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 어떡해...?

ㅇㅇ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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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때 우리 집에 왔어 우리 집이 세번째 집이었고

첫번째는 신혼부부네였는데 아기가 생기는 바람에 두번째 집으로 가게 됐고

두번째 집에선 원래 있던 강아지한테 밀려서 밥을 못 먹고 영양실조가 걸리는 바람에 온 게 우리집이었어

 

처음엔 낯 가리고 우리 가족들한테도 쉽게 마음을 안 열어주더라

정말 노력 많이 했어 우리는 널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

잘못한 일에도 혼내기보단 타이르는 방법을 택했었고

사소한 일 하나에도 잘했다 예쁘다 과하다 할 정도로 많은 칭찬을 했었지

3~4년쯤 지나니까 완전 내 껌딱지가 된 거야

잠시도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 집에 있는 시간엔 늘 나랑 같은 공간 내 옆, 내가 보이는 자리여야 푹 쉬는 아이였어

 

나는 원래 집에서 말도 잘 안 하고 우울하게만 있어서 길게는 일주일동안 집에서 한마디도 안 한 적도 있는데 하늘이가 우리 집에 오게 되면서 집 분위기도 밝아지고 강아지 때문이라도 한마디라도 더 할 수 있게 되고...

그냥 행복했어

 

근데 며칠 전부터 아프기 시작하더니 어제 저녁에 서 있다가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더라

그래서 오늘 병원에 갔는데 3일 안에 살 수 있는 확률이 30%밖에 안 된대

입원했는데 목요일까지 살 수 있을 확률이 30~40%래 치료하다가 무지개 다리 건널 수도 있대

이제 갓 10살 넘겼는데 당뇨 합병증이래

왜 진작 몰랐을까 너무 후회되고 미안해서 눈물만 계속 흐른다

주말에 피곤하다고 잠 더 잘 줄은 알았으면서 왜 더 많이 놀아주지 못했을까

나 조금 아픈 건 기겁하고 약 다 찾아먹으면서 왜 내 새끼 아픈 건 몰랐을까

그냥 계속 후회만 된다 좀 더 잘할걸 좀 더...

 

못난 주인 만나서 고생 많이 했지 하늘아

치료 꼭 잘 견뎌내고 혹시 못 견디더라도...

아니 치료 꼭 잘 견뎌내줘 꼭

누나랑 오래 살기로 했잖아 누나가 더 잘할게 하늘아

누나한테 와줘서 고맙고 진짜진짜 정말 많이 사랑해 하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