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 44-45

독백200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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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되어 개강을 했다. 나는 3학년 이고, 해우는 1학년에 복학했다. 1학년 1학기만을 마치고
곧 바로 입대를 했기때문에...

 

" 이해우 같이 가."
" 알았어. 빨랑 타. 우리 하늘이 기다린단 말이야."
" 되게 머라한다 너."
" 늦을까봐 그렇지. 근데 너랑 하늘이랑 같은 수업있는데 넌 왜이렇게 꾸물거려?"
" 그 교수님은 출석 잘 안부르신단 말이야."
" 그렇다고 늦게 가냐? 여튼 우리 하늘이 늦으면 안돼."
" 알았어."

 

녀석이 두고간 럭셔리 렉서스 컨버터블. 지붕이 없는 차를 컨버터블이라 한다고 은별이에게 배
웠다. 여튼. 녀석이 두고간 이 차 덕에 모두들 호강한다. 해우도. 나도. 하늘이도...

 

" 누가 앞에 타래? 뒤에 타."
" 안그래도 뒤에 탈꺼야."

 

해우는 아침마다 나와 하늘이 모두를 태우고 학교에 갔고, 언제나 앞자리. 보조석은 하늘이의
차지였다. 혹시라도 앞에 엉덩이라도 붙일라 싶으면 가차없이 큰소리를 쳐댄다. 이해우. 나두
치사해서 안 앉는다.

 

몇 분 안가 하늘이네 동네에 도착했다. 하늘이는 내게 웃으며 인사했고, 나 역시 대충 인사를
했다. 내 앞에 앉아 있는 하늘이... 그리고 갑자기 든 엉뚱한 생각... 만약 운전석에 해우가 아
니고 녀석이 타고 있었더라면 내가 그 자리에 앉았을까? 하는...그런 엉뚱한 생각...여튼 일주
일 간의 만남이었지만 녀석은 내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아직까지는 해우가 너무나도 아니 이세상에서 제일 좋지만 이제는 더이상 해우와 하늘이가 사
이가 나빠져서 해우가 내게 오길 바라는 그런 유치한 기도는 안하기로 했다. 기다리기로 했다.
해우가 내가 좋아져서 나에게 올때까지... 그때가 언제가 된다해도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 새우야"
" 뭐?!"
" 후후-"
" 뭐야. 그 느끼한 웃음은?"
" 우리 땡땡이 치면 안되나?"
" 무슨 소리하는거야. 안그래도 너 때문에 우리 하늘이 강의시간 늦게 생겼는데"
" 아잉- 가을인데... 가을소풍 안가나?"
" 우웩- 아침 먹은거 다 넘어오네. 그 목소린 뭐냐? 그리고 지금이 가을소풍 갈때야?"
" 가기 싫음 말지 뭘 우엑- 은 뭐냐-"
" 야. 그런것도 어울리는 애들이 해야지. 우리 하늘이 같이 맑고 고운 목소리의 소유자가 하는
거야. 하늘아 해봐. 너가 해봐"
" 아우- 몰라아-"

 

켁... 김하늘... 저보다 얄미울 수는 없었다. 그걸보고 헤벌레 하고 있는 이해우도 똑같다. 그리
고 학교에 도착했다.

 

" 뭐야? 휴강이잖아?"
" 어머. 갑자기 휴강이네?"
" 거봐. 이해우. 뭐야!! 내가 가을소풍가자고 했지?"
" 야. 내가 휴강할줄 알었냐?"
" 몰라몰라몰라. 오늘 강의 이거 하나 밖에 없었는데 나 머리두 감았단 말야. 이대로 집에 갈 순
없어!!"
" 얘가 오늘 아침엔 왜이래. 너 뭐 잘못 먹었지?"
" 우엉엉. 가을 소풍-"
" 어이구. 점점. 어디서 앙탈이야!"
" 가자 가아자-"

 

나는 최대한 참아가며 해우에게 갖은 애교를 부려댔다. 물론 날아오는 건 분명 욕이라는 걸 알
았지만 난 포기 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 동네사람들 여기 있는 곰탱이가 미쳤어요-"
" ......."

 

할말을 잃었다. 하늘이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키득키득 웃어댔고, 난 동물원 곰탱이가 되버렸
다. 하지만  곰탱이든 원숭이든 뭐든 상관없었다. 결국 우린 오늘 가을소풍을 가게 됐기 때문
에... 해우는 강의가 두개나 있었는데 가고 싶다는 하늘이의 한마디에 강의 두개를 다 땡땡이
치기로 했다. 여튼 내 목표는 오늘 가는 가을소풍이었으니 오늘의 목표는 달성된 셈이었다.
아자. 가자. 가을소풍!!

 


# 해와 달 45


차를 타고 한시간 반쯤 달려가면 속리산 국립공원이 있었는데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그곳.
고등학교 때 소풍으로 한번 가본 적 있는 속리산. 문장대를 세번 올라가면 오래 산다나? 헌데
유독 산을 싫어했던 해우. 난 해우를 끌고 문장대에 올라가기 위해 해우에게 뻥을 쳤다. 문장
대에 세번 올라가면 예쁜 마누라를 얻게 된다고...

단순한 해우. 그말을 믿고 하루에 세번을 올라가도 되냐며 마구 달려 올라가던게 생각이 난다.

 

" 우리 오늘 문장대 가면 두번째 올라가는 거지?"

" 너 문장대까지 가려구?"
" 그럼. 그래야 세번을 올라가지."

 

설마 싶었다. 아직까지 그걸 믿고 있을까 하는...

 

" 여기 세번 올라가면 오래산다는 말때문에?"

하늘이가 웃으며 해우에게 말을 했다.

" 어? 세번 올라가면 오래 살아? 왜? 아닌데? 문장대 세번 올라가면 예쁜 마누라 얻게 된다고
그러든데?"
" 그런말이 어디있어. 후훗..."

 

하늘이가 가볍게 웃었다. 해우앞에서는 꼭 이뿐척하면서 웃더라. 췟...

 

" 아냐. 누가 그랬는데...누가 그랬더라? 여튼 진짜야. 세번 올라가면 예쁜 마누라 얻게 된댔
어. 곰탱아 너두 들었지?"
" ... 어?"
" 누가 그랬는데... 이상하다... 누구지? 누가 그랬는데..."

 

해우는 기억을 못하는 듯 했다. 바보야. 그거 내가 해준 얘기잖아...

 

" 나두 들은거 같은데... 중현이가 그랬나?"
" 그런가? 근데 중현이 자식이 그런걸 다 아나?"
" 아마 중현일꺼야. 원래 잡학상식은 강중현이잖아. 하.하."
" 그런것도 같고. 그 놈인가 보다. 여튼 예쁜 마누라 얻는다고 했어."
" 응."

 

내가 거짓말 했다는 걸 알면 해우는 날 가만 두지 않을 거다. 다행히 기억을 못하기에 고등학교
우리 독수리 오남매 중 중현이 놈을 팔았다. 미안해. 강중현... 나도 살고 싶어...

 

우린 한시간을 넘게 땀을 흘리며 산위로 올라갔다. 오늘따라 왜이리 힘이 든거지? 고등학교때
만 해도 날라 다녔는데... 벌써 늙었다고 티나는 건가... 같이 가자 이해우...

해우는 힘들다는 하늘이의 손을 잡고 올라가고 있었다.

 

" 이해우. 같이가-"
" 빨랑와 곰탱아"
" 같이가자구- 나... 헉헉... 진짜... 힘들어..."
" 그러게 평소에 운동을 해야지!"

 

또 쿠사리만 먹었다. 말을 말아야지. 그리고 삼십분을 더 올라갔다. 도대체 문장대는 언제 나오
는거야...

 

" 해우야... 가...같이가..."
" 빨랑 오라니까-"

 

이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말에 대꾸하고 있었다. 너무해 이해우. 그리고 또 한시간을 더
올라가서야 문장대라는 글씨를 볼 수 있었다. 다왔다. 장하다 반달!

 

문장대엔 더욱 무시무시한 계단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쇠계단. 아슬하슬하게 바위 위로 올라
갈수 있게 연결되어 있는 계단... 갑자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새 고소공포증이
생긴 것도 아니었는데 산 아래를 쳐다 볼 수도 없을 만큼 떨려왔다.

 

" 이해우. 나 무서워"
" 야- 말이 되는 소릴 해. 너 고등학교때 니가 나 끌고 여기 올라왔었어. 기억 안나?"

 

그땐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구... 해우는 하늘이의 손을 꼭 잡은 채 문장대 꼭대기에 있
는 바위에 까지 올라갔다. 나는 거의 계단에 매달려 기다시피 간신히 도착했고, 둘은 산 공기를
마시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후회가 됐다. 내가 오자고 한거였지만 둘의 데이트를
방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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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에구...오늘은 살짝 무리했어요. 8편인가...꼭 버릇이 짧게 짧게 써서 편수만 많아지는...ㅎㅎ

여툰..즐거운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