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정말 불쌍해요...

박상현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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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막 대학생이 되는 20살 남자입니다. 저희 가족은아빠, 엄마, 형이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나이차는 9살입니다.(아빠가 연상) 엄마는 어린 나이(20대 초반)에 프로포즈도 안받고 결혼을 하셨지만 항상 아빠가 좋다고 저희 가족 모두 사랑한다고 자주 말하는 밝고 마음이 넓으신 엄마입니다. 아빠는 기분파여서 본인이 기분 좋을 때는 저희한테 잘해주지만 본인이 화나있을 땐 저희가 눈치 보면서 맞춰줘야 합니다. 형은 항상 저와 엄마를 반기는 착한 형입니다. 아빠는 특수 계열의 직장인이셨고 저랑 형이 어렸을 때부터 출장을 많이 나갔습니다. 저희가 좀 크면서도 출장을 많이 나가셨지만 주말엔 가족끼리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딱히 아빠가 저희한테 말로 애정을 보이진 않았지만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애정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겨울방학 때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대도시에 살았는데 갑자기 시골 수준의 소도시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승진 때문에 본인의 선후배가 있는 본인의 고향 쪽으로 일부러 본부를 옮겨 간 것입니다. 엄마랑 저랑 형은 고향에서 타지로 갑자기 오다 보니 친구랑 문화시설 같은 삶의 일부분을 포기했고 항상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빠를 위해서 참자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여기로 오신 다음부터는 거의 매일 술 약속을 나가고 밤 12시는 기본으로 넘어서 떡이 되어 오셨습니다. 그리고 취할 때 가끔 엄마한테 전화해 대리기사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거의 3,4년을 그렇게 한 달에 주말 빼면 4,5번 정도로만 가족끼리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이쪽으로 오면서 친구랑 직장 여가생활을 다 포기하고 오신건데 엄마를 챙겨주지 않는 아빠가 싫었습니다. 엄마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았고 엄마 직장 월급도 이사 전 보다 훨씬 딸리다 보니 저희는 외식도 별로 안하고 옷도 안사고 근검절약 하면서 살았습니다. 엄마가 너무 지쳐서 아빠에게 말했지만 아빠는 도리어 화를 내며 사회 생활을 이해못하냐고 화낼 때도 있었습니다. 아빠가 부서를 옮기면서 술 약속을 갖다 왔을 때 12시는 넘기지 않았지만 저녁 약속이 많은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람 만날 때 옷이 중요한지 간만에 쇼핑하러 가면 엄마 옷은 생각도 안하고 본인 옷만 주의깊게 봅니다. 심지어 2년 전부터 골프를 시작해 주말마다 말도 없이 약속을 잡고 주변 직장 동료들이 차가 10년 넘어 오래 됐다고 바꾸라고 바람 넣어 그랜져로 바꿨습니다. 말도 없이 현대 차 매장 가서 그랜져로 바꿨을 때 저는 엄마께 그냥 이혼 하는 게 어떠냐 라고 진지하게 물었지만 엄마는 그랜져 타보니 좋네 라면서 평소에 아빠가 엄마한테 잘해 준다고 괜찮다고 제가 대학교가면 엄마는 혼자인게 더 무섭다면서 아빠랑 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초에 엄마가 우연히 아빠 통장을 보다가 아빠가 빚을 내서 주식이나 투자(비트코인도 조금)를 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화가 나셨고 거의 처음으로 부부 싸움도 했지만 결국 이혼은 안 했습니다. 그 이후로 어느 날 부턴가 같이 밥 먹을 때 TV를 보면서 먹는데 엄마가 뭐를 물어봐도 아빠는 TV만 쳐다보면서 말을 안합니다. 그렇게 겉으론 괜찮아 보이지만 틀어진 관계로 지내다가 어제 드디어 일이 제대로 터졌네요. 엄마가 아빠 폰에서 우연히 불륜 흔적을 발견 했고 대판 싸우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오늘 출근 하시고 엄마가 저랑 형에게 말하는데 오히려 이혼하기가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이혼하고 싶다가도 마음 속 에서 아빠를 좋아해서 이혼하기 싫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당장 엄마가 이혼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 연금을 아빠에게 몰빵해서 넣었고 집이랑 차 등등 명의란 명의는 모두 아빠 이름으로 되어 있었고 저랑 형은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을 다니다 보니 엄마께 신경을 쓰기 힘들다는 것 등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살면서 혼자 살아 본 적이 없는 엄마가 갑자기 이혼해서 혼자 사는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 저희 엄마가 아빠를 잘못 만나 20년 넘는 세월을 도둑맞고 친구, 고향, 직장을 모두 잃어버린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안타깝습니다.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게 다 여기로 이사 온 후 6년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지금도 엄마는 울고 계시고 저 또한 울음이 터질 것 같네요. 정말 엄마가 불쌍해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