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통해 나의 또다른 미래를 잠깐이라도 보게 된다면?

닉네임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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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져서 편의상 대부분 음슴체를 쓰는 것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렇게까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어서 어디다 올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여기에 올려봄쓴이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임.근데 요즘 너무 싱숭생숭한 꿈을 많이 꿔서 잠을 못들겠는데 오늘, 아 이제 어제인가..여튼 이 꿈은 좀 신기 해서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 처음으로 글 써봄..아는 사람들한테 하기엔 좀 망설여지는 얘기라 익명의 힘을 빌리는 것이니 그냥 가볍게 읽어줬으면 좋겠음.일단 이야기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 이야기는 트리거 요소를 가지고 있음.정신 질환이나 자살, 이런 것에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바로 뒤로 가기 누르고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함.진짜로 좀 내가 쓰고도 찝찝하기도 하고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도 먹먹해져서 그럼... 트리거 눌릴거 같으면 진짜 안봤으면 좋겠음.




























꿈에서 자주 가던 장소를 가보니 내가 알던 지인들과 2년 전의 나의 모습을 한 사람이 같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었다. 편의를 위해 2년 전 내 모습을 한 사람을 A, 잠들어 꿈을 꾼 주체인 나를 B라고 지칭 하겠음. A도 연습에 집중하다 B인 나를 보고 놀라서 멈춰서서 서로 마주 봄. 지금 생각해보니까 진짜 둘 다 나같이 놀라네. 내가 맞겠지만 어쨌든..그래서 지인들이 뭔일인지 상황 파악하다가 소란스러워지자 B인 내가 먼저 큰 소리로 '넌 누구야.' 하고 소리 쳤었지. 근데 주변 사람들은 A인 나를 변호하고 B인 나를 도플갱어라고 몰아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B인 내가 꿈 속에서 도착한 시간은 2년 전 내가 살았던 과거, 즉 A가 살았던 시간에 미래의 또다른 나인 B가 가게 된거임. 난 수많은 지인과 친구들이 A에게는 평소처럼 도닥여주고 위로해주면서 B인 나에게는 완전히 다른 태도로 배척하고 도플갱어 아니냐며 수군대는 태도가 무서워져서 밖으로 도망쳐 나왔음. 
B인 나는 그렇게 중간에 어디론가 가더니(중간 과정은 기억이 잘 안남..) 발걸음이 멈춘 곳은 우리 집이었음. 집이야 오래 전부터 이사 와서 살았으니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곳이었음. 그래서 B인 나는 어떡해야 하나 걱정하다가 일단 집으로 들어감. 여기서 걱정한 이유는 이 집도 2년 전 집일텐데 B인 내가 가면 도플갱어라는게  A인 내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들통날테니까..하지만 2년 전의 집일거라 생각했던 장소는 A인 내가 사는 2년 뒤의 시간, 즉 B인 내가 살아야 하는 장소였음. 
쉽게 말하면 A인 나를 마주하고 도망치듯 요리조리 기억 안나는 길을 오는 동안 B인 나는 2년의 시간을 워프해서 우리집에 온거. 
이 사실을 알게된 과정도 기상천외함. 
B인 내가 조심스럽게 내 방에 들어가니까 엄마가 있는거임. 그래서 B인 나는 '아 머리가 다른데 어떡하지;'(2년 전 A인 나는 투블럭에 파마머리를 했었음. 지금 B인 나는 생머리 단발) 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그와중에 핑계를 생각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중이었음. 근데 다짜고짜 엄마가 막 오열을 하면서 B인 나를 부둥켜 안았음. B인 나는 진짜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대로 어정쩡하게 안겨서 벙어리마냥 눈만 깜빡였음. 

엄마가 오열하던 모습은 태어나서 딱 두 번 봤는데 첫 번째는 어릴 때 우리 키우다가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신 외할머니 부르면서 방에서 울 때. 
두 번째는 내가 한 달간 여행 갔었는데 다른 나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과정에서 엄마한테 말씀 드린 약속 시간보다 세 시간정도 지체되어서 연락이 끊겼을 때. 그 때 엄마 대사관에 전화 해보고 혼자서 진짜 별 생각 다하면서 인터넷 뒤지고 다 하면서 나랑 전화 되자마자 숨 넘어갈 정도로 우셨음. 

근데 이번 꿈에서 마주한 엄마의 오열은 그거랑 차원이 달랐음. 현실에서는 어떻게 달랠 수라도 있었는데 이 꿈에서 날 껴안다가 얼굴 보고 다시 껴안고 오열하는 이 장면은 내가 뭘 어떻게 울음 그치게 하려고 할 수가 없는 그런 오열이었음. 진짜 그렇게 달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인건 난생 처음 봐서 그냥 어쩔 줄 모르다가 마주 꼬옥 안았음.여기에서도 이상했던게 난 분명 현실에서 엄마가 그렇게 울면 나도 같이 울었을텐데, B인 나는 놀라기만 했지 덤덤하게 엄마를 안아서 토닥이던거임.
아무튼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B인 내게 뭔 종이를 하나 주심. 그러면서 '너는 죽었는데 어떻게 여길 왔어.' 하면서 또 흐느끼시는거임.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종이 보고 갑자기 어지러워져서 눈 앞이 흐려졌음. 꿈이어서 어지러웠던건지 아니면 충격을 받아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음.나의 사망 사인이 적혀있는 뭔 서류였는데 거기에 '우울증으로 인한 (정확히 기억이 안나서 생략) 심장 쇼크' 이런 식으로 적혀 있는게 눈에 띄더라. 나는 그걸 보자마자 직감한게 실제로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한 사건이 이곳에서 동일하게 일어났고, 지금 A가 꿈이 아닌 실제 현실에서의 2년 전 나와 다르게 그 시도에 성공 했다는 것. 
후에 더 설명을 들어보니 병원에 도착 했을 때까지는 숨이 붙어있었는데 상태가 너무 악화돼서 심장에 무리가 가고 그렇게 사망했다는 내용이었음. 그러다가 2년 뒤에 B인 내가 평소마냥 현관문 비밀번호 열고 들어오니까 엄마는 처음에 헛것을 본 줄 알고 놀랐다가 날 안아본 뒤에 진짜 사람이니까(A가 아닌 B인 나였지만..)그렇게 오열을 하신거였음. 
그 뒤로 퇴근한 아빠도 2년 전과 똑같이 방문 열고 다녀오셨냐고 맞이하는 B인 나를 보더니 처음에 너무 놀라서 멈춰 계시다가 엄마와는 반대로 진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 강아지 왔냐?' 이러셨음.(평일 동안에 난 자취를 하는데 주말마다 집 가서 아빠 퇴근 때 맞이하면 항상 장난끼 가득한 웃음으로 우리 강아지 왔냐고 하심.)근데 이게 평소의 장난끼 하나도 없이 진짜 너무 기뻐서 짓는 눈물맺힌 미소여서 또 그거 보고 울컥했음.

도플갱어는 서로가 만나면 누구 하나는 꼭 죽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그 도플갱어를 마주한 뒤에 도망치다보니 이미 다른 애(A)가 죽은 뒤여서 다시 모든걸 덮고 내가 대신 살아가게 되었음. 뭔가 이상한걸 느낄 새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꿈이니까 비현실적인게 당연했고. (자각몽은 아니었음. 꿈 속에서는 그냥 수긍하고 살았다.) 부모님도 그냥 내가 살아있다는것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어서 나도 그걸 따랐다. 

그렇게 후반에는 기억이 안나다가(아마 그런 상태로 계속 지내지 않았을까.) 엄마한테 내가 어디 좀 다녀오겠다고 얘기했음. 당연히 엄마는 어디 가냐고 붙잡지. 원래 내가 어디 나갔다 온다 하면 언제 오는지, 어디가는지, 누구랑 만나는지 엄마가 물어보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하고 엄마도 '잘 다녀와라.' 이렇게 인사해줌. 
근데 그 날은 자꾸 날 안보내려고 막는거임. 어디 가는데 하면서 묻고. 근데 그와중에 B인 나는 내가 어딜 가는지 모르면서 자꾸 어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잠깐 다녀오겠다는 이야기만 했음. 그렇게 '다녀올게.' 하자마자 잠에서 깸. 그리고 난 10시까지 학교 가야 하는데 9시 50분에 일어나서 기겁하며 준비하고 나감.

사실 2년 전에 잠깐 가출하고 처음으로 혼자서 정신 병원 가서 진단 마치고처음에는 공황장애 약이랑 수면유도제를 처방 받았음(2주 뒤에 집에 다시 들어가고 가족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거의 1년 좀 넘게? 정도 약을 먹다가 어택은 괜찮은데 우울증 증세가 좀 심해져서 공황장애 약은 중단하고 후로 항우울제를 2달 정도 복용 했었음)그 2주가 되는 가출 기간동안 친구네에서 돌아가며 신세 지기도 하고, 한 언니가 감사하게도 자신의 집이 비니까 거기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줘서 나머지 1주 좀 넘는 기간은 거기에서 지냄. 그 과정에서 많은 심리적 힘겨움이 있었고, 하루는 자살 시도를 했었다. 그냥 세상은 다 똑같이 굴러가고 나 하나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만 들었다. 먼지같이 사라지고 싶고.. 계기가 있었던건 아님. 그냥 스스로 몸에 상처 내던게 점점 심해지면서 악화된거 같음.

그 때 살아남아서 지금 이 글 쓰고 있는거고..
꿈이었다면 이 상황에 처한게 아마 A였을거임. 다만 그 때의 나와 A의 다른 점은 A를 마주 했을 때에는 많은 지인과 함께였고 집에 있었는데그 시기의 실제 나는 가출 했을 당시에는 가족은 물론, 가출 하기 몇달 전부터 주변 지인과도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는 점. 연락이 되던 사람은 오로지 자기 집에서 자라고 하던 친구들과 학교 가면 만나는 사람들 뿐이었음.
지금까지 산 사람이 B인 나였는데, 아마 A인 나는 그 때 나와 다른 결과의 루트를 타서 꿈 속에서 사망한게 아닐까..쓰고 나니 너무 횡설수설한거 같아 미안함그냥 마음에 묻어두고 싶은데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싱숭생숭해서익명의 힘을 빌어 용기를 내 봄..아무리 기억에 남았다고 해도 꿈이기에 개연성이 떨어지는건 사실이라
이야기에 이해가 안되는 점이 충분히 있을 수 있음

하루종일 곰곰히 생각해보면서왠지 만일 내가 그 때 A인 나처럼 생명을 정말 잃었다면, 그 후의 가족이 겪을 모습을 잠깐 꿈으로나마 본게 아닐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음
아 그리고 덧붙이자면 지금은 약물 치료도 완전히 끝냈고
많이 나아져서 잘 살아가고 있음.
솔직히 그 때 어떻게 그랬던건지 믿기지 않을정도로
나름 성실하게 가끔 학교 가기 싫다고 욕도 하며 사는 평범한 대학생이니까
혹여나 걱정할 사람들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걸 얘기하고 싶었음.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네.
일단 이야기 읽어줘서 감사하고
오늘만큼은 다들 잘 잤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