 싫어서 이별을 통보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 하나로

더 나아진 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힘을 얻고

만남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그녀 생각이 나도 웃음으로 지나쳐 갈 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 잘 지내고 있겠지?' 그냥 그 생각뿐이지 다시 마음이 아려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오 어떡하죠 나 그대를 잊고 살아요
오 미안해요 나 벌써 괜찮은가 봐요
잊지 못할 사랑이라 생각했었는데
잊혀져 가네요 어느새


라는 노랫가사를 읊게 되네요 


혹시 이별 후의 아픔으로 괴로워 하는 분들이 계시면 힘 내시구요
제 개인적인 극복법이라 공감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고통이 내일의 기쁨으로

변하시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