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이렇게 서러운 건 줄 몰랐습니다.

ㅇㅇ2020.02.02
조회319,018
+) 큰 관심 감사해요.우선 저희집은 딸딸아들이 아니라 딸 아들 딸 입니다. 막내는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임신이 되어 낳으셨다고 들었어요. 어머니가 일을 안하시는 이유는 아버지가 하도 속을 썩여서 건강도 많이 안좋아지시고 무엇보다 무릎관절이 안좋으셔서 지금까지는 일을 못했었어요.어머니도 이제는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봐야 할 거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이렇게 많은 분들이 댓글 남겨주시고 관심 가져주실 줄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여기가 가장 활성화 된 게시판 인 것 같아서요..

저희 집은 5인가구에 아버지 혼자 버시는데 수입 월 230, 240 정도 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저는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참이고, 중3, 중2짜리 동생 둘이 있어요.평소에도 돈에 전전긍긍하며 생활합니다. 
먹을 것을 잘 못 먹는 것도 있지만.. 정말이지 오늘 같은 날은 억장이 무너지네요..

고2때 이 하나가 조각난 적이 있습니다. 치료비가 두려워 병원에 가지 않았어요. 그것을 발단으로 그 부분에 충치가 생기고 더 깊어져 가는 와중에, 이가 시려워도 통증이 있어도 꾹 참았습니다. 어린마음에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몰라 너무 무서웠어요.

그렇게 방치해두던 이가 못참을정도로 시리고 아파 병원에 다녀왔는데, 이가 겉 껍데기만 남아있는 수준이라고, 자칫하면 뽑아야 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다행히 뽑지는 않않지만치료비가 무려 72만원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더 들어보니 맨 끝쪽 어금니 4개도 다 심하게 썩었다며, 한 치아 당 25만원으로 계산하면 그것까지 치료하는데 100만원이 더 든다고 말씀하셨어요.
상태가 심각하다며 어쩌구저쩌구 설명해주셨는데, 제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10~20만원 정도 생각하며 큰 맘먹고 다녀왔던 건데,, 72만원이라니요. 100만원이라니요.
우선 당장 급한 것부터 치료하자 싶어 72만원만 결제했습니다.
엄마가 주신 카드로 6개월 할부를 하고 돌아서는데, 계산해보니 그래도 한달에 12만원이나 내야 하더라고요. 이자까지 더하면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너무 죄송하고 저도 정말로 속상해서 엄마한테 전화도 못했습니다. 카드 결제내역을 본 엄마가 놀라서 전화하긴 했지만요.. 전 전화를 받고도 할 말이 없었어요.

치과를 갔다가 다녀온 알바에서도 내내 그 생각밖에 안들어 너무 기분이 안좋고 우울했습니다.집에 돌아가보니 엄마도 표정이 어둡고요.. 

가난해도 행복하면 참 좋을텐데,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술을 끔찍이도 싫어하시는 어머니.. 사이에서 가정불화가 시작된지도 몇 년이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아버지는 제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바람을 피우셨고, 초등학교 4학년에도 또 다시 바람을 피우셔서 당시 엄마가 자고있던 어린 제 손을 붙들고 옆에서 울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일 때는 사채까지 쓰셔 집 안에 온통 빨간딱지가 붙은 적도 있었구요.당시 너무도 힘드셨던 어머니의 자살기도까지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그 기억은 아직도 종종 떠올라 기분이 괜찮다가도 당시만 생각하면 눈물이 확 고이고 울음이 나요.

집안 형편은 너무나도 안좋은데 아버지는 50대 중반이신 지금에도 친구들과 술자리를 좋아하셔서 술자리도 돈을 허비하시고.. 가끔은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러 저 멀리 지방까지 내려가 돈을 쓰고 오시고.. 얼마전엔 노래방비로만 20만원을 결제하신 것을 봤습니다.. 방금도 12시가 다 된 시간에 친한 동생을 만나 술 마시고 오겠다고 나갔습니다. 엄마는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희(자녀들)에게 푸시기 때문에 방금도 저에게 화내며 소리치시구요... 이럴거면 저도 아빠랑 같이 집 나가살라고 하시더군요

지금 고치지 못하는 4개의 치아도 이미 충치가 심하다고 하셨는데 여기서 더 심각해져 또 다시 엄청난 금액이 되어버릴까 불안함과 당장 고치지 못하는 속상함.그리고 오늘 밤도 어김없이 엄마 속을 썩이는 철없는 아빠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가끔 이렇게 저한테 화를 푸실 땐 저도 조금은.. 아니 많이 서운합니다.

한참 어릴 적부터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베갯잇에 머리를 묻고 울다 지쳐 잠들어야하는 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