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서울대 면접 보고왔어

2019.11.29
조회43,590

그냥 얘기 할 데가 없어서 여기다가 적네
우리학교 전교1등이어서 지역균형 전형으로 서울대 면접 보고 왔어
근데 면접 보고 학교를 나오는데 너무 울컥하더라
나 사실 면접 보러 안가려고 했었거든
수능을 너무 망쳐서 최저를 못맞췄어
과탐 첫번째 과목 한 3문제를 풀었는데 샤프가 고장이 났었어
엄청 당황해서 감독관님께 바꿔달라고 했는데 여분이 없어서 한참 후에 샤프를 주셨어
근데 바꾼 샤프도 고장났는지 안나오더라고
샤프를 또 바꾸긴 했는데 안그래도 시간 부족한 과탐에서 시간을 그렇게 까먹었으니까 그냥 머릿속에 “어떡하지?” 밖에 없었어
문제를 다시 푸는데 진짜... 난 내가 난독증이 생긴 줄 알았어
정말 자신있었던 과목이었는데 문제를 읽지도 못하겠는거야
결국 다 찍고 그 다음 과목도 문제 못읽었어
이런거 사실 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정말로 눈에 아무것도 안들어왔어
9모때는 성적 조금만 더 높아지면 정시로도 고대 쓸 수 있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ㅋㅋㅋ 수능 성적은 최저도 못맞췄어
수능 끝나고 진짜 아무 생각도 안들더라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방에 누워서 밤낮으로 울기밖에 안했어
자살하려고 생각했었어 사실 계획도 세웠고
나 고등학교 3년 정말 열심히 힘들게 보내왔고 이제 그거 보답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쓴 과가 올해 유난히 경쟁률이 낮아서 최종경쟁률이 2:1도 안됐단 말이야
솔직히 당연히 붙을거라고 생각했어
내 인생에서 좋은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운을 다 몰아서 쓰나보다라고 생각했었어
근데 진짜ㅋㅋㅋㅋㅋ 수능 본 후에는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정신 못차리고 아무것도 못하고 울기만 하다가 어제 갑자기 면접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짜 그냥
나 그래도 죽어라 해왔는데 말 한마디도 못해보고 이렇게 끝내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니까 밤낮으로 울기밖에 안하던 딸이 면접 보러 간다니 엄청 기뻐하시더라고
그 모습 보고 또 울었어
면접을 보는데 교수님들이 하시는 질문에 다 대답이 너무 잘되는거야
그래서ㅋㅋㅋ 면접 보고 학교 나오면서 또 울 뻔 했어
근데 내가 면접 끝나고 집에 와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알아?
면접 보러 갈 때만 해도 죽을 생각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도망치기 싫다는 마음이 들더라
3년동안 서울대라는 목표는 나한테 부담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했지만
그건 항상 내 원동력이었고 꿈이자 위로였어
그래서 나 1년만 더 같은 꿈을 꾸려고
그게 어떤 결과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냥 한 번 해보려고
도망치고 나쁜 생각 하는게 아니라 1년만 더 도전해보려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는 다른 길을 찾아야겠지만
같이 응원해주라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들 좋은 일만 있길 바라

댓글 53

ㅇㅇ오래 전

Best정말 강하고 따뜻한 사람이란게 글에서 느껴진다 수고 많았어 많이 힘들었지ㅜㅜ 사랑해

한재오래 전

Best작년의 저 같아서 댓글 남겨요! 저는 수능최저 맞춘줄 알고 (12113) 열심히 준비해서 지균 화생공 면접에 갔는데 수능 성적표를 12월 5일에 받았더니 수학 가형이 88이 아니라 85더라구요. 살면서 한번도 안했던 마킹실수를 했던 거였어요. 가채점이랑 다르게 나오다니 ㅠ 담임쌤이랑 같이 펑펑 울었네요. 본문에 적으신 것처럼 저도 많은 극단적인 생각을 했어요. 사실 죽어라 내신 서류 관리했는데 바보처럼 마킹실수해서 서울대 날린게 안 믿기더라구요. 주위 친구들의 위로 없었다면 못 버텼을 듯해요. 심지어 작년에 이과 전교 2~5등은 다 서울대 일반전형 붙어서 더 속상했거든요. 친구들 축하해주면서 속으로 너무 부러웠어요 ㅋㅋ 그래서 어쩔수없이 카이스트에 갔지만 올해 수시 반수로 1차 붙어서 일반전형 면접보고 왔고, 수능 쳐서 의대 교과 최저 맞췄어요!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바라요... 지균일 때랑 과를 다르게 쓰고 자소서도 심혈을 기울여 다시 썼어요! 전교 1등이라면 내신도 서류도 좋을 테니 대학 다니면서 다시 도전해보세요 ㅜ 지금 당장은 누구의 위로든 조언이든 잘 먹히지 않을테지만 ㅜㅠ 인생 길어요...

ㅇㅇ오래 전

나도 최저 한 문제 차이로 못 맞췄을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지 ㅠ. 근데 너같은 애 아니면 누가 서울대 가겠냐 1년만 더 고생해주면 돼. 충분해 너라면!

반수하고싶다오래 전

헐 너 나랑 완전 상황 같아... 시간이 이미 꽤 지난 터라 이 댓글 읽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진짜 6.9.10월 모고 모두 영어한국사 1등급이고 국수 합쳐서 2개 틀렸거든..? 문과라 사탐은 경제랑 사회문화했는데 경제는 항상 48 고정이었고 사문도 7월에 만점받고 10월에 쭉 해서 47이었는데, 수능 때 국어에서 멘탈 바사삭하기 시작해서 결국 점심먹을 때 나 딱 세 숟갈 먹었어. 나는 입맛이 없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남자친구랑 헤어졌을 때도 눈물샤워 한 번 해주면 괜찮아져서 씩 웃었었는데.ㅋㅋ 오늘 성적표 받아보니까 사탐이 진짜 역대급으로 조졌더라고. 의외로 국수영은 다 1 잘 떴는데 사탐 경제에서 그냥 문제가 안 읽히고 혹시 너도 이런 경험해봤어? 분명히 내가 읽을 땐 답이 1번 혹은 2번이었는데 다시 풀어보니까 4번이고, 단어 하나가 새로 보이고 문맥이라든가 문장 의도가 뙇 하고 나타나고. 너무 어이가 없으면 웃음이 나온다고 했던가? 내가 보기엔 정말 그 말 나한텐 안 맞는 거 같아 웃음도 안 나오고 떨어져서 죽으면 많이 아플까 수면제나 진통제 먹고 떨어지는 건 어떨까 이런 생각밖에 안 들고. 그냥 사라지고싶다

오래 전

ㅠㅠ 그렇게 마음 먹은 너가 대단하고 멋지다. 노력한 만큼 잘 될거야! 응원할게

ㅇㅇ오래 전

힘내요 화이팅! 맘고생 심했을 것 같은데 잘 이겨낸것부터 이미 성공한 사람이에요 !!!!

117오래 전

1년 늦어지는거 별거아니야. 열아홉, 지금 꿈을 꾼다는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지금 얼마나 네가 남들보다 앞서나가고있는지 아직은 모를거야. 1년동안 힘내서 꼭 꿈을 이루길 기도할게!! -스물아홉에도 꿈을 꾸는 언니가

응원해오래 전

원래 댓글 잘 안다는데 해주고싶은 말이 있어서 로그인했어. 일단 너무 수고 많았고,, 많이 속상하겠지만 일년 늦어지는거 사실 인생에서 별거 아니더라. 근데 이렇게 계획대로 안되고 절망스러울 때 다시 힘을 내서 일어설수 있는 힘과 결단력은 앞으로 살면서 두고두고 큰 버팀목이 될거야. 내가 누군가한테 조언할 처지는 못되지만 나름 인생 살면서 느낀걸 공유하고 싶었어. 고생 많았고 너무 무리는 안했으면 좋겠다. 응원할게!!

ㅇㅇ오래 전

컴싸로 풀면 되잖아,,,

ㅇㅇ오래 전

궁금해서 그런데 수능때 샤프말고 다른펜으로는 못풀어?.. 컴싸라던가..

ㅇㅇ오래 전

응원할게!!

ㅇㅇ오래 전

감독선생 문제 있는거 아닌가. 어떻게 수능시험장에서 저런걸 시간을 끌지 시험장 샤프만 써야 하면 여분을 충분히 가져가야 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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