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현명함2004.02.11
조회1,231

울 시어머니랑 친정어머니는 한살차이가 나십니다. 울 친정어머니가 한살더 많으시죠. 두분다 젊은 시절 참 고생이 많으셨죠. 시댁 예전 앨범이나 친정 예전 앨범을 보면 아버님들은 젊은 시절 선글라스 쓰시고 멋쟁이처럼 찍은 사진이 있는데 어머니들은 없습니다. 울 친정어머니 고생하신건 자라면서 보아왔고 이모님한테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울 친정 어머니는 당신 인생이 고생스러웠다거나 남편때문에 힘들었단 말씀은 절대 안 하십니다. 울 친정어머니 18에 시집와 29까지 내리 자식을 넷을 낳았는데 울 아버지 16에 결혼하셔서 17에 오빠를 20에 언니를 그리고 22에 저를 보셨죠. 아버지가 어느 날 그러셨데요. 어느 날 집에 왔더니 갓난쟁이 하나와 그 애들 둘이 있었더구요. 저 낳고 울 아버지 가정에 안착을 하신거죠. 울 친정어머니 그동안 혼자 농사지으면서 시부모님 봉양한거구요. 울 아버지는 오빠만 낳고 나가서 하고 싶은거 하시다. 언니만 낳고 나가서 하고 싶은거 하시다..

 

울 시어머니의 파란만장(?)하신 인생은 짬이 있고 틈이 있을 때마다 들어왔죠. 결혼해서 셋째 며느리면서 중풍에 걸리신 시어머니 3년이 넘게 봉양하시고 술만 좋아하시는 아버님 대신 농사 지으셔서 가족들 봉양하셨다는 얘기요.. 울 시어머니 울 시아버님 엄청 미워하십니다. 술 끊으신지 10년이 다 되신 울 시아버님 군것질거리를 좋아하십니다. 특히 떡을 좋아하시죠. 어머니 제가 시댁가면 누가 떡 같은거 가져오면 당신은 드실세도 없이 아버님이 다 드신다고 밥때 되면 꼭꼭 밥챙겨 달라고 한다고 흉보십니다.

 

울 친정 아버님은 아직도 술을 드십니다. 울 친정어머니 아버님이 밥 좀 더 드시면 우리 전화했을 때 막 자랑하십니다. 니네 아버지가 요즈음은 밥 한공기를 다 드신다고...

 

처음 어머님의 파란만장한 인생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같은 여자 입장으로 울 시어머니가 넘 안 되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 울 시아버님이 나쁜(?) 사람처럼 보였죠. 울 시어머니 바쁜 농사일에 식당일 다 어머니께서 하신다고 하셨거든요. 그러던 어느 해 여름 휴가 시댁에 가서 봤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울 시아버님 집안의 궂은 일은 다 당신이 하고 계셨습니다.  저 멀리 있는 외양간에 소 먹이기, 짐승들 거두어 먹이기, 여름이면 금방 벌레가 생기는 음식물 찌꺼기 개먹이로 가져다 주기...

어머님만 불쌍하고 희생자가 아니었죠. 그 전해까지만 해도 시댁에서 돌아가는 차안에서 전 언제나 어머님 편이었는데 그 해 여름엔 아니었습니다. 그러곤 울 시아버님께 잘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맛있는 과자도 사다 드리고.. 더 신경써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식당도 어머님 욕심에 자꾸만 더 커지다 보니 두 분다 더 힘드신 거거든요. 규모를 줄여서 적당히 재미삼아 하셔도 되는데...

 

겨울 방학 동안 맡긴 아이들을 데리러 시골에 갔는데 울 시어머니 아버님과 싸우신 얘길 하시면서 그러더군요.

"막 싸운 끝에 내가 그랬다. 누군 남편 잘 만나서 미국도 다녀오는데, 당신이 나한테 팬티 한장 사줬냐고."

저 순간 당황했죠. 그 누가 저였거든요. 어찌 어찌해 남편 출장에 끼여 미국에 다녀왔거든요. 죄송하기도 하고 그러던 찰라 어머니가 그러더군요.

"저번에 싸우다 당신이 해 줄게 뭐 있냐고. 이 집 내 명의로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세금 더 내고 내 이름으로 했지."

그 집 짓는데만 2억이 가까이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은 그 2억으로 다 보상받을 수는 없지만 젊어서 술 좋아하시던 댓가로(?) 환갑이 지난 나이에 아직도 지게질에 힘든 농사일을 하시는 아버님이 어머니는 왜 용서되지 않을실까요? 울 시어머니 일년에 서너번은 관광도 다니시고 그러시던데.. 아버님이랑 같이 갈 때도 있지만 동네 아줌마들이랑 혼자 다녀오실 때도 많거든요. 이젠 손주들 앞에서도 아버님 흉을 보십니다.

 

그럴 때면 참 친정어머니랑 시어머니 비교됩니다. 울 친정어머니는 생각도 못하는 일이거든요.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