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고 이기적이라는 회피형 남자, 제가 잘못한 건가요?

김리2020.01.21
조회26,185

방탈 죄송합니다. 이 게시판이 제일 활성화되고 좋은 조언을 남겨주시는 것 같아 글 남깁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적을테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20대 후반 커플입니다. 

남자친구랑 만난지는 4개월정도 되었음. 처음부터 지금까지 동일하게 말로 하는 표현을 제외하고는 행동은 만족스럽지 않았음. 즉..변한게 없음. 말만 하지 행동으로는 느껴지는 게 그닥 없었음. (근데 이건 내가 섬세한 편이고 남자친구는 둔한 편이라 객관적이지 않다고 봐서 생략하겠음) 처음 만났을 때부터 독특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게 정상적인 관계인지 내가 예민한 건지 궁금해졌음.

여기서 독특한 사람이라는 건, SNS를 절대 하지 않고 극도로 개인정보 유출을 꺼림. 예를 들어, 구글로 검색할 때 반드시 로그아웃을 하거나 배달앱 같은게 카드 번호 적는 걸 싫어해서 배달을 안해먹음, 이건 그러려니 하는 부분인 게 저희 둘다 유년 시절을 독일에서 보내서 독일은 이런 사람들이 많음. 근데 내가 이해 안가는 건 전화를 안함. 자기 부모랑 떨어져있어도 전부 메세지로만 하고 남들이랑 전화하는 꼴을 본적 없음. 반면에 나는 문자<전화일 정도로 매일 문자하는 것 보다 일주일에 4~5번 전화하는게 낫다고 봄. 이런 나의 선호에 대해 말했지만 소귀에 경읽기임. 절대 먼저 전화하지 않음. 내가 전화하자고 하면 그때야 함.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핸드폰도 절대 안 보여줌. 보여달라 한 적도 없지만 교묘하게 항상 화면이 안보이게 핸드폰을 함. 그 각도... 굳이 그렇게 할 필요 없는데.... 나도 쿨한 편이라 처음엔 신경 안쓰다가 묘하게 거슬림. 그치만 거의 외국인이나 다름없어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존중해줄 부분은 굳이 따지지 말자고 생각함.

장점을 말하자면 사랑한다, 보고싶다, 애정표현을 잘 하고, 워낙 말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남들한테 이야기 안하는 걸 저한테 많이 하고는 함. 그리고 나를 절대 컨트롤 하려 하지 않고 자유를 존중해줌. 나도 일-집 뿐이라 신경쓰이게 한 적이 없음. 

만난지 좀 지나서 본인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는 거라 말했음. 저는 한 번도 결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남친은 쭉 너랑 결혼하고 싶다. 라고 항상 말함. 나는 연애 경험이 많고, 남자친구는 딱 2번 정도라 미숙해도 귀엽게 넘어갔음.. 정말 여자에 대해 1도 모름. 전 여자친구들이랑 무슨 대화를 하면서 만난 건지 싶을 정도. 

그러다 싸운 이유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됨. 남친은 쉐어하우스(?) 같은 곳에서 살고 나는 혼자 자취함. 그래서 주로 우리 집에 와서 밥을 해먹음. 근데 남자친구가 입맛은 또 아주 한국적이라 무조건 한국음식만 노래를 부르는데 한국 요리를 잘 못함. 그래서 항상 내가 요리를 해주면 같이 먹는 형식임. 

내가 빡친 건 한번도 설거지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안함. 내가 분명 처음에 “처음이니까 널 손님으로 초대한거고 오늘은 내가 할게, 다음부터는 설거지 해” 했는데 다음부터 묻지도 않음. 한 10번 넘게 우리집에서 밥 먹고 설거지 한번을 안함. ㅎㅎ 이건 내가 언제까지 이러나 하고 지켜보다가 나중에 이야기 하니까 “아 이제 할게; 됐지? 우리 지금 사소한 걸로 너무 싸우고 있어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라고 대답함.....

두번째 이유는 남친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나는 외식만큼은 서양 음식 먹고 싶어함. 근데 거짓말 안 치고 한번을 제외하고 매번 한식 먹으러감. 내가 분명 좋게 좋게 “나는 아메리칸, 멕시칸 등등 좋아한다” 했더니 “한국에 있는 아메리칸 음식은 진짜가 아니야.. 그리고 나는 아메리칸 푸드에 관해서는 까칠한 입맛을 가지고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남자친구 어머니가 미국인임 그래서 지는 언제든 집가면 먹는 음식이라 관심 없는 듯). 여튼 이것도 그러려니 맞춰음.. 내가 음식에 까탈스럽지 않았기 때문임.

그러다 어느 날 남친이 또 내일도 한국음식 먹으로 가자길래 순간 화가나서 “너 내가 멕시칸 푸드 좋아하는 거 몰라?” 했더니 “아 그럼 먹으러 가면 되지ㅋㅋㅋ” 라고 대답함. 문제는 그동안 이렇게 말하고 안감. 그래서 “너 말고 내 친구랑 가는게 빠르겠다”라고 하니까 “잘자라..”라고 답장 옴. 뜬금없이... 

싸움을 싫어하는, 아니 싸움이 왜 필요하냐고 말하는 인간인 건 알았지만 내가 어렵게 불만인 점을 입 밖으로 꺼냈는데 자라고? 여기서 폭발했지만 워낙 자.기.만.의.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라 일단 넘어감. 

다음날 퇴근하고 전화하니까 받자마자 끊어버림. 뭐지? 하고 문자로 무슨 일있냐 했더니 아니, 바빠. 이러고 그 뒤로 답장 안옴. 참고로 남친이 워낙 전화를 안해서 이렇게 랜덤으로 전화한 거 오랜만임. 근데 받고 바로 끊으니까 나도 화가 남... 차라리 첨부터 안받으면 몰라도. 

그래서 원래 항상 그 이의 장단에 맞춰주다가 처음으로 내가 돌발 행동을 함. 받을 때 까지 계속 전화 함. 근데 웃긴게 전화는 안 받고 짤막하게 문자로는 답장 함. 전 외국인 남자친구도 이런 적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랑 있을 때 전화받는게 굉장히 실례라는 생각이 있음) 내가 진짜 화났다는 걸 알리려고 “너 30분내로 나한테 전화 안하면 너랑 이야기 안해”라고 했는데 안 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시간 뒤에 전화하니까 자기는 원래 남이랑 있을 때 통화한 적이 없다고.. 알면서 왜그러냐고.... 그래서 정말 마음 속 쌓아두었던 말을 해버림. 헤어지자고. 너랑은 끝이라고. 

나도 잘못인 거 앎. 근데 그동안 쌓아왔던게 __ 터지는 터진 느낌..? 내 전화를 계속 거절 (부재중이 아니라 거절)하는 도중에도 제발 내가 너의 우선순위인 걸 알게 해달라고 말함. 근데도 미안해...친구랑 있어 라고 함. 

그동안 아무도 이자식한테 전화를 안 걸고, 얘도 누구랑 전화하는 꼴을 본적이 없음. 근데 내가 최후의 통첩을 날렸는 데도 왜이렇게 오바하냐는 식인 건 받아들일 수 없음. 그래서 카톡 차단해버림. (전날 분명히 너 연락 안하면 카톡 차단한다고 함). 다음날 메세지로 연락와서 “너가 오바했다고 생각하지?”라고 해서 “아니.”라고 하니까 피식 웃음... 그래서 하나하나 설명하니까 돌아오는 대답. 

“사랑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지 왜이렇게 사소한 거 하나 하나 다 따지고 드냐. 설거지, 전화좀 해달라, 레스토랑 등 그런거에 집착하지 마라. 너랑 나는 정말 다르다” 그리고 “그래 나 다음 남자친구는 니 기대를 충족시켜줄 사람 만나라. 나는 항상 못난 놈이고 너는 완벽하지.”라고 함. 순간 벙쪄서... 그러더니 지금까지 연락 안 옴. 아 물론 나도 안함. 



남친은 제게 나 스스로에 대해 잘 생각해 보라고 하던데... 
제가 정말 잘못한 건가요? 제가 한마디 말도 없다가 갑자기 터진 게 아니라 설거지 제외하고, 전화 패턴이나 식당 혹은 그외 자잘한거 정말 돌려가며 잘 말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 보면서 '잘 대화하는 법’ 따라서요... 우리 맨날 하는 데이트 보다 다른 곳도 시도 해볼까~? 라면서요. 

참고로 남자친구는 전 여자친구들이랑 한번도 진지한 대화를 해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성적 취향 (이건 좋다, 저건 싫다 등)이나 잠자리에 대한 진솔한 토크나, 심지어 나는 너의 이런점이 좋아/싫어 하는 것도 없었대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니면 끝... 

결혼도 그런 식으로 유지가 되나요? 저는 어떻게 싸우냐가 얼만큼 사랑하냐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저도 갑자기 많이 화를 낸 것 같아 미안하지만... 전부터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항상 은근슬쩍 다른 이야기를 하거나, 실실 웃으면서 별거 아닌 것 처럼 대답했습니다. 

어렵게 꺼낸 이야기를 남친은 웃으면서 “너가 오버한거라고 생각 안해?”라고 하는데... 화가 머리 끝까지 나네요. 그리고 “나는 너한테 한번도 불만을 이야기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너는 항상 나한테 불만을 말한다.”라고 하더라고요. 항상 미래/겨혼에 대한 이야기를 주구장창 늘어놓던 그이였고, 바람 피는 건 죄악이라고 하던 그였지만 정작 제가 사랑받는 느낌이 들지 못하니 아무 소용이 없네요. 결국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사람만 되어버렸어요. 너무 단호하게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쓰다듬 받는 걸 좋아하는데 자기 머리도 못 만지게 했고요. 너무 가까운 것 같다면서요.... 소시오 패스인가요....?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자는 마인드가 좋은 것 만은 아니겠죠?

그만 두는게 맞겠죠? 



**추가 정보: 돈에 관해 우리는 항상 더치페이임. 이건 당연한거라 상관없지만; 내가 집에서 요리해주고 설거지한 노동 생각하면 내가 더 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