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한 지 벌써 5년 지난 드라마

ㅇㅇ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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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 힐미

(2015.01.07 ~ 2015.03.12)


연출 김진만 김대진

극본 진수완

출연 지성 황정음 박서준 김유리 오민석 등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버라이어티한 로맨스를 그린 힐링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기억해."


"뭐...뭘요?"


"2015년 1월 7일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한테 반한 시간."








 

"안 무섭습니까...제가?"


"그쪽이 누군지 제가 아직 잘 몰라서요. 실례지만 누구세요?

혹시, 폭탄 갖고 계세요? 그럼 혹시, 가죽잠바 갖고 계세요?

그럼...이름이 뭐예요?"


"이 얼굴을 하고, 이 눈빛을 한 저는...차도현입니다."












"왜, 두려워? 아니면 괴로워? 혼란스러워?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면, 그 고통과 직면할 자신 있어?"


"이건 허상이야."


"이제 와서 잃어버린 기억 따위를 찾아서 뭐하려고?"


"헛것이야. 망상이야. 착각이야."


"모든 진실에는 대가가 따르지, 너는 감당하지 못해. 그러니까 덮어,

너답게 조용히.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찌그러져서 살아가.


기억나? 그때도 넌 고통을 감당할 용기가 없어서 도망쳤지, 

그런 내가 널 대신해서 그 고통과 맞섰고.

알아들어? 내가 아니었으면 넌! 혼자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벌써 죽었을 거라고.

근데 누가 누구에게 허상이라고 하는 거야, 지금!"

 









"이 오빠는 니가 심히 자랑스럽다. 

존스홉킨스건, 재벌 주치의건, 다 능력이 되니깐 나오는 말 아니겠냐."


"능력은 무슨, 난...똥 밟은 탓에 어쩔 수 없이 새 운동화 사 신어야 하는 억울한 심정인데."


"그럼 둘 중에 더 이쁜 걸로 골라잡으세요."


"그러니까, 어떤 게 더 이쁜 건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잖아."


"니가 더 뛰기 쉽고, 도약하기 쉽고, 날기 쉬운 운동화 쪽이지.

없으면 내가 달아줄게. 그러니까...어느 쪽이든 자신 있게 선택해.

혹시 그게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덕분에 힘들고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더라도

좀 더 멋지게, 좀 더 우아하게 도망칠 수 있게. 

이 오빠가, 날개 달린 새 운동화 들고 니 뒤에 서 있을게." 











"다른 인격들한테 물어봤어? 다들 죽고 싶대? 살고 싶다는 인격은 없어?

그걸 물어보지도 않고 니 맘대로 죽겠다는 거야 지금?

니 맘대로 죽을 권리는 없어! 니 몸은 니 것만이 아니잖아!"


"그렇게 몸을 섞어 쓰니까 돌연변이 취급을 받는 거야."


"돌연변이가 아니야! 너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고! 

누구나 마음속에 여러 사람이 살아. 죽고 싶은 나와 살고 싶은 내가 있어.

포기하고 싶은 나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내가 매일매일 싸우면서 살아간다고!

넌 싸워볼 용기조차 없는 거잖아!


정신 차려 차도현! 정말 죽고 싶어? 그게 차도현씨 진심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런 사람이 그렇게 고군분투하면서 열심히 살아갈 리 없잖아!

나와. 숨지 말고 당장 나오라고, 차도현!"




 




 

"선택이 후회되거나, 힘들면 도망 와. 

고급스럽게. 우아하게. 힘차게 날아서.

알지? 최고의 선택은 바로 너의 선택이야."








"어쩐지 난 이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졌어.

나한텐 어떤 약점이나 실수가 있어도 보듬어주고 감싸줄 가족이 있지만,

이 사람한테는 아무도 없어.

나한텐 힘들 때마다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억과 추억이 아주 많이 있지만,

이 사람한테 그게 없어. 순간순간 시간과 기억을 잃으며 살아가.

나한텐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이 있지만,

이 사람은...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붙잡을 수가 없어.

그래서 도와주고 싶어. 이제 그만 성 밖으로 나오게 해주고 싶어.


그리고 알려주고 싶어. 친구가 되고 싶으면 손을 내밀고,

누군가 내민 손은 기꺼이 잡아도 된다는걸.

그러니까 응원해줘. 잘했다고 말해줘. 늘 그래줬던 것처럼"

 






"오리진씨는 내 안에 살고 있는 인격들이 안 무섭습니까?"


"뭐...조금 힘들긴 한데, 어쨌든 모두 하고 친해지고 싶어요. 

위로도 해주고 싶고, 해줄 말도 있어서요."


"위로와...해줄 말...?"


"앞으론 Kill me라는 말 대신 Heal me라는 요청을 보내라.

그런다 해도, 너희들은 죽는 게 아니라 여전히 이 안에 살아 있는 거다.


대신, 더 이상 흩어진 조각이 아니라, 

제자리에 꼭 맞춰진 퍼즐처럼 더 멋진 그림으로.

차도현이라는 이름의 더 멋진 사람으로."

 






"한 사람의 영혼이 파괴되는 학대 현장엔, 세 종류의 인간이 있어.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그 셋 중 하나만 없어도 불행은 일어나지 않아."




 


"니가 떠올릴 용기가 있을까, 그 기억을?"


"물론."


"니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 고통을?"


"물론이야. 니 기억은 곧 내 기억이야. 

니가 감당했던 고통은 곧 내 몫의 고통이야.

니가 했다면, 나도 해. 왜냐하면, 너는 곧, 나니까.

다시 말해줘? 나는 곧, 너라고."



 



"한 번 풀리기 시작한 기억의 실타래는 막다른 벽에 부딪칠 때까지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굴러갈 것이다. 그 끝이 어디가 되었든...

불행과 슬픔, 절망, 탐욕, 질투, 죄책감...그 모든 어둠에 잠식되더라도


부디 마지막만은 희망이기를, 그리고 행복이기를...소년은 빌고 또 빌었다."

 




"남자한테 첫사랑은 어떤 의미야? 쉽게 접히지 않는 거야?

접었다가도 다시 펼쳐 보고 싶은 거야? 접힌 자국이 있는데도 상관없어?"


"경우에 따라 다르지 뭐.

한 번에 접히면, 땡큐고. 한 번 더 펼쳐 보면 미련이고,

두 번 펼쳐 보면 슬픔이고, 세 번 펼쳐 보면 아픔이고...

그렇게 자꾸자꾸 펼쳐 보다 너덜너덜 해지면...

그렇게 마음이 찢어지는 거고,

찢어지면 또 무뎌질 때까지 견디는 거고. 그런 거지 뭐."






 


"요섭이 너 나랑 약속했잖아! 다시는 안 죽겠다고 했잖아!

당분간 죽을 생각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했잖아!


죽고 싶으면 죽어. 근데 내일 죽어. 내일도 똑같이 힘들면, 그다음 날 죽어.

그다음 날도 똑같이 고통스러우면 그 다음다음 날 죽어도 안 늦어.

그렇게 하루씩 더 살아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와.

그때 안 죽길 정말 잘했다 싶은 날이 온다고."





 


"먼 훗날...시간이 많이 흘러서 오리진씨가 나를 잊어갈 때쯤...

나를 떠올려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을 때쯤

혹시라도 오리진씨가 과거의 고통으로 괴로워하게 되거든 전해주십시오.


당신이 뭔가를 잘못해서, 혹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서, 학대를 받은 건 아니다.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사랑받아 마땅할 만큼 눈부시게 빛나고,

미치게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고...그러니까 잊으라고...

이제부터는 사랑만 받고 살아가라고..."






 


"세상 사람 그 누구도 자신이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선택하기 쉬운 방관자가 되죠.

눈 한번 질끔 감으면 적어도 자신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그 수많은 방관자 중에 단 한 명만이라도 눈을 떠준다면,

한 사람의 영혼이 완전히 파괴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차도현씨는 여자아이를 방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






 


"할머니시잖아요. 가족이시잖아요.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과거에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과거에 연연하는 사람들에겐 발전이 없는 법이지.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인데, 연연해서 뭘 어쩌자는 거지? 

알면 과거사가 바뀌기라도 하나?"


"그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할 순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하면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 있습니다.

제 말이 아니라, 카를 바르트의 말입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자유롭게 사는 게 뭔데?"


"음...남이 이렇게 살아줬으면 좋겠다 싶은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생긴 대로 사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

그렇게 살아도 안 혼나는 거."





 


"봤지? 언니는 이렇게 잘 컸고, 아주 잘 지내고 있어.

부모님 사랑도 많이 받고, 멋진 오빠도 있고, 친구도 아주 많고...

그러니까 넌 더 이상 지하실에 갇혀 있던 아이가 아니야.


내가 너를 만나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어.

그때 그 아저씨가 너한테 화를 낸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니가 나빠서도, 미운 아이여서도 아니야.

그건...그 아저씨가 잘못한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그러니까 이제 아파하지도 말고, 겁먹지도 마. 응?"


 




"어때요? 막상 열어보니, 별거 없지 않습니까?

이 가방 안에 폭탄이 들었을지, 금괴가 들었을지 열어보기 전엔 모릅니다.

내가 상상하는 만큼, 두려움의 크기도 결정됩니다.

공포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상상력의 산물이니까.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직접 확인하면 되겠군요."


"빙고. 그러니까, 이제 과거와 직면하세요.

이미 결정 된 과거에 상상력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상상력은 미래를 위해 남겨둡니다. 앞으로 만들어나갈 미래를 위해."


 




"우리한테 용서와 이해를 강요하지 마세요.


만일 내가 당신을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면,

그건 당신 때문이 아니라, 이 사람 때문일 거야.

왜냐면, 이 사람은 당신 대신 평생을 내게 미안해했고, 용서를 빌었고, 보호해줬으니까.


그러니까 당신은 그냥...그냥 기다리세요."


 


"누구나 마음 속에 어두운 지하실이 있다.

외면하고 방관하면, 그 어둠이 짙어진다. 

용기 내어 내려가 불을 켜야 한다.

혼자가 무섭다면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된다.

당신과 함께라면 무섭지 않다."













"인간에게 상처 입은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진심 어린 위로와 사랑뿐이라는 것을.

상처 치유의 가장 강력한 백신은 '사랑' 이라는 것을.

이 디스토피아적인 세상을 유토피아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랑이라는 것을.


초대장을 띄운다.

이 두 남녀의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힐링 타임에 함께 해달라고.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킬미, 힐미 공식홈페이지, 기획의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