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하다가 급 아련해지네요.

마이크로소프트2019.12.04
조회42


 어제 저녁에 아버지가 제 방에 컴퓨터 하시면서 저를 부르더니 다짜고짜 이거 어떻게 하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들여다 보니 얼마전에 컴퓨터를 새로 바꾸면서 윈도우10으로 바뀌었는데 UI가 크게 바뀌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가르쳐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전에 윈도우7도 어려워서 잘 못하시는데 오죽했겠거니 싶었습니다.


 그 일이 있으니 옜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17년전에 집에 처음으로 컴퓨터를 샀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고 컴퓨터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지뢰찾기,스파이더 카드놀이 같은 게임이나 야후꾸러기에 있던 게임들이나 겨우 하던 수준이었죠. 그렇게 컴퓨터를 만지다가 고장이 난것 같거나 뭐가 잘안되면 아빠 불러서 고쳐달라고 했었어요. 그도 그럴것이, 그때 당시에 집에서 기계 고장나거나 벽에 못박아 달라는둥 집안 살림 문제에는 아빠를 불러서 해결해달라고 줄곧 그랬었으니까요. 그렇게 다른 집안일 문제는 정말 바로바로 해결 하셨었었는데 컴퓨터 고쳐달라고 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멍 하게 아무거나 해보시더라구요. 그러고 나면 고쳐진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면서 그냥저냥 컴퓨터 쓰고..

그때는 잘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버지도 컴퓨터에 대해서 까막눈이셨다는걸 깨달았었어요. 아버지도 살면서 일하는거에 치여 사셔서 컴퓨터 같은건 만져본적이 전무했고 당시에 저희집에 컴퓨터가 꼭 필요한건 아니었는데 제가 사달라고 떼를 썼고 그때 시기가 가정용 pc가 보급되던게 대세라서 기어코 컴퓨터를 사주셨지만 정작 어떻게 다루는지는 몰라서 컴퓨터 만지는 수준은 저랑 거의 비슷했고 고장나면 고칠수 없는것도 당연했죠. 그러다가 한번은 화면도 잘 안나오고 심각한 고장인 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어김없이 아빠를 불렀는데 도저히 고칠수준이 아니니까 그냥 "일단 놔둬봐라" 하시고 조금있다가 본체 뚜겅 열고 청소기 가져와서 앞대가리 때서 본체 안에 위이이잉~~ 청소기 땡기셨었죠ㅋㅋ;; (그때 문제는 하드디스크에 너무 많은걸 깔아서 시드라브 자체가 다운되서 부팅이 안되는거 였었습니다 ㅋㅋ) 

그냥 컴퓨터만 가르쳐달라고 저한테 말씀하셨는데 왜 갑자기 17년 전의 일까지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요 ㅋㅋ. 

지금의 저는 컴퓨터 부품따로 주문해서 조립도 하고 윈도우 자체도 알아서 깔고 리셋하고 굳이 컴퓨터 전문가 손길은 없어도 될만큼 컴퓨터를 만지게 되었습니다(지금 같은 정보화 사회에는 저같으신분 많으실겁니다).

과거에는 제가 아버지 어머니에게 모르면 다 물어봤는데 지금은 반대로 저한테 물어보는게 많으시니 흡족한 기분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아련하네요 ㅠㅠ 혹시나 제 손길 없는곳에서 나쁜일이나 사기라도 당하시는건 아닐지 하고 걱정하면서 챙겨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