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어보았구요...진심어린 조언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저도 아빠 말씀을 듣고 처음엔 의심 반... 여기에 글을 올렸어요. 답글들을 쭉 읽으며 내가 하던 고민이 쓸데없는 거였구나ㅜㅜ 느꼈구요...
결혼 다시 생각해 보라시던 아빠께 떨떠름하게 대답했는데 그 순간이 다시 생각나며 제가 왜 그랬는지...ㅜㅜ
엄마 얘기론 아빠가 여기저기 연락도 해보시고 (아마 시부가 아신다는 그 아빠 친구분들이었겠죠...) 밤새 뒤척거리시면서 잠도 못주무셨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저녁에 집에서 아빠한테 결혼 안하기로 결정했다 말씀드리니 그래 알겠다...하시며 제 어깨 한번 쓰다듬어 주시고는 방에 들어가셔서 한참동안 안 나오시더라구요ㅜㅜ 왠지 아빠 모습이 너무 쓸쓸해보이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ㅜㅜ 절 사랑해주시는 부모님들께 이게 무슨 불효인지...
나중에 방에서 나오시고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혹시라도 제가 결혼하고 나면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을까 생각을 하니 잠이 안오시더라며...ㅜㅜ
결혼 안하기로 결정했다니 마음이 놓인다고 하셨고 아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고민해줘서 고맙다 하셨어요...결혼하겠다 맘까지 먹었는데 저에게 힘든 선택이었을거라고... 아빠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딸에게는 항상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거라며 힘내라고ㅜㅜ 아빠 속 다 타들어가게 만든 딸인데ㅜㅜ 너무 죄송했어요.
마음을 결정한 이상 남친에게도 빨리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것이 맞는것 같아 내일 보기로 했어요.
답글을 쭉 읽으며 저도 이제까지 별 생각 없이 넘어갔던게 하나 둘 떠오르더라구요...
결혼식장도 저는 주차나 분위기 위주로 고르자고 했는데 남친쪽은 무조건 하객들 수용 많이 되는 곳을 원했었고 폐백에 올리는 음식도 제일 비싼거로 하자고 했었어요. 그정도는 양보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결혼하면 아마 이게 끝이 아니겠죠.
많은 분들께서 조언을 주셔서 저도...정말 정신이 번쩍 든 것 같아요. 정말 저 비유처럼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헤어진다는 걸 생각도 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마음의 정리가 되는 제가 좀 냉정한것 같기도 하고요.
다들 조언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내일 남친 만나러 가기 전까지 계속 열심히 읽고 맘 단단히 먹고 가겠습니다.
(본문)
안녕하세요.
지난주 상견례를 한 예신입니다.
상견례 도중 시아버님의 언행을 두고 저희집에서는 결혼을 걱정하시는데...다른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 글 올립니다.
음슴체로 쓸게요. 양해 부탁드려요!
남친이랑 나는 성격이 잘 맞아서 (둘다 집순이 집돌이, 요리 좋아함) 짧은 연애 기간이지만(1년 안됨) 결혼 준비를 하고 있음.
주말에 상견례를 함. 남친 집이 지방인데 남친 부모님이 너무 바쁘시다고 하여 남친 집 쪽으로 상견례 자리를 예약함.
사실 남친 부모님 제대로 뵌 것은 거의 없었음. 워낙 바쁘시다고 해서 자리를 잘 못만들었음.
근데 예비 사돈은 나름 대하기 어려운 사람 아님...?
우리 부모님 착석하시고 먼길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예비 시아버님(이하 시부)의 말까지는 참 좋았는데...
본인이 주말에도 항상 너무 바쁘다는 말로 본인 자랑을 시작하심ㅡ ㅡ;
자기가 이런 사람과도 친분있고 (시장 지역 유지 정치인 등...) 주말에 항상 모임이나 결혼식 참석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시부가 지금 다니는 회사를 평사원에서 나름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인데 본인의 그 일대기를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하심...ㅡ ㅡ;;
맨땅에 헤딩하고...어쩌고 저쩌고...
울 아빠 좀 당황한 표정으로 경청하심ㅡ ㅡ;; 상견례 자리니 다른 얘기로 주제를 좀 돌리려 하지만 시부는 기승전 자기자랑임...ㅡ ㅡ
솔직히 우리 울 아빠 경기고 서울대 나와서 나름 전문직인데... 근데 아빠 친구분들 본인들 학교자랑 그런거 한번도 못들어봤음. 그냥 모이시면 학창시절 얘기는 하시지만.
시부는 지방대 나오심. 학벌로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ㅜㅜ 본인 대학교 들어가는 얘기도 하시는데 (고등학교때 무슨 우등반? 이었다...뭐 이런 얘기까지ㅜㅜ) 그게 그렇게 상견례 자리에서 해야 하는 이야기인가?ㅜㅜ 싶었음.
시부가 으쌰으쌰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매일같이 회식으로 부하직원들 사기 올려줬다. 이런 얘기가 나올쯤 아빠 얼굴을 봤는데 약간 기분이 나쁜 티가 났음ㅜㅜ
아빠가 한국식 회식문화 정말 싫어함. 예전에 술 강요하는 선배때문에 위랑 간 다 버리고 엄청 고생하신 적이 있어서...
시부가 자기 성격이 불같아서 자기 화나면 냉장고랑 티비 다 부순다는 얘기를 들으실 때쯤에는 진짜 화나신 것 같았음ㅜㅜ
시부가 또 경조사 얘기 꺼내며 자기 인맥과 친분을 과시하자 아빠가 참다참다 '아 XX이~~ 제 친구인데 잘 아시나 봅니다~^^' 이러셨고 시부는 그 후로 말수가 좀 줄더니 (내 착각일수도 있음) 드디어 자랑잔치가 끝이 남.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상견례 끝났고, 운전 내내 아빠는 말없는 채로 돌아오심ㅜㅜ 이때 사실 너무 화가 나서 엄마와 나에게 시부 얘기 하기 시작하면 뒷목잡다가 사고날까봐 참고 겨우 운전하신거라고ㅜㅜ
아빠가 집에 돌아와 나를 붙잡고는 결혼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심.
남친 첨 봤을때 넘 순하게 보여 결혼해도 내가 맘 아플 일 없겠다 생각하셨는데..
지금 보니 순한게 아니고 아버지 기에 눌려 애가 그늘진 것 같다고 하심. 결혼하면 시부같은 성격 나올것 같다고 다시 생각해 보라 하심...
아빠는 자기 주위든 어디든 나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은 정말 많다고...항상 겸손하라고 하시는데...시부처럼 자기자랑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함. 본인이 그 지방의 왕인마냥..ㅡ ㅡ
시부가 친분있다고 얘기한 사람들 중 몇몇은 자기 친구, 후배인데... 그 친구들 성격상 그 시부와 그렇게 친한 사이 아닐거라고. 다 허풍일거라고 하심.
남친은 상견례 후 별 말이 없고...ㅜㅜ 나도 마음이 심란ㅜㅜ
남친은 정말 착하고 성실하고 그런데ㅜㅜ 하...
조언 부탁드려요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