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사람에 대한 연민 때문에 괴롭다

ㅇㅇ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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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연애를 했지만, 그 사람은 마치 내게 첫사랑 같은 존재였다.
우리는 가치관, 취향, 심지어 어렸을 때 했던 행동까지 비슷해서 신기해 할 정도로 비슷한 사람이었다.
나는 외향적이고 그 사람은 내향적인 것만 다를 정도로..
같이 있으면 너무 마음이 편했고 말이 잘 통했다.
서로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영화관도 가고 전시회도 가고 짧게 여행도 다니면서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이 사람과 있으면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었다.
한 번도 싸우지 않았고, 서로 함께 있는 동안 여러 생각들을 공유했다.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좋아서, 내가 좀 더 여유가 있었으므로 더 재정적인 것을 부담하려 했는데 이 사람은 그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헤어짐을 얘기했다.
어느 새 연애감정이 없어진다는 것을 느꼈고, 받아도 보답할 수 없는 마음에 미안함이 든다고 했다.
울먹거리며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 마음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너의 행복을 빈다고 말했다.
헤어지고 난 뒤 내가 혹시 그에게 잘못한 것은 없을까 많이 자책했다.
부담스러워했는데 내가 그에게 뭔가를 많이 주려고 한 건 아니었나.
조금만 더 내게 애정표현을 많이 해달라고 요구한 건 아녔나 하는 생각에 잡혀 괴로워했다.
그 친구를 아는 사람과 헤어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은 아마 본인의 문제나 괴로움 때문이 섞여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그 전 연애 또한 경제적으로 의지했던 연애였기 때문에 그 어떤 본인의 괴로움들이 다 있을거라고 내 탓이 아닐 거라고 해주었다.
그 말을 들으니 그 사람의 괴로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옆에서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또 눈물이 났다.
지금도 그 사람이 겪었을 괴로움, 고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다.
너무 순수했고, 마음이 아름다웠고,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적응하기에 그는 너무 여린 사람이었기도 했다.
이 감정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나는 그에게 연민의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이 연민의 감정 때문에 밤마다 괴롭다.
한쪽 구석에선 몇년 뒤 다시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한다.
그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