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 클로버법 (럭키법)

구도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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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법



네잎 클로버(Four-leaf clover)는 세 잎을 가지는 토끼풀속의 기형이다. 예부터 전해지는 미신에 따르면 행운을 가져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 미신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대략 10,000번에 한 번 꼴로 네잎 클로버가 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5백만 개의 클로버를 조사한 결과 네잎 클로버가 핀 것은 5000번에 한 번 꼴이었다. 백분율로 따지면 0.02%에 해당한다.



“다음 소식입니다. 내년 2020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전역에 네잎 클로버 법, 속칭 럭키 법이 시행됩니다. 이 럭키 법은 헌법 10조,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시행령으로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을 국가가 나서서 보장하는 최초의 법안인데요. 건강보험과 같은 복지 개념이 아닌 행운권의 발행으로 행복 복지에 이바지하겠다는 명분입니다. 청와대 앞에 나와 있는 이대운 기자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시죠. 이대운 기자”

“네, 이대운 기자입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네잎 클로버 법이 시행되는데, 네잎 클로버 법이 무엇이며, 생활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려주시죠.”

“네, 네잎 클로버 법, 속칭 럭키 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말 그대로 세 잎 토끼풀 속에서 네 잎 토끼풀을 찾은 행운처럼 일상에서의 행운을 국가가 최소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제도인 만큼 시행령을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인데요. 맨 처음에는 국가가 관리하는 모든 기관과 공기업,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각종 시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1월 1일부터는 전국 고속도로와 수목원, 체육관 등 각종 생활 및 문화 시설에서 최소 0.02% 이상에 해당하는 확률로 ‘무료 이용’이 가능합니다.”

“무료 이용이라니 무슨 말일까요?”

“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확률적으로 무료 통과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왜 0.02%죠? 너무 낮지 않나요? 0.02%면 오천 분의 일인데요.”

“네, 숫자로만 보면 그리 높지 않은 확률인데요. 네잎클로버가 발견될 확률인 0.02%를 기준으로 적용해서 그렇습니다. 0.02%는 최소의 확률 보장이며, 특정 날이나 장소에서는 이 확률 %를 더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각 지자체와 공단에서 자유도를 가지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법안으로 인해 국민들은 얼마나 혜택을 볼까요?”

“네, 방금 말씀드린 고속도로 이용자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2016년 기준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420만 9천대가 전국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0.02% 확률을 적용해보면 하루 8만 4천대 가량이 무료 이용 혜택을 받게 됩니다.”

“와, 생각보다 많은 차들이 혜택을 보네요. 0.02%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이용자가 많다보니 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거군요. 또 무엇이 있나요?”

“네, 2020년 4월에 총선이 있지 않습니까? 그날 투표를 한 사람들 중에서 0.02%를 추첨하여 로또에 육박하는 금액을 지급해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투표를 한 사람들 중에서 말인가요? 대한민국 현행법상 비밀투표가 원칙인데, 이에 저촉되거나 위헌 소지가 있진 않나요?”

“네, 정부는 ‘선거를 독려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 투표 종료 후 투표용지에 적힌 일련번호 중 하나를 추첨해 당첨금을 주는 방식으로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여러 나라가 ‘선거 복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음을 예로 들었으며 지난 2006년 이후 꾸준히 법안 논의가 되어 왔던 ‘선거 복권 제도’를 이번에 럭키법과 함께 시행하는 것뿐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이러한 무료 이용이나 추첨과 같은 럭키법이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대중들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네,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비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재 정부의 방침은 이러한 럭키법의 시행을 국가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모두 적용되게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업이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대부분의 공산품들도 반드시 0.02% 확률로 ‘무료 제공’을 해야 하며, 이러한 제도로 인해 국민들의 소비가 활성화되고 증진되리라 보기 때문에 내수경제 활성화의 측면에서 예산 낭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 즉 마중물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도 모두 강제적 참여를 해야 한다면 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겠는데요? 어떻습니까?”

“네, 여기에 대해서도 정부가 입장을 발표해놓았는데요. 기업이 무료로 제공하는 부분에 대해서‘사회 공헌금 및 환원금’으로 인지한다고 합니다. 그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법인세 등의 세금 감면의 혜택을 제공하여 기업들의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렇군요. 한편으로 이러한 럭키법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도 있다는 반발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네, 아무래도 사람들이 ‘한 봉지 더’를 자주 접하다 보면 과몰입 하는 경우가 생기거나 행운만을 쫓아 유사 업종으로 빠지는 경우를 염려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정부에서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설 도박이나 카지노 업체에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100% 근절을 예고했습니다.”

“네, 그렇군요. 앞으로 버스를 탈 때나 과자를 사먹을 때 더욱 기대되는 마음으로 행동할 것 같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혹시 차를 살 때로 0.02% 확률로 ‘차량 무료 증정’이 가능한가요?”

“하하, 아닙니다. 최대 금액이 정해져 있어 삼백만원 이상의 고가품에 대해서는 미적용 됩니다. 풀밭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아 즐거워하듯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운을 국가에서 보장하는 것이 이 법의 목적입니다.”

“그렇군요. 제가 차를 바꿔야 해서 드린 질문인데, 아쉽습니다. 그럼 이대운 기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럭키법이 국민들의 입가에 미소를 드리울지,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