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그친구한테 전화왔었는데
제가 일하느라고 할말 카톡에 남겨두라고만 하고 끊었었어요
그리고 밤에 봤더니 개인톡이 아닌 단톡에 남겨뒀더라구요
자기 남편이 전화했다는거 알았다
내가 잘못하고 있었던거 안다
근데 사과를 먼저 하고 부탁했어야 하는데
내 자존심에 그냥 좀 달라고 하면 되지않을까 가볍게 생각했다
그리고 다른곳이 아닌 저에게 김치를 부탁한 이유
(친구 개인사라 자세히는 못적지만..
대략적으로 자기가 던진 돌 자기가 맞았다고 보면 됩니다)
등등 속씨끄럽게 해서 미안하다고 마무리해놨어요
다른 친구들은 상황보는 중인지 아무말 없고
몇몇만 저한테 개인톡 와있었어요
그러고 댓글보고 고민하고 밤새 이말저말 잔뜩 썼다가 지우고
다른집 김치도 실패면 우리집 김치라고 딱히 먹을수 있진 않았을거다
마지막으로 거절하니 더이상 이 건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아라
고 하고 끝냈습니다
그친구도 알겠다고 하고 끝났어요
김치.. 좋은 마음으로 줄수도 있는데
댓글처럼 괜히 줬다 탈이 나니 맛이 없니 셔틀 시작이니 문제날거 같아서
단호하게 끊었습니다
댓글중에 시집살이 자랑이라는분 계시는데
저는 합가를 한거지 시집살이 하는게 아닙니다
시집살이든 처가살이든
다수의 행복을 위해 한사람의 희생을 강요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지
가족구성원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좋은점은 분명 있어요
시간이 주어지면 합가해서 살고있는 저희집 이야기를 길게 해드릴수 있으면 좋겠네요
음.. 그럼 이만
방금 전화 한통 받고 마음이 복잡해서 가볍게 글 한자 써봅니다
저는 시댁과 합가해서 살고있어요
제가 외동이라 대가족의 로망이 있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일도 하면서 아이도 키우려면 시부모님 도움도 있어야 하기도 했구요
결혼할때 분가시키신다는거 제가 싫다고 부비고 들어갔어요
물론 같이 살면서 불편한거 없진 않지만 장점이 더더 많아요
저희 시댁이 큰집이에요
신랑도 장남이고 신랑 말로는 고조할아버님대부터는 확실히 큰집이랍니다
그래서 친척이 많고 교류도 꾸준히 하고 삽니다
근데 명절땐 서로 집에서 명절보내느라 딱히 큰일 없이 보내고
일년에 딱 두번 바쁠때 있는데 시할아버님 제사랑 김장날이에요
제사는 일년에 한번뿐이라 반짝 바쁜거고
김장은 정말 몇날며칠 걸립니다
신랑이랑 시어머니께서 트럭에 가득 배추며 무며 가져오는거부터 해서
하루 날잡아서 작은집 고모집 다 모여서 김장합니다
강요아니에요 참가 안하고 안먹으면 되요
근데 다 참가해요 맛있거든요
그렇게 김장 다하고 나면 저 수고했다고
김치 종류별로 가득 담아서 친정에 보내주시는데 안할수 있나요
여튼 제 가정상황은 이렇고
저는 친정도 저희집도 같은 지방도시인데
어릴때부터 살던 지역이라
가끔 외지사는 친구들이 친정간다고 오면 한번씩 만나요
그중에 이상하게 저한테 비교하면서 시비거는 친구가 있어요
결혼준비 합가 가끔보는 시동생 챙기는거
뭐 한마디만 하면 걱정하는척 하면서
난 결혼전부터 원천차단을 했다는둥 시부모님 전화는 절대 안받는다는둥
자기자랑으로 끝나요
저도 불쾌해하고 다른 친구가 화를 낸 적도 있는데
그친군 그냥 그렇다는거지 뭔 대수냐 이러구요
근데 나이가 몇인데 진짜 그냥 사실 말하는거랑 비꼬는걸 구분 못하겠어요
그래서 그친구와 1대1로 안만난지도 오래됐어요
여튼 이번 김장때도 또 시비털까봐
김장했다는 말도 안했는데 알아서 단톡방에
슬 김장했겠다~ 힘들었겠다~ 난 시댁에 구시대적인 행사하지말라도 해서 안했다~ 등등....
그래놓고선 다른 친구가
차암 좋으시겠어요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여성이세요 하고 비꼬는건 기분나빠하고.. 뭐 그랬어요
그러다가 새해 들어서 단톡이 아니라 저한테 개인톡으로 갑자기 친한척 하고 안부묻고 그러더니
얼마전 임신을 했답니다
입덧땜에 잘 먹지도 못하는데
김장김치에 찬밥 물에 말아서 한입이 그렇게 땡긴다고..
근데 자기는 친정도 시댁도 김장을 안해서 김장김치를 구할수가 없어서 어쩌나 했는데 제가 생각나더랍니다ㅎㅎㅎㅎ
그래서 제가 못알아먹은척 눈새짓 했더니 결국 반포기만이라도 얻을수 없냐고 직접적으로 말하더라구요
당연히 거절했죠 하나의 가정으로 당당히 독립하신 너희집에서 직접 담궈드시라고ㅋㅋ
그러니까 너무하다도 화내고.. 너무하니까 못준다 거절
너도 임신해봐서 알지않냐.. 벌써 다 까먹었네 둘째 생기면 다시 알겠지 거절
진짜 나 죽을거 같아 힘없어 쓰러질거같아.. 병원가 링겔맞아 거절
하루에 한 다섯번은 징징대고 거절하고
결국 개인톡 처음부터 끝까지 캡쳐해서 단톡방에 올리고 개망신당하고 조용해졌어요
그게 이틀전이고 이제 조용하나 했는데
방금 전화가 한통 왔는데 그친구 남편이었어요ㅎㅎ
사정 들어서 안다 와이프가 잘했다는건 절대 아니다 나도 다른집 유명한 가게 김치도 사서 줘보고 했는데 냄새만 맡아도 토한다 친구(저)가 김장할때마다 자랑을 해서 먹고싶어한다 정말 몇조각만이라도 좋으니 이번 설에 처가가면 조금만 챙겨줬음 좋겠대요
만나면 그동안 말 못되게 한거 다 인정하고 사과하고 어떠한 화풀이든 다 받고
밥이든 술이든 먹고픈거 얼마든지 사겠대요
정말 정중하고 간절한 말투였구요
이쯤되니 좀 줘야되나 싶긴 해요
사실 제가 착한 사람이 절대 아니라서
처음 카톡으로 깔짝댈때 준다 하고 소금을 왕창 쳐서 줄까 뭐 그런생각도 했고
단톡방에 개인대화 올린것도 그동안의 복수도 있었거든요
그동안 정말 휴가가서 신은 신발까지 별별거로 비교하고 까내리고.. 어휴..
그 많은 스트레스에 비하면 작은 복수지만 시원하기는 했고
저도 임신초기가 수월했던것도 아니고
근데 이렇게 주고나서 잘 지내게 되면 좋게 끝나는거지만
다시 싹퉁머리없던 전으로 돌아가면 안주느니만 못하죠
김치 좀 주는거 어려운것도 아닌데
마음이 좀 복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