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이야기

후아2020.02.20
조회75,806
+추가
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릴줄 몰랐네요.
쓴소리 하시는 분들도 있고
본인 경험담을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모두 감사합니다.

그냥 넋두리 하고싶은데 할 데가 없어 쓴 글이
이렇게 과분한 관심을 받을 줄 몰랐어요

그리고 이 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
죄송합니다.
이 하나의 사례로 모든걸 일반화 할순 없겠죠.
오히려 환경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상처가 되는 글이었겠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아마 본인이 노력을 하고, 굳은 의지가 있다면
행동으로 다 느껴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좋은 사람은 그 행동을 봐주고
그 진심을 알아채줄거에요.

전남친은 말과 행동이 달랐잖아요.ㅎ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해서... 결론이 저랬던 거고.

한살한살 나이먹을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가 즈응말 어렵네요.
다들 상처받지 마시고 좋은 만남 가지시길.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
나 자신을 잃지 않는거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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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직장동료로 만나
서로 첫눈에 반했지만 같은 직장이라는 이유로
조심하며 친구로 지내다가 .. 결국 연애 시작.

서로가 꿈꾸던 서로의 이상형이었던터라
우리가 왜 이제야 만났을까, 지금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하는 마음으로 사랑에 빠짐.
지금생각하면 도대체 어떤 확신이었나 모르겠지만, 우린 사귀는 시작부터 결혼을 꿈꿨음.
서로가 꿈꾸던 이상형이니 당연히 우리의 끝(?)은 결혼일거라 생각했나봄.

그치만 참 ..... 서로 삶의 방식이 달랐었나봄.
나는 딸바보 아빠에 잔소리는 많지만 늘 애교가 넘치는 엄마가 계시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 가정을 꾸린다는 건 당연히 가정적인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렸음.
그래서 내가 원했던 남편감은 딱 더도말고 덜도말고 그냥 우리아빠정도만.
우리아빠 큰 돈을 벌어오시는 건 아녔지만,
허투루 소비하지 않으시고 성실히 꾸준히 일을 하셨고.
가족들이 늘 1순위였음.
쉬는날엔 근교로 가족나들이가 1순위고, 그다음이 가아끔 친구들 만나심.

남자친구네 부모님은 남자친구가 중학교 시절 이혼.
이유는 아버지의 외도. 어머니에게 들킨 뒤로 외도는 정리했지만 결국 이혼하심. 남친은 아버지밑에서 자람.
아버지는 돈은 벌어오긴 하셨으나, 친구만나 밥먹고 술한잔하고 당구치고 볼링치고 이런 생활을 즐기시느라 자녀들한테 신경을 많이 못씀.
남친은 혼자 씩씩하게 잘 자랐음.

사귀던 초반 이런 얘길 고백하면서
남친은 주변친구들의 가정적인 환경이 참 부러웠고,
자기는 좋은 남편 아빠가 되고 싶다 말함.

나는 이 말이 참 짠했고
그런 환경에서도 멋지게 자란 남친이 참 기특했음.
이사람 옆에서 내가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단 생각까지..

첨에 콩깍지가 씌었을땐 둘이 서로가 서로에게 미쳐있느라
현실이 보이지 않았지. 좋았지..

1년정도 지나자 이제 남친도 조금씩 다시 자신의 본래 생활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함.
친구가 많아서 술자리 약속도 많고
운동모임이 많으니 그게 또 술자리가 되고
여사친은 또 왜그리 많은지. 여사친과 단둘이 만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남여 섞인 모임이 많아서 거슬리고..
그 부분에 대해 터치하는 걸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함.

결국 내가 원하는 남편, 아빠로서의 모습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이 모습들을 다 감당하자니 내 스스로가 슬퍼지고 불쌍해짐.
오히려 현실적인 문제(돈, 집안)같은건 상관없었고
그남자의 성향이나 생활패턴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1년만에 헤어졌음. 내가 헤어지자고 함.

그치만 다들 그렇다시피
마음이 남은 상태에서 헤어지면서...
칼같이 끊어내지못했고 질질끄는 인연이 되어버림..
남자가 자기가 노력하겠다고.. 다시 돌아오라고 하는말에
결국 다시 만남. 재회.

만나도 변함이 없음. ㅠㅠㅠㅠ
초반에만 좀 조심하나? 싶더니
결국 또다시 주 3-4회 술자리.
게다가 운동도 가야하고, 술자리도 가야하고.
에휴 부르는 사람도 어찌나 많은지.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솔직히 그 사람과의 미래가 자신이 없었음.
미래의 내가 비참해질 것 같은 느낌? 뭔지 앎,??

우리집은 부자아니고 그냥 평범해서
부모님 노후 준비는 되어있고,
그래도 딸 결혼할때 어느정도는 보태주시려고(8천이상)
따로 모아두심.
감사히도 부모님이 조금 도와주신다고 하니..
결혼한 뒤로 우리힘으로 열심히 잘먹고 잘살면 된다 싶었음.
난 돈을 많이 벌진 못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먹고살만한 직업이니. 남편도 비슷하게 나처럼 노력하는 사람이면 된다 싶었는데.

남친네 부모님 우리가 결혼한다해도 보태주실 능력X, 보태주시긴 커녕 우리가 노후를 돌봐드려야할 판.. 노후준비가 안되어계심.
근데 이런상황에 남친은 운동, 술, 모임 때문에 모아둔 돈도 많이 없음. 돈 모을 계획도 없음.
그냥 통장에 월급들어오는대로 계속 쌓아두고 쓰고 쌓이고 쓰고. 적금이다 예금이다 이런 계획성이 없었음.

돈때문에 이러는 내가 속물 같지만.
결혼하는 건 현실아님?
당장은 돈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함.
이 남자가 가정적이고 성실하다면 난 당연히 고민도 안하고 결혼 생각했을거임.

가진 환경도 부족한데, 거기에 본인의 노력도 없음..
소비의 대부분이 운동과 모임 술값이라는 거
ㅠㅠ

대화를 나눠봐도 .. 남자는..걱정은 하는거같은데 행동이 달라지지 않음. 이제부터 모아야지 하면서 술자리가 안줄어드는데 .. 모을 돈이 있겠음?

사귀는동안 결혼이야기가 나올때
남친은 몇년 뒤(3-4년) 를 얘기하고 생각함.
3-4년??...
난 3년 기다려도 답이 없다 생각.
지금부터 달라지는게 없는데
3년뒤면 뭐가 달라진다는 건지... ?
결국 서로 이문제로 다투다보니 다시 헤어짐...

완전히 헤어진게 이제 1년쯤 되어감.

나는 이사람과의 이별이 참 힘들었음.
(그래도 많이많이 사랑했었나봄..)
그래서 1년여간 누굴만나고 싶은 맘도 안들고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했음.
친구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결혼하려 모았던 돈 중에 일부로 ㅋ 배낭여행도 다녀오고.

아직까지 생각하면 마음은 좀 아프지만.
그래도 다행히 그남자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없고...
가끔 마음속에 생겨나는 약간의 원망?약간의 짠함?이 남은 상태..
많이 괜찮아졌음.

많이 정리되고, 남자를 보는 기준을 조금 바꿨음.
요새는 이제 새로운 사람 만나도 되겠다 싶어
주변에서 들어오는 소개팅도 관심을 보이는 중.

나랑 헤어진후 그남자 ....
헤어지고 힘들어하며 아무도 만나지 않을거라더니 ㅋ
금방 새 여친이 생겼던건 이미 알고 있었음. 뭐

하 그때 얼마나 허무했던지.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그 말들이 참 애틋하고, 우리의연애가 특별하다 믿었는데.
그런 추억들 기억들을 뒤로하고 그렇게 빨리 가볍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게 충격이 컸음.
지금생각하면 유치할수도 잇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허무했음. 누굴 만나기도 싫고.
가볍게 변할 마음에 내 마음을 다 던진게 싫고 그랬음.

그래도 나랑 헤어지고 새여친 만난거니 ...
잘못은 아니니까
행복해라.. 내가 이해못해줬던 부분을
다른 누군가는 감싸주고 사랑해주길.
이런마음..으로 응원했음. 나도 참.

근데 그남자 소식을 어제 친구한테 전해들었는데...
새로 사귀던 그여자랑도 얼마 못가 헤어졌다고 함.
다른 여자랑 연락하다가 들켜서 결국 헤어졌다는데....

이말을 들은 순간, 이 생각이 들더라..
그 남자는 그렇게도 자기가 미워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똑 닮아있구나 ... 하는 생각.

친구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고,
그래.... 여자 좋아하고...^^

말로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자기 꿈이라고
그렇게 나한테 매번 얘기하더니
결론은 이렇네.....

앞으로 어떤 여잘만나서
그사람의 삶이 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렇게 함부로 단정지으면 안되지만.
그냥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처럼 보였음.
슬프기도 하고 .
어쩌면 내가 감당할수 없는 사람이었다 싶음.

그남자 덕분에 내가 변했음.
불안한 요소가 눈앞에 행동으로 뻔히 보이는데
사랑이라는 이유로 감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함.

이렇게 속물이 되어가는건가 씁쓸하기는 한데 ...
사랑이 모든걸 감당해주지는 못할거같음.

말로 허황되게 번지르르하게 말하는 사람보다
하나라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
술자리가 많지 않고,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람.
본인의 소비에 대해 인식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야지.


이래서 ... 결혼할 사람의 부모님을 보라고 하는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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