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일기

이별일기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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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5년만난 우린 헤어졌다.

난 너와 정말 헤어지기 싫었다.

데이트 후 집에 갈 때 조차 헤어진다는 표현을 안 써왔다. 덕수궁 돌담길도 가기 싫었다.

신발 선물 만큼은 절대 안하고 싶었다. 너와는 절대 헤어짐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싸울 때면 누가 잘못해서 싸웠던 상관없이 항상 내가 먼저 손 내밀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힘든 시기, 내가 가장 행복하고 싶던 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정말 많이 사랑했다.

내가 가지도 않는 해외 여행, 너를 위해 계획을 짜기도 했다.

공항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려서 너를 데리러 가기도 했다.

하루에 30분 연락하기도 힘든 너와 연락하고자 그 30분에 내 모든 일상을 맞추기도 했다.

새벽에 퇴근하는 너에게 연락올까봐 얼굴위에 핸드폰을 올려두고 자기도 했다.

카톡 답장이 느린 너와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어서 칼답하려고 내 핸드폰은 항상 너와의 톡방에

들어가져 있었다.

너와 30분 보려고 2시간을 써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내가 돈이 없어 밥을 굶어도 너에게 쓰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무리 화가나도 너 얼굴 보면 다 풀렸다.

내 모든 선택에는 항상 너가 포함되어있었다. 너와의 관계에 해가 될만한 일을 전혀 하고싶지않았다. 그게 내 꿈이라 할지라도.

 

 

내 인생의 시계는 2019년 12월25일에 멈춰있다. 난 매일같이 술만 먹는다.

하루에 물은 1L를 안 먹지만 소주는 1L를 먹는다.

매일 매일 울기만 한다. 길가다 주저앉아서 엉엉 소리내서 울기도 한다.

이제는 친구들도 위로와 걱정이 아닌 욕부터 한다. 알콜 중독 아니냐고 뭐라한다.

어느 날 차가 내 앞에 급정거를 했다. 당연히 다행이다 라고 생각해야 하지만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아쉽네 였다.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싫어서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울고 내 자신을 때렸다.

그렇게 처절하게 무너지고 난 바닥으로 처박혔다.

 

헤어지고 매달리기도 했다. 전화 카톡 문자 다 차단인지라

메일로 종종 연락하곤 했다.

헤어지고 내 사진을 프사로 한 너를 보며 의미부여를 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너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너의 말을 듣고 기대하기도 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며칠뒤에 보자길래 열심히 선물도 준비하고 계획했지만 만나보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

밥 한번 먹으며 얘기 하자는 말에 알겠다 했을 때 2주간 잠도 설쳐가며 기다렸다. 밤을 새워 기다린 날도 있었다. 하지만 걔는 만나기로 한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너무 바빠서 잊어버렸단다.

친구로 못지내겠으면 그 마음 접어달라는 너의 메일을 받고 정말 마음을 접으려 했던 날

술 많이 마시고 부산 여행간다는 나에게

그렇게 술을 먹고 폐렴이 유행하는데 부산을 간다는게 말이 되니? 라며

화내며 나를 걱정하는 너를 보며 아직 나를 사랑하나 들뜨기도 했다

 

너를 잊고 싶지 않았고 잊을 수 없었다. 너만 돌아오면 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너무나도 잘 맞는 사람이었다. 꼭 결혼하고 싶었다.

내 모든 걸 공유할 수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내 가장 빛나는 보물이었다.

처음 너와 사귀고 난 우리가 인연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너에게도 그렇게 말한 적 있었다. 우리가 사귀도 헤어지더라도 우린 어떻게든 분명 다시 만날 것 같다고.

하지만 이제는 모르겠다. 떠난 너를 보며 기다리는 나를 보며 사랑이라는게 너무 의미 없음을 느낀다.

 

너가 없는 추억은 나에게는 짐만 될뿐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5년간 행복했으면 된거 아니냐고. 하지만 넌 행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행복 그자체였다. 그렇기에 너가 없는 지금의 나는

행복이 뭐인지 조차 잊어버린 존재가 되어버렸다.

계속 여지아닌 여지를 주는 너가 밉기도 하다. 아직도 모르겠다.

너가 나에게 한 그 걱정이 대체 무엇인건지. 친구 사이에 누가 그렇게 깊은 걱정을 해준다 말인가

하지만 이제는 너를 그만 괴롭혀야겠다. 더 이상 너를 잡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느 날 새로운 사람 만나보겠다고 이상형을 그리며 적어보았는데 내가 적고 있는 건 너더라.

웃는게 예쁜 사람, 감정이 풍부한 사람, 배려심이 깊은 사람 너를 적고 있더라

내 이상형은 너인데 난 이제 누굴 만나서 행복하고 사랑해야 하는 걸까.

많이 무섭다. 더 좋은 사람 만난다고 다들 하지만 더 좋은 사람이 세상에 없는 것 같아 무섭다.

 

이별은 너무나 힘들다. 사랑하니까 보고싶으니까. 너무 힘들다.

너무 보고싶다 너무 간절하게 보고싶고 그립다.

 

모르겠다. 너를 미워해야할지, 우리 모든 시간을 부정해야 할지

미련하게 너를 기다려야 할지

 

너가 많이 힘들었으면 좋겠다. 많이 아팠으면 좋겠다. 밤새 울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미치게 그리웠으면 좋겠다. 후폭풍이 왔으면 좋겠다.

나는 너를 이렇게 애타게 그리워하다가 홧병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가 후회했으면 좋겠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보고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