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남친이 연애 2년 중단하제..

ㅇㅇ2020.01.15
조회2,384

전 올해 고2 올라가고, 남친은 고3이 됩니다.
밑에 얘기는 쓰기 편하게 음슴체로 쓸게요.

남친과 처음 만난건 학기초 동아리 홍보기간이었음. 학교 중앙 게시판에 붙은 동아리 홍보 포스터를 구경 하고 있었는데 동아리 회장인 남친이 옆에서 포스터 하나를 콕 집으면서 "이 동아리는 어때?" 라고 함. 그때 보고 너무 내 이상형이라 첫눈에 반함

남친과 친해지고 싶어서 그 동아리에 가입을 했음. 친구랑 같이. 그 동아리 특성상 여자가 극 소수였음. 물론 내 희망 전공과 연관된 동아리라 들어간거임.

동아리 회장으로서의 남친은 리더쉽도 있고, 특히 인원수가 적은 1학년들을 잘 챙겨줬음. 1학년 중 유일한 여자인 나와 내 친구는 더더욱 신경을 써줬음. 고민상담같은 것도 잘 해주고, 마주치면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도 해줬음. 그 모습에 두번 반함.

첫눈에 반해 동아리에 가입했던 날부터 먼저 페메를 걸었음. 그렇게 두달여간 선후배사이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내가 뜬금없는(?) 순간에 고백해서 사귀게 됨.

그렇게 사귀게 된지 200일이 좀 넘음. 사귀는 동안 난 전교권인 남친에게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늘 조심했음. 선생님들의 기대를 받고있는 인물 중 하나인 남친은 시험기간만 되면 극도로 예민했음. 물론 평소엔 천사임, 천사

나도 성적이 남친만큼은 아니더라도 괜찮게 나왔고, 비슷한 계열로 진학하는 남친이 쪽집게 과외도 많이 해줘서 성적이 괜찮은 편임. 그래서 둘다 시험기간에는 최소한의 연락만 했음. 서로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였음.

남친의 추천으로 같은 독서실을 다니고 남친이 집에 데려다 주는게 시험기간 유일하게 우리가 만나는 시간이었음.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데이트하는데 큰 돈이 들지는 않았음. 주로 산책을 하거나 놀더라도 각자 2~3만원씩 챙겨와서 그 돈만큼만 썼음. 기념일도 생일, 100일, 크리스마스 정도? 200일은 편지만 주고받았음. 데이트날도 늘 남친 스케줄에 맞췄음. 난 늘 남친을 배려했음. 남친이 하자는 대로 했음

성격이 밝고 뒤끝없는 남친과 나의 자잘한 배려(?) 덕에 사귀는 200여일간 한번도 싸운적이 없는데 어제 밤에 처음으로 싸웠음.

이유는 남친이 고3이 된다는 것 때문이었음. 남친이 어제 갑자기 무게를 잡더니 자기 입장을 털어놨음.

자기가 이제 고3이 되기 때문에 나에게 신경을 못써주고, 우리 관계가 소홀해질 것이라는 것.
자기에겐 이제 1분 1초가 아쉬운 시간이라는 것. 시험기간에만 예민했지만 이제 수능전까지 매일 예민할거기 때문에 나와 싸움이 잦아질거라는 것.
싸움으로 인한 감정 낭비와 시간 낭비는 자신에겐 사치고 손해라는 것.

남친은 돌려돌려 말했지만 핵심은 저거였음. 저렇게 얘기해놓고 마지막에 내게 우리 2년동안만 헤어져있자는 거였음. 내가 수능을 치는 내년까지. 둘다 열심히 노력해서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음. 헤어져 있는 2년동안은 절대 그 어떤 여자와도 만나거나 연락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했음. 이렇게 얘기하는건 아직 날 사랑해서, 날 위해서라고 했음.

난 이 말을 들었을때 너무 기가차고, 황당해서 눈물만 흘렸음. 나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던 일이었음. 올해도, 내년도 그냥 이렇게 지내면 된다고 생각했음.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을 지켜가면서.

나는 그런 나의 생각을 울먹이면서 말하고 싶지 않아서 집에 들어가 생각을 정리한 후에 남친에게 카톡을 보냈음.

우리 둘다 서로를 위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가 작년 서로를 위했던것 처럼 올해도 그러면 된다고, 내가 한발짝 뒤에서 응원하고 서포트해주겠다고, 오빠가 공부하다가 지칠때 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고 뭐 이런 얘기들을 구구절절 했음.

쓰면서도 계속 울었고, 지금 이걸 쓰면서도 눈물이 남. 남친은 끝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이해하는척, 받아들이는 척 하고 있음.

친구들은 그냥 남친이 내게 마음이 떠난거라고 먼저 헤어지자 말하라고 함. 그렇지만 난 남친을 너무 좋아함. 남친이 없는 하루를 상상할 수가 없음. 학교에서 남친을 보고 모른척 그냥 지나갈 용기도 없음.

연애를 하면서도 서울에 이름 들으면 감탄할 대학에 잘만 들어간 친오빠가 있는 나로서는 남친의 생각이 너무 밉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해가 안됨..

나는 헤어져야 할까, 2년동안 연애를 중단(?) 해야 할까, 아님 남친을 계속 붙늘고 있어야 할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