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입장 vs 아내입장

지나가는2019.11.29
조회19,292
아내와 의견 충돌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 조언을 구합니다.
신랑 입장 -

저는 올해 초 결혼한 30대 남자입니다.
8년 연애 끝에 결혼하였고 현재 아내는 임신 9개월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정육식당에서 식당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00명 정도의 손님이 오셔서 결혼 후 거의 쉬는 날도 없이 식당->집->식당->집을 오가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10여 년 동안 베프로 지낸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일을 마치고 밤 10시 30분에 외출을 해서 새벽 2시에 들어왔습니다.
다음 날 결혼식이었고 부모님도 알고 지낸 친구라 결혼식 당일 날 휴무를 받아서 오랜만에 기분 좋게 마셨습니다. 결혼 후 처음 먹는 자리였고 좋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마셨습니다. 오랜만에 모였으니 친구 집에서 한잔 더 하자고 하였지만 아내가 걱정되었고 시간도 늦어서 중간에 들어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에게 어제 친구들이 결혼식 후 뒤풀이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얘기했더니 표정이 싹 바뀌는 것입니다. 정색하며 알아서 하라는 아내...
일단 결혼식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왔고 저녁 6시부터 친구들에게 문자와 전화가 오는 겁니다. 너랑 술 마시려고 내일 올라간다. 올해 초 너 결혼식 끝나고 아내 친구들만 뒤풀이하고 남자들은 뒤풀이도 안 해서 속상했다 등...
그래서 또 언제 보겠어..하는 마음에 아내에게 다녀오겠다고 하니 그냥 나가 성가시게 하지 말고 ㅡㅡ 이러는 겁니다.
안 나가니까 10분 뒤에 또 걸리적 거리지 말고 나가라고...
기분 좋게 보내줬으면 했지만 저도 기분이 별로인 상태에서 나갔습니다. 그러자 밤 10시부터 장문의 카톡...
임산부 아내두고 술 쳐먹으러 가면 좋냐?
나를 위해선 시간 내는것도 이렇게 힘든일인데 왜 친구들 만나는건 이렇게 쉬워 ?
이틀 내내 친구들 위해 시간 활애하는건 왜이렇게 쉬워 ?
네가 생각하는 배려야 이게 ?
나를 왜 무시해?
내가 집 지키는 개야?
상대방이 싫다는 적정선 무시하고 날 배려한답시고 모임 중간이라도 새벽에 들어왔다는 생각 자체가 무시 아니야 ?
등등...
이때부터 연락을 하기 싫어지는 겁니다.
저도 결혼 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나가서 노는일 없이 고된 식당일하며 아내 먹고싶다는 음식 새벽에도 찾아서 주었고 처가집 행사나 명절, 장모님생신 등 제가 손수 음식도 만들어 대접도 해드리고 남편, 사위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랜만에 특별한 날이고 얘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까지 마신 것인데 아내는 유부남이 새벽까지 연락 없이 술 쳐먹는 것이 싫다고 울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이해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제가 신데렐라도 아니고 특별한 날에 이 정도는 이해해 줬으면 하는데...
다음에 또 그러면 반복될까봐 아예 나가기도 싫어집니다.
제가 남편으로서 개념이 없는건가요?
앞으로도 사회 생활을 하면 이러한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것 같은데 어찌해야 좋은 결혼 생활이 될까요?
조언 구합니다.


아내의 입장입니다
신랑이 부모님 일을 돕고 있어 현재 정해진 휴무가 없어요 한창 바쁜 시기이기도 하고, 본업에 들어가기 전에 알바식으로 돕고 있는 입장인지라 일한 만큼 받을 수 있어 신랑 스스로 부모님께 본인은 쉬지 않고 일해도 된다 자발적으로 이야기 한 부분도 있어 유일하게 저희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저녁 먹는 시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신랑이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저녁밥은 꼭 제가 차려준 밥을 함께 먹으며 하루 있었던 일과를 서로 공유하고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그 부분은 신랑도 잘 인지하고 있어 최대한 맞춰주려 노력 중이고요
결혼 후 뱃속의 아이를 위해 저를 위해 가정을 위해 출퇴근 한 시간 반씩 운전해 일하고 있는 신랑에게 무척이나 고맙고 안쓰러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그래서 만삭이 되어도 꾸준히 저녁마다 영양소 고루 갖춘 제철 식재료로 따뜻한 밥으로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주려 매일 장 봐와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아침까지 몸이 불편해 잠을 못 자지만 어쩌다 통잠을 자는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신랑이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싸주거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 들로 만들어줍니다. 시댁 식구들과 직원들 몫까지 만들어 보내고요. 일이 바빠지기 전까지는 한 달에 한 번 산부인과도 같이 다녔어요 신랑과 제가 함께 가진 아이이고, 엄마는 아이와 평소에 교감을 할 수 있으니 아빠는 태아가 자라는 과정을 육안으로 보며 부성애를 심어주고 싶었어요. 초산이라 그 모든 게 신기해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던 것 같아요
일손이 부족할 만큼 일이 바빠지니 낮에 시간을 내는 게 눈치 보여 이제부터는 산부인과는 혼자 다니려 마음먹고, 신랑에게 병원은 혼자 가도 충분하니 ( 결혼과 임신 전까지는 신랑과 장거리 연애를 오래 해 뭐든 혼자 하는 게 익숙해졌던 터라 혼자 잘 돌아다녔어요 ) 신경 쓰지 말라 안심시키고 무사히 진료를 마치고 나와 오래간만의 외출에 혼밥도 하고 산책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갑작스레 혈압이 떨어졌는지 식은땀과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이명과 함께 길 한복판에서 의식을 잃어 그대로 구급차에 실려와 링거를 맞고 정신을 좀 차리고 나서야 신랑한테 연락을 했고요.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 한 달에 한 번 병원 가는 날 만큼은 함께 대동해달라 전달을 하고 진료 스케줄도 신랑 덜 바쁜 평일 시간에 맞춰 예약을 했습니다. 병원 예약한 날 몇 주 전부터 시간을 빼야 하니 시부모님께 미리 말씀드려라 하니 이미 알고 계신다 하셔서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그런데 당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바빴는지 예약한 시간을 좀 늦출 수 없냐 묻더군요 그때부터 조금씩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난 이미 한 달 전부터 자기 스케줄에 맞춰 몇 번을 공지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제시간에 와서 병원에 가고 있는데 시부모님께서 새아가 택시 타고 다녀보면 안 되냐고 했다네요
시부모님이 저 쓰러진 거 아시고 빈혈에 좋은 음식 챙겨주시고 걱정 많이 해주셨어요.
그럼에도 혼자 택시 타고 다녀오라니 너무 서러워지는 거예요 자주 시간을 빼서 가는 것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최대한 피해 안 가도록 스케줄 잡은 건데 ㅜ 가뜩이나 임신 막달이 되니 서운한 감정이 주체가 안 돼 하루 종일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ㅠ
서론이 길었는데 신랑은 착실한 편이에요 저도 잘 알고 있고요 그래서 최근에 신랑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해 전날 예비신랑과 친구 무리들과 술 한잔한다 해서 오래간만에 편하게 시간 보내라고 집도 비워주고 친정에 가려 했는데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됐어요. 다녀오라 하고 친구들과 새벽까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결혼하는 친구를 위해 휴무를 만들어 식도 다녀왔으니 ( 저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 저녁에는 우리 뭐 할까 물었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저녁 약속 있는데? 라고 답해
아니 평소에 쉬지도 못해 시간도 잘 못 보내는데 하루 친구들 위해 썼으면 저녁부터는 가정을 위해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 기분 나쁜 내색을 했어요.
어제 친구들과 보내고 식도 다녀왔으면 충분히 시간 보낸 거 아니냐고
몸도 무거워져 어디 잘나가지도 못 해 또 집에만 있는 건 답답해 바람이라도 쐬고 싶었어요
안 나가는 듯싶어 같이 장이라도 보자고 나가려는데 시계를 차는 거예요 그래서 요 앞 마트 가는데 왜 시계를 차냐 하니 혹시 몰라서 찬다 그 말 한마디에 피로연까지 참석할 모양이구나
빈정이 상해 그냥 나가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자기가 그렇게 기분 나빠하는데 어떻게 나가냐고 애초에 기분 나빠할 거 알면서 왜 나간다 한 건지 결국엔 나가더니 연락 한 통 없이 새벽 두시나 돼서 들어왔습니다. 이 일이 있기 몇 주 전에도 그 결혼한 친구와 미혼인 친구들을 오래간만에 만나 새벽까지 시간을 보냈었고요. 가득이나 출산 예정일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감정 기복 심한 시기에
나도 결혼하고 자제하는 게 많고 출산 준비도 쉬는 날같이 하고 싶고 참고 있는 게 많은데
너는 뭔데 새벽 두시에 나를 배려해 중간에 온 거라고 그러냐
우리 결혼할 때만 해도 네 기혼자 친구들은 피로연에 참석조차 안 했는데 어떻게 미혼인 친구들과 생각하는 게 그렇게 똑같냐 그 자리에 만삭인 아내 두고 온 친구가 너 말고 더 있었냐 하루 친구들 위해 시간 활용했음 저녁부터라도 가정을 위해 보내야는 거 아니냐
배려심이 없다는 생각에 서운함이 쌓여 화가 나 울며 불며 악에 받쳐 소리 지르며 이야기했어요
아예 나가지 말라는 게 아니라 특별한 날이면 시간 보내라 나가되 연락은 해주고 새벽 늦게까지 걱정되지않는 시간에는 귀가해라 하루 친구들과 시간 보내면 나머진 가정을 위해 활애해라 입장인데 신랑은 초지일관 사회생활도 못하게 하는 거냐며 이해를 못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