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은 그래도 친정 오셨잖아요.

며느리2020.01.21
조회147,570
저는 시댁과 오분 거리에 삽니다.
제 친정 역시 같은 지역이고 차로 20분 걸리네요.

형님(남편의 누나)은 멀리 살아요.
여긴 지방이고 수도권에 사시거든요.
동서네는 형님네 집에서 한시간 거리(경기권?)에 살구요.

형님네 시댁은 우리 시댁에서 한시간거리예요.
그래서 형님네는 본인 시댁도 친정도 자주는 못 오십니다.
항상 절에 본인 시댁 들렀다가 친정 왔다가 집으로 올라가는 동선이구요.

저는 친정이 가깝다보니 명절 차례지내고 제 친정 가있을때도 항상 형님 오시면 불려갔어요.
얼굴 보라구요.
무슨 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건만…


몇해 전엔 동서가 명절에 내려왔어요.(멀어서 자주 안 봅니다) 일년에 한번쯤 주말에 잠깐씩 다녀가는데 그 해는 명절에 왔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욕심이 생겼나보더라구요.

차례 모시고 아침 먹고 각자 갈길 가려니, 오랜만에 다 모였는데 니 시누 이따가 오니까 얼굴보고 가라구요.
동서는 그냥 가고 싶어했지만 도련님(아직 서방님이라 못 부르겠습니다. 도련님보다 더 안 나오는 서방님ㅜㅜ)이 그럼 누나 얼굴 보고 갈까? 하고 주저 앉았어요.
제 남편 역시 그럼 그럴까? 하더니 20분 걸리는 처가댁을 안 가데요?

저야 혼자서라도 가도 되지만 제가 가면 혼자 남을 동서가 신경쓰여 저도 그냥 있었습니다.
어차피 갔어도 또 얼굴보러 오라고 전화 올 거 아는지라~

점심까지 먹고 네시가 다 되어서야 형님네가 오셨어요.
점심때쯤 제가 일부러 시부모님이랑 도련님 들으라는 식으로 동서도 친정 가봐야 되지 않아? 지금가도 늦겠다~~ 라고 했다가 시부모님께 혼났어요ㅡ.ㅡ
어디 시누 얼굴도 안보고 가냐구요.
동서는 점점 울상이 되어가고

그렇게 네시쯤 오신 형님께서는 대문 열고 들어오자 마자 제 시어머니께 자기 시댁 욕을 하네요ㅋㅋㅋㅋㅋㅋ

ㆍ아고~ 엄마~~~ 피곤해 죽겠다… 우리 시어머니가 하도 잡아서 내 점심까지 먹고 출발했다~ 아침만 먹고 가자니까 어머니가 서운하다고 자꾸 잡아가~~ 이사람(아주버님)은 거기서 출발도 안하고~ 내 속터져 죽을뻔했다~~~

ㆍ무슨 그런데가 다 있노? 아침 먹었으면 바로바로 보내줘야지…

ㆍ엄마~~ 말도 하지마라~~~ 내 설거지 하느라 죽을뻔했다~~

를 비롯해서 두 모녀가 시누의 시댁을 씹는데 어이가 없었어요ㅋㅋㅋㅋㅋㅋ

듣다듣다 제가 기가 막혀서
ㆍ그래도 형님은 친정 오셨잖아요~ 여기 못 간 사람도 있어요.
라고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서야 저랑 동서를 바라보던 형님~
ㆍ느그는 왜 아직 여깄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아까 인사 다 해놓고~~~

그와중에 우리 어머닌 뭐가 문젠지도 모르고, 그럼 시누가 오는데 얼굴도 안보고 가나? 시누 밥은 해줘야지. 그러고 계시고~~~

형님 귀까지 빨게져서 본인 남동생들 등짝 후려치며
명절엔 시누랑 올케는 만나는거 아니라고.
얼른 가라고 난리쳐주시고(진작 그러시지ㅜㅜ)
어머닌
ㆍ어차피 이래된 거 오늘 다 같이 저녁 먹고 여기서 다 같이 자자! 하시는 거
제가
ㆍ저는 친정 가보겠다고 먼저 나오니, 눈치보던 동서 뒤따라 나오면서 <형님~ 고마워요>하는데 괜히 내가 짠하고~지코도 석자면서요ㅜㅜㅜㅜㅜ

그 후로는 명절에 시누올케 안 마주쳤다는 시작은 슬프지만 끝은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