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는데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같아요

꽃길만걷게해주고싶어2019.12.19
조회952
주변에 털어놓고 얘기할 곳이 없어서 즐겨보던 판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며칠전 임신을 확인했어요
자궁이 건강치 못해서 처녀때부터 아이 가지기는 힘들거라고 난임판정을 받았던지라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아이가 찾아왔네요

남편은 물론 너무너무 좋아해요
하지만 저는 좋은것보다 무서운 마음이 너무 커서 그런건지 요며칠 내내 줄줄 울어요...

원래 저는 아이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난임인것도 있었지만 정말 엄마같지 않은 엄마한테 제대로된 사랑 한모금 받아보지 못하고 커서 나같은 아이를 또 만들까봐 그게 제일 무서웠거든요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줄 줄도 안다고, 아이가 생겨도 나처럼 지독하게 외롭게 만들고 혼자 울게 만들까봐... 아이보다 내인생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우리엄마같은 형편없는 엄마가 될까봐 너무 무서웠어요

얼마전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어요
엄마가 연락끊어버리고 남처럼 사는 언니 괘씸하다고 고소하겠다고 한다구요

저희집에선 난리가 났었죠
아버지도 사촌동생들도 고모들도 어릴때부터 떼어놓고 밥먹듯이 집나가고 어린애 엄마 가장 필요할때는 옆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엄마랍시고 엄마노릇 제대로 한번 한적도 없으면서 무슨 낯짝으로 고소를 운운하냐구요
너무 허탈하더라구요 어쩜 저렇게 한평생을 일관적으로 이기적인가 싶어서 눈물났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나는 난임이라 다행이다... 저런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내가 제대로 된 엄마가 될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갓스무살된 딸이 잠못자가면서 유학가겠다고 벌어오는 돈 모아주겠답시고 탈탈 털어가서 3년후에 정작 가야할때는 한푼도 남아있지 않아서 세상 무너지게 만들었던 그런엄마...

우여곡절끝에 유학가서 매일 일하고 돈벌면서 학교 다니고 집세와 학비, 생활비에 허덕일때 한푼 보태주기는 커녕 7년동안 단한번 와보지도 않았던 그런 엄마....

한국 돌아왔더니 아직 취직도 전이었는데 다달이 150씩 보내라며 닥달하던 엄마...
너무 지겨워서 연락 딱 끊어버렸더니 이제는 부양의무를 들먹이며 고소하겠다는 그런 엄마....

자라면서 단한번을 엄마가 챙겨준 생일을 보내본적도 없는 제가 정말 아이한테 좋은 엄마가 되어줄수 있을까요?
제가 정말 엄마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요?

남편은 너무 기뻐하는데 전 웃어지지가 않아요...
임신 사실을 알고서부터 며칠을 내내 남편 출근하고 나면 울기만 해요... 너무 무섭고 아이한테 미안해요...

저같은 사람도 아이 엄마가 되어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