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건 이후 남편이 미워요..

도와주세요2020.01.13
조회25,188
안녕하세요.

현명한 분들의 조언을 듣고자 글을 적어 봅니다.

연애 만4년, 결혼 만4년차, 돌지난 아기가 있는 워킹맘입니다.

25살에 27살인 남편을 만나 4년간 연애하면서 단 한 번도 싸운 적 없는 사이좋은 커플이었습니다. 서로에게 거슬리는 행동없이 바른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고 늦게까지 술자리가 있는 상황에도 누구랑 있는지, 언제 들어가는지 굳이 서로 묻지 않아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생활방식이라던지, 가치관, 경제관념 등 모든것이 어느정도 잘 맞았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흔히 말하는 뜨거운 사랑을 한 것 같지는 않고잔잔하고 편안한 연애를 한 것 같아요.

사건은 결혼한지 두달만에 일어났습니다.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신랑은 잦은 회식으로
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신혼이라 조금 서운하기는 했지만 연애 때 처럼 별생각 없이 이해하고 믿었습니다.
사실 믿었다는 표현도 어색할 정도로 의심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 날은.. 시간도 기억이 납니다. 새벽3시..
그 늦은시간 귀가하여 샤워를 하고 제 옆에 눕더라구요. 별로 취하지도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신랑 출근챙기면서 옷입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목 뒤에 키스마크 두 개가 선명히 있었습니다.

혹시 싸워서 생긴 상처인지, 피부트러블인지 다시봐도 모르겠어서 싸웠는지, 가려운지 물어봤지만 신랑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어제 어디갔다왔냐고 물었지만 상사들과 술을 마셨다는 답변만 남긴 채 출근을했고 그 선명한 자국이 생생해서 그날 밤, 그 다음날까지 추궁해서 답을 들었습니다.

노래방에서 여자들과 놀았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가 믿었던 사람이 키스마크가 생길정도로 노래방에서 놀았다니.. 이렇게 사람이 미칠수도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그때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신랑에게 차마 키스마크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어떻게 놀았냐고 묻자 노래하고 안고 놀았다고,,미안하다고 하는데..

평소에 워낙 표현력이 부족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라 그런지 잘못을 뉘우칠때도 말없이 고개만 떨구고 있는모습이 너무 싫었습니다.


말이라도 ..

다시는 안그러겠다.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
미안하다. 너만 사랑한다..

이런얘기를 듣고싶었는데 끝내 듣지를 못해서 하고싶은 얘기를 적어달라고 했습니다.

긴 편지 내용 중

'이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을만큼 살면서 잘할게.'

라는 문장이 깊히 마음에 새겨졌고 다시 행복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다시 예전처럼 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신랑이 조금만 늦어도 불안하고 예민해졌습니다. 저는 어디인지 언제오는지 자꾸 묻게됐고 신랑은 잘못하지도 않는데 죄인취급한다고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잘못을 했었으니까 내가 편안해질때까지 연락을 해달라
화를 내기도하고,
본인에게는 별일 아닐 수 있지만 나한테는 큰일이니
내마음을 치유해달라 애원도 해보고,
늦게오는 날 불안해도 꾹 참고 연락을 안해보기도 하고,,

혼자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봐도
마음의 병이 더 깊어지는것만 같았습니다.

다정한 말 한마디, 다정한 손길이면
치유가 될 것 같았지만..
그 사건 이후 쏘아붙이는 말투로 바뀐 제 모습에 신랑도 정이 떨어졌는지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연애마지막 1년동안은 장거리연애였습니다.
그때는 얼마나 자유롭게 놀았을까..라는 생각까지 들게되고
한치의 의심없이 연애한 내가 바보였구나..
신랑 입장에서는 그동안 편하게 살았는데 결혼하고 구속하니 숨이 막히겠구나... 싶었습니다.

신랑이 잘못을 하고 3개월쯤 지났을까요..
오히려 저에게 이혼을 하자고 했었습니다.
평생 죄인 취급을 받으며 살 수 없다면서요.

이혼..하자는 얘기를 들으니
신랑이 잘못했을때 보다 더 비참했습니다.
제 입장이긴 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신랑에게 심하게 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신랑이 좋아서 제가 약자가 되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눈물로 잠든 날이
늘어갔습니다.

그날의 얘기를 꺼내자니 신랑이 오히려 화를낼까봐 못하겠고,
묻고 살자니 애정없는 신랑때문에 외롭고..

잘 지내다가도 문득 떠올라 짜증을 내고
영문도 모른채 신랑은 스트레스를 받고..
악순환인 것 같습니다.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신랑은 편지의 내용처럼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를만큼 잘하고 있습니다. 집안일도 육아도 직장생활도 잘 해내고 있지만, 제 욕심인 걸까요?

연애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공허한 마음,
저를 보지않는 것 같은 신랑의 태도 때문에
너무 힘이듭니다.

잠자리도 제가 시작하지 않으면 거의 시도하지 않고, 임신때도 관계를 하지않으면 다른데서 딴짓을 할것만 같아서 몸이 힘들고 마냥 좋지않아도 억지로 시도한 날이 많았습니다.

여자로써 참담했습니다. 불안해서 더 많이 애정을 표현하고 사랑을 구걸한 것 같아요.


최근에 나 외롭다고 이뻐해달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했는데 그게 또 싫었는지 말이 없더라구요. 그 모습에 저도 빈정이 상해서 아무말 안했는데 싸우지도 않고 그렇게 말없이 지낸것이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싸움의 정상적인 형태는 아닌것 같아요.. 서로 감정이 상했을때 먼저 다가가서 손을 내미는 사람이 항상 저였었고 무슨말을 해도 결론은 같아서 이제는 저도 지치네요.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서 .. 일주일 전 제가먼저 얘기 좀 하자고 시도는 했었는데 이렇게 지내는게 편하다고 해버리더라구요. 서로 조금만 노력하자고 했더니 그냥살면되지 무슨 노력을 해야하는거냐고 해서 저도 말문이 막혔습니다.
신랑은 자존감이 높고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뒤로 또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지금은 꼭 필요한 말만하고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이혼하지 않으려고 과거일은 입밖에 꺼내지 않으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뉘앙스로 이야기하거나 그때일이 풀리지않아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평생 살꺼면 잊고 살아야할까요?
아니면 이제라도 다시 그 얘기를 꺼내서 그날 이후 달라진 저를 고쳐달라고 해야할까요..

이렇게 지내는게 좋다고 말하는 신랑한테
또 사랑을 구걸하는 것 같아서
대화의 시도조차 무섭습니다.
분명 또 애정없는 신랑의 태도에 상처받을테니까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지금까지 그깟일 못잊고 신랑한테 사랑구걸하는게 잘못일까요..

도와주세요.
잘 살고 싶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