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언니

언니동생200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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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어제 네이트 오늘의 톡 봤냐?"

언니한테 열 받는 일이 있어 흥분해서 전화했더니 울 언니 뜬금없이 오늘의 톡 얘길 꺼냅니다.

"아니, 왜?"

"야 디게 웃기더라."

"뭔데?"

"어, 자기 언니 얘길 쓴건데. .."

중간부분까지 얘기해 주던 언니

"야, 난 니가 쓴줄 알았다. 거기 까지 읽곤.."

 

어제 오늘의 톡에 언니보다 이쁜(?) 동생이 언니때문에 피해를 보고 살고 있다는 글을 올렸었나 봅니다. 울 언니 저보다 쬐끔 덜 예쁩니다. 같이 다니면 절대 자매가 아니라고 합니다. 제가 키도 3cm더 크고 얼굴도 더 큽니다울 언니 전 울 언니랑 3살 차이 납니다. 울 언니는 닭띠고 전 삼땡입니다.

우리 친정은 사남매인데 터울이 오빠랑 언니랑 저는 세살, 저와 남동생은 두살이 지지요.

울 언니의 첫 희생(?)은 울 언니 고등학교 갈 때였습니다. 그 전엔 저도 어렸고 잘 모르겠네요. 울 오빠 전문대를 가야했고, 저는 중학교에 가야했습니다. 울 언니는 고등학교를 가야했지요. 하지만 시골 농사짓는 집에서 셋을 다 학교를 보내기엔 무리였죠. 결국 울 언니 서울 공장으로 갔지요. 그곳에서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려구요. 그 때 다녀던 공장이 밍크로 옷이나 장신구 같은걸 만드는 회사였던것 같네요. 근데 야간고등학교가 안 되었고 언니가 공장 간 그해 고추농사가 잘 되어서.. (고추농사가 잘 된건지 부모님이 언니가 맘에 걸려서 불려 내린건지는 부모님만 아시겠죠.. 어쨌든 공식적 입장은 고추농사가 잘 되어서..) 울 언니 본의 아니게 1년 묵어서 고등학교를 갔지요. 덕분에 전 언니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게 되었죠. 울 언니는 3학년 전 1학년... 울 언니 그 때 지도부였는데 나 힘들게 고등학교 다닐까봐 얘들 많이 봐줬다고 하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울 언니는 2학년때 상과를 택했죠. 그래도 시골 고등학교에서 한 공부했었는데.. 고3취업때는 그놈의 외모지상주의에 밀려 농협시험에도 떨어지고.. 지금도 살고 있는 원주로 취업을 나왔죠. 전 인문계 갔어요. 2학년때 계열 선택할때 상과를 보내려는 엄마한테 울 언니가 그러더군요. 난 괜찮으니까 인문계 보내라구요.. 착한 울 언니죠? 언니 덕분에 컴퓨터 학원도 다녔죠. 컴퓨터를 배우면 좋다는 얘기에 울 부모님 절 컴퓨터 학원에 보냈고 베이직만 일년을 했습니다. 얼마나 지루하던지... 2학년 겨울 방학때는 울 언니한테 올라와서 도서관을 다녔죠. 공부한다고.. 울 언니 밥도 해 준다고 올라왔는데 밥을 얻어먹고 다녔죠.  그 때 친 사고 (시골에선 설겆이하기전 첫물은 세제를 안 넣고 씻어서 소를 줍니다. 그게 얼마나 귀찮은지.. 근데 원주를 왔더니 개수구에 그냥 버리면 되더군요. 전 신나라 제 엄지손가락 두배나 되는 알타리김치를 막 버렸죠. 결국 울 언니네 하수구 뚫었죠. 갑자기 그때의 무지가 생각나네요..) 고3때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제가 언니가 해 준말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임신을 할 수도 있어. 그땐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언니한테 얘기해.."

아니 그게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파릇파릇한 새싹 동생에게 해줄 말입니까? 울 언니 그게 다 절 걱정해서 해 준 말이란건 나중에야 알았죠.

 

울 언니는 한성질합니다. 전 열심인척 하면서 대충대충인데 울 언니는 뭘 해도 끝장을 봅니다. 울 언니는 3년을 버티면 나가서 뭐든 할 수 있다는 S보험회사에 5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어려서 남동생이랑 저랑 도망가면 신고 있던 슬리퍼를 던집니다. 그래서 맞히면 다행이고 못 맞히면

"가져와, 하나, 가져와, 두울,.." 합니다. 그럼 동생이랑 저 첨엔 그냥 도망가다 후한이 두려워 그 슬리퍼 가지고 가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면서요. 생활력도 무지 강한 울 언니..

 

울 언니는 글도 무지 잘 씁니다. 어려서 언니가 끄적여 놓은 글을 보곤 막 울기도 했죠. 언니가 쓰는 글은 부럽습니다. 전 문장력이 없는데 울 언니는 어찌 그리 잘 쓰는지.. 샘도 무지 나기도 하죠..

 

결혼도 힘들게 하고 힘든 결혼생활을 한 울 언니가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울 언니가 올해 방송대에 입학을 합니다. 전 울 언니가 공부하길 무지 무지 바라던 사람이거든요. 울 언니가 공부 열심했으면 좋겠구요. 올핸 언니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울 언니의 행복 많이 많이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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