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저몰래 판에 글을 썼네요 딱걸림!!

와우2020.02.23
조회9,111

(남편이 쓴글)
https://m.pann.nate.com/talk/349130448
-이어쓰는건 못하겠어요 ㅠㅠ 밑에 남편 글도 추가할게요 히히힛


남편이 제 아이디로 아주 귀여운 글을 써놨네요 ㅎㅎ
그걸 이제서야 봤습니다. 남편이 일주일간 출장갔다가 곧 오는데 잠이 안와서 오랜만에 판 구경하고 있었거든요 ㅎㅎㅎ

귀엽네요 우리남편^^

일단 제 입장도 써볼게요
울 남편이 저를 너무 예쁘게 포장을 해줘서.... 제가 그렇게까지 좋은 사람은 아닌데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글을 읽는 내내 웃다가 마지막엔 너무 감동받아 혼자 훌쩍거렸어요 ㅎㅎㅎㅎ 그리고 저도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싶어서 늦은 시간에 추가글을 남겨봅니다!!


맞아요
저희는 그저 친한 오빠동생 사이였다가 남편이 갑자기 타지로 가게 되면서 정분이 나버린... ㅎㅎㅎㅎㅎㅎ
남편은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자연스럽게 스며든것 같다는 표현을 했지만 저는 사실 제 마음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너무 잘 압니다 ㅠㅠ 아마 제가 먼저 좋아했을거에요 ㅎㅎㅎ
자세히 적을순 없지만 세상에 이 사람이 서울에 갔을 때 고향에 있는 친구에게 여자를 소개받은 겁니다!! 그것도 저보다 어린...... 그런데 그걸 모두 다 곧이곧대로 저에게 상담하고 자세히 이야기하는거 아니겠어요? ㅎㅎ 그땐 그냥 ‘참나’ 싶었는데 그 여자를 만나러 내려온거에요! 그게 너무너무 질투가 났어요 ㅠㅠ.... 아 이건 사실 남편도 모르는 내용인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설마 안보겠죠...?

당연히 잘 안됐죠 ㅎㅎ
남편도 별로 마음에 안들어했고 여자분도 흐지부지되어서 그냥 끝났어요 ㅎㅎㅎㅎㅎㅎ 그게 속으로 그렇게 좋을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나니 현실을 깨달은거죠.. ‘아 설마.....?????’
알면서 인정하기 싫었어요.. 왜냐면 이 사람은 저를 완전 동생으로만 생각할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우린 남녀사이로 발전할수 없을거라 생각했거든요 ㅠㅠ

그럼 이 사람과 점점 거리를 둬야하는데 제가 그걸 못했고 결국 얼마 가지 않아 이 사람 마음도 저와 같다는걸 알게됐어요 ㅎㅎ 그런데도 이 사람은 자기 위치가 불안하고 그당시 상황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유로 저를 많이도 밀어냈죠.. 하지만 결국 제가 이겼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우린 그렇게 사랑을 시작했고,
진짜 소소하고 행복하게 사랑한거 같아요

이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남편이 엄청 지나치게 다정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 마음 따뜻한 사람이고 저를 아낀다는걸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였어요

저는 이사람과 만나면서 단 한번도 닭의 퍽퍽살을 먹어본적이 없어요 ㅠㅠ

저는 닭 퍽퍽살 되게 싫어하는데 사귀고나서 어느날부턴가 남편과 치킨을 먹거나 닭볶음탕 등 닭요리를 먹을때 항상 닭다리살, 날개 등 제가 좋아하는 부위를 모두 제 접시에 주더라구요? 그러면서 본인은 닭 퍽퍽살만 좋아한다고 ㅎㅎㅎ
그땐 몰랐어요 그냥 아싸~~~ 싶었죠 ㅎㅎㅎ
그렇게 항상 저만 먹었어요
닭다리도 두개, 닭날개도 두개 모두 다 제가 먹었어요
그런데 저희 엄마가 말씀하시길,
‘분명 좋아하는데 너한테 양보하는 거 같아 퍽퍽살도 좋아하고 부드러운 살도 좋아하겠지 어떻게 퍽퍽살만 좋아하겠어 그런데 그냥 퍽퍽살만 먹는거겠지’
그말을 듣고 한참 생각해보니... 맞아요 사귀기 전에 우리가 단지 친한 오빠동생 사이일때는 닭다리살 하나씩 나눠먹었던게 너무 선명히 생각나는거에요 ㅠㅠ....
그래서 그날 밤 남편(그땐 남친) 에게 물어보니 웃기만 하면서.... 원래 다 좋아하지만 이렇게 먹다보니 진짜 이젠 퍽퍽살이 더 좋대요 ㅠㅠ 앞으로 퍽퍽살만 먹어도 되니 부드러운 살은 제가 다 먹으래요 ㅠㅠㅠㅠㅠㅠㅠ

저 엄청 울었어요 ㅠㅠ

너무 좋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정말 이사람 마음이 느껴져서요...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마음이 예쁘잖아요 ...

원래 이렇게 다정하고 닭살돋는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이 사람은 진짜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람이에요..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거 같은 사람인데 이런 모습을 보이면 진짜 좋아 죽겠어요 ㅠㅠ

그뿐만이 아니라 개인 앞접시에 덜어먹는 음식을 먹으러 갈때나, 뭘 나눠먹을때, 항상 저 먼저 덜어주고 먼저 먹어보라고 해요..
찌개나 탕 먹을때도 항상 제 개인앞접시에 먼저 듬뿍..
마카롱이나 초코바 같은거 한입씩 베어서 나눠먹을때도 항상 저 먼저...


아 그리고 저는 고기를 되게되게 잘 구워서 그동안 항상 모든 자리에서 고기굽는건 제가 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을 만나고 나서는 한번도 고기를 구워본적이 없어요..
어느날 처음으로 같이 고기먹으러 갔을때, 고기가 나오자마자 제가 자연스럽게 집게를 드니까 제 손등을 툭 만지면서 ‘오빠가 구워줄게 뜨거우니까 그냥 구경해’ ㅠㅠ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항상 구워주는 고기만 받아먹습니다 ㅠㅠㅠㅠ

이렇게 쓰고나니까 저 너무 먹는거에 감동을 많이받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단순해라.... ㅎㅎㅎㅎ

이 뿐만이 아니라 사소한걸 잘 기억했다가 꼭 챙겨줘요
지나가는 말로 뭐 맛있겠다(아 또 먹을거네...) 이러면 다음날이 아니더라도 꼭 같이 먹으러 가고, 뭐 예쁘다 하면 꼭 사다줘요..
남자가 여자 머리말려주는 드라마 장면을 입벌리고 보니까 다음날 머리말리려는데 본인이 해주더라구요 ㅎㅎ
그런 사소한 걸 해주려고 ‘노력’ 합니다

제가 겨울만 되면 손발이 너무너무 차요 ㅠㅠ 특히 손...
추위도 너무 잘 느껴요 ㅠㅠ
자다가 이불 꼭 덮어주고, 손 차가우면 다시 따뜻해질때까지 잡아주고.. 발 차가우면 일어나서 수면양말 신겨주고...
저는 자고있지만 다 알거든요.... 그런데 그게 너무 좋아서 그냥 끝까지 자는척해요 ㅎㅎㅎㅎ

그리고 제가 잠을 쉽게 못들어요..
잠이 들기만 하면 아주 푹 자는데 잠 들기까지가 너무 어려워요 ㅠㅠ 그런데 제 남편은 꼭 정자세로 가슴이 양손을 얹고 자는 스타일이고 금방 잠이 들어요 ㅋㅋㅋㅋㅋ 옆으로 누우면 목 아프다고 금방 다시 정자세로 눕는.... ㅎㅎㅎ
그런데 신기한게 .. 저는 잠 안올때 남편이 안아주면 바로 자거든요....?
제가 잠이 안와서 뒤척거리면 바로 옆으로 누워서 저를 안고 제가 잠들때까지 토닥토닥해요 ㅠㅠ 본인 목 아플거면서도 제가 푹 잠들때까지 해줘요.....

그냥 그런 소소한 모습에 저는 행복을 많이 느꼈던거 같아요

이사람은 제가 다 뒷바라지 한 것처럼 썼지만,
이사람도 저에게는 아빠같이, 친오빠같이, 항상 제 곁에서 저를 챙겨줬어요..

제가 운영하는 사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모두 남편 덕입니다!!

결혼해서 이 좋은 사람이 바뀌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까 더 좋아요 ㅠㅠ
저희 친정부모님께는 아들이 생겼고, 저에게는 새로운 부모님이 생겼어요..

저희 부모님은 아들에 대한 정이 그리우셨고, 시댁 부모님은 딸이 대한 정이 그리우셨던지라 아주 찰떡궁합처럼 사위와 며느리를 자식처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십니다 ㅠㅠ

남편도 너무 좋지만 저는 정말 시부모님이 진짜 좋아요..

저는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흔히들 말하는 선택장애가 있는데 제 남편은 냉철하게 딱딱 잘 고르고 결정해요 그리고 그 결정은 언제나 옳더라구요 ㅎㅎ

저는 덜렁덜렁 빼먹는게 많은데 남편은 이것저것 잘 챙겨요 ㅠㅠ 물질적인거요.. 차키나 지갑, 이런 필수적인거.. 여행갈때 뭘 챙겨야하는지.. 등등 제 덜렁거리는 부분을 남편이 모두 채워줍니다

저는 손발이 차가운대신 남편은 손발이 따뜻해서 잡고있으면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에요

남편은 운전을 잘하지만 귀찮아해요 그런데 저는 운전이 너무너무 재밌어요 ㅎㅎ 그래서 같이 어디 갈땐 거의 제가 운전해요 !! 하다가 졸릴때만 남편이~~~ (그런데 최근에 임신한 후로는 무조건 남편이 하네요 ㅎㅎㅎ) 그대신 제가 차량 점검이나 상태를 체크하는건 못하는데 남편이 다 해요 ㅎㅎ

저는 음식을 진짜진짜 제가 생각해도... ㅎㅎ 요리를 진짜진짜 잘 하는대신 정리나 청소는 완전 잘 못해요 ㅠㅠ 그런데 남편이 깔끔한 편이라 정리나 청소를 너무 잘해요

제가 물건같은건 못챙겨도 주변 사람은 꼼꼼하게 잘 챙기는데 그거에 대해 남편이 한번도 딴지를 건적이 없어요 오히려 잘 챙기는 모습을 좋아해줘요

생각해보니 우린 이렇게 잘 맞추며 연애했고, 결혼해서도 맞추며 살고있더라구요 ^^

남편은 저 때문에 행복하다고 하지만, 저는 남편때문에, 그리고 우리때문에 정말 행복해요

이 사람의 단점만 보려면 한도끝도 없이 단점만 보여요 ㅠㅠ

그런데 장점도 찾아보려고 하면 단점이 커버될만큼의 장점이 충분히 있는거 같아요!

남편이 행복을 준 덕분에 저도 감사함이 많아졌네요^^

빨리 해가 뜨고 남편이 왔으면 좋겠어요 ㅠㅠ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뒤숭숭한데 조심히 무사히 귀국해서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당!!
건강하시고 많이많이 행복하세요~~~~^^

이렇게 추가글을 마쳐도 될까요? ㅎㅎㅎㅎㅎ

아 저도 남편에게 한마디 (혹~~시 볼수도 있으니)


여보! 세상 무뚝뚝한 ‘척’ 하는 남자가 언제 이런거까지 쓴거야 ㅎㅎ 날 천사처럼 만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나에게 진짜 행복을 선물해줘서 감사해요~~
여보랑 나, 그리고 우리 뱃속에 있는 토리, 양가 부모님 모두 행복하고 기쁠수 있도록 노력하자!
세상 그 누구보다 듬직하고 멋지고 자랑스러운 나의 여보, 나는 앞으로도 여보를 넘 존경하고, 나도 토리의 엄마를 준비하면서 더욱 지혜롭고 현명한 아내이자 엄마가 되도록 할게요!
출장이 너무 길다 ㅠㅠ 어서 집으로 건강히 복귀해요!
보고싶고 사랑해 여보~~~~

히히

여러분 이제 안녕이요! 뿅 *^^*





((남편이 쓴 글))

제 와이프와 저의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해뜨면 출근을 해야하는데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서 잠도 안오고 와이프가 판을 자주 보는건 아니지만 가끔 한번씩 보던데 언젠간 와이프가 이 글을 볼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와이프 아이디로 글을 남겨봅니다

아 제가 오늘 기분이 너무 좋은 이유는..
저 드디어 올해 애기아빠가 되거든요
오늘 병원가서 확실히 이야기 듣고 양가에 소식전하고 두근두근 벌렁벌렁하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서 잠도 안오네요

글이 길어질수도 있지만 마음도 진정시킬겸 그래도 차근차근 한번 써보겠습니다

저와 제 와이프는 2살차이, 대학 선후배 사이입니다 같은 단과대학, 같은 전공이 아니였는데도 학생회 생활로 건너건너 친해진 사람이였습니다 참 친했죠 너무 친했습니다 어느정도였냐면 정말 서로의 전 여친, 남친을 모두 꿰고 있을 정도니까요 서로 외동이라 우린 남매의 연을 가지고 태어났나 싶을만큼 죽이 잘 맞았고 정말 친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도 사는 지역이 가까워서 자주 만났고 와이프에게 도움받을 일이 있어서 한때 더 자주 만났던거같네요
와이프는 이미 대학원을 졸업했고, 저는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하려고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와이프는 제 대학원 입학에 필요한 원서준비를 본인 일처럼 정말 열심히 도와줬습니다
그러다 저는 정말 원하던 서울에 있는 대학원에 합격을 했고, 갑작스레 상경을 하게 됐죠
일주일에 거의 4번을 만나며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뭔가 기분이 살짝 뒤숭숭하더라구요
제가 상경하기 전날에도 만났는데, 대학원가면 노트북이 필요할거라며 와이프가 쓰던 노트북을 빌려주고 다이어리와 학용품을 선물받았습니다
자신은 사업장에 데스크탑이 있으니 쓰라면서.. 본인도 가끔은 노트북이 필요할텐데.. 그걸 선뜻 저에게 빌려줬습니다

상경하고 나니 우습게도 향수병 비슷하게 고향이 그리웠습니다
그러면서 그때는 친한 동생이였던 제 와이프가 보고싶더라구요
그래서 주말에 서울에 놀러오라고 했더니 토요일 첫버스로 올라와 막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더 반갑고 좋았습니다
그렇게 와이프는 2월 말부터 사귀기전까지 매주 저를 보러 토요일 첫차를 타고 올라와 막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매주 만나면서 한강도 놀러가고 전시회도 보러가고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데이트죠

저희 집이 못살지는 않습니다
부모님 두분 다 교육자셔서 솔직히 엄청나게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남부럽지않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제가 잘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가는걸 반대하셨고, 대학원 등록금과 입학금은 모두 제가 모아둔 돈으로 해결했었죠
서울에 있는 이모댁에 살면서 한학기만 일단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내려오려고 했습니다
버는 돈은 없는데 등록금 입학금 해결하고 대학원 준비한다고 8개월정도를 무직으로 지냈고 생활비 교제비 등등.. 제가 모아둔 돈이 어느새 너무 금방 동이 났습니다
묶어둔 돈 아주 조금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깨야하나 싶었을때 갑자기 이 친구가 물어보더라구요
서울사는게 팍팍할텐데 수중에 돈은 어느정도 있냐고... 그래서 이제 수중에 있는 돈 떨어지고 다행히 묶어놓은 돈이 있으니 괜찮다고 하자 그 주 토요일에 오면서 현금으로 200만원을 쥐어주더라구요
왜이러냐고 하니 주는거 아니고 빌려주는거라고, 타지생활하는데 지갑 비는 것 만큼 서러운거 없다고, 절대 끼니 거르지말라고, 나중에 잘되서 이자 많이 쳐달라고..

본인도 사업하느라 힘들텐데,
미술을 전공한 와이프는 고3때 입시를 하러 혼자 홍대에서 생활하며 타지생활의 어려움을 이미 겪어봤다며.. 서럽지 않게 하고싶은 공부해서 꼭 성공하라고 하던데 그 날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하루하루 보내다가 정말 그냥 한순간에 어느 순간 느꼈습니다
‘아 내가 이 친구를 동생이 아닌 여자로 좋아하고 있구나...’
언제부터인지, 어느순간에 그렇게 느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거 같았습니다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연애를 시작했고 물론 저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아 시작이 많이 고민됐지만 이 친구도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고 나서부터는 저에게 아주 직진으로 다가왔습니다

데이트비용은 남자가 더 많이 내는게 아니라 둘 중 더 여유로운 사람이 내면 되는거다, 금전적인 문제때문에 마음을 애써 부정하려고 하지말고 날 밀어내지 말라고 하며 와이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했습니다

다행히 2학기때부터는 학교 연구소에 보조연구원으로 들어가 아주 작은 정말 작은 월급도 나왔고, 부모님도 제가 밉지만 안쓰러우셨는지 등록금도 모두 내주시고 생활비도 보내주시고 이모댁에서 민폐끼치지 말라며 학교 근처에 작은 원룸도 잡아주셨습니다

그 전까지 거의 모든 데이트 비용의 80~90% 정도를 와이프가 부담했고, 1학기말 장학금을 받아서 와이프에게 선물도 하고 정말 비싼 밥을 사주는데 그렇게 행복할수가 없었습니다

와이프는.. 정말 그때부터 제 와이프노릇을 했습니다

원룸을 알아볼때도 함께 했고, 계약할때도, 이사할때도.. 본인이 여유있게 가지고 있는 생필품, 주방용품들을 적어서 보내주며 이거 빼고 짐 챙기라며.. 오빠는 오빠 옷이나 속옷 등 오빠 물건만 챙기라고 하더군요.. 원더우먼 슈퍼우먼 같았습니다

한번씩 올라올때마다 반찬만들어놓고 청소, 빨래, 이불도 바꿔놓고 갑니다
빨래하다가 속옷이 헤져있으면 사다가 채워놓고 떨어져가는 생필품이 있으면 미리 챙겨놓습니다
제가 연구소에서 이쁨받길 바라며 명절마다 소장님, 다른 연구교수님들의 선물을 챙깁니다
계절마다 제 셔츠를 사고 발이 편해야 한다며 가끔 좋은 운동화를 사주고 제가 필요한걸 눈여겨 봤다가 기념일을 핑계삼아 소소하게 다 챙겨줬습니다
저는 와이프 생일, 1년단위 기념일 밖에 모르는데 100일, 200일 등 100일단위 기념일을 몰라도 스스로 작은 조각케익사서 초를 꽂으며 함께 기념할수 있어서 행복하다던 사람입니다
연구소에 여름, 겨울 휴가가 있었는데 매 휴가때마다 혼자 다 계획을 하고 코스를 짜고 예약을 합니다
계절마다 어느곳을 놀러갈지 지역명소들을 살펴보며 행복해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만날때마다 제가 먹고싶은 요리를 뚝딱 해내면서 평일엔 집밥 못먹으니 주말이라도 먹으라고 챙겨줍니다
연구소에서 명절 선물이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본가에 빈손으로 보낼수 없다며 선물을 사서 쥐어줍니다
사실 연구소가 엄청 환멸날 정도로 힘든 곳이였는데 제가 힘들때마다 오빠는 나의 자랑이라며 너무 멋지고 존경할만한 사람이라며 힘내라고 다독여주고 위로해줍니다
제가 논문이나 연구소로 스트레스받아 예민할때도 다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던 사람입니다
다른 소논문, 실적때문에 정작 대학원 졸업논문을 통과하지 못해 한학기 딜레이됐을때 본인 집으로 내려와서 준비하라며 내조해주던 사람입니다
이 밖에도 와이프의 세상은 온통 저였고, 오로지 저만 생각하는 정말 천사같은 사람입니다
얼굴은 애기같이 순하고 예쁘게 생겨서 어쩜 이렇게 모든일을 완벽하게 해내는지 저한테는 너무 대단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여자입니다

와이프를 만나며 저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민하고 까칠했는데 많이 유해졌고 지나칠정도로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람이였는데 지나치게 감성적인 와이프덕분에 저도 따뜻한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신기하리만큼 긍정적인 와이프덕분에 제 성격도 긍정적인 사람이 됐습니다
제 성격 성향이 와이프덕분에 아주 많이 변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석사를 딱 마무리짓자 다행히 제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를 할 수 있었고 부모님께 와이프를 소개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와이프를 딱 한번 보고나서 곧바로 말씀하셨습니다

“빨리 날 잡아라”

저희 집은 조용하고 삭막한데 와이프는 참 밝고 맑거든요 그걸 단번에 알아보신거죠
저는 이제 다시 입사해서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으니 2년정도 더 있다가 결혼하겠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호통을 치시더라구요
집, 결혼비용 다 해줄테니 예쁜이 모셔오라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희 부모님은 와이프를 ‘예쁜이’, ‘예쁜우리아가’ 라고 부릅니다
저는 저희 부모님이 그렇게 많이 웃는 분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항상 위엄있고 과묵하다고 생각했는데..

와이프의 집안은 부모님 두분이 아주 성실하게 가게운영하시다 접고 할머니를 모시며 시골에 살고계셨는데 지역 내에서 아주 유명한 효자효부, 그냥 알아주는 선한 집안입니다
가게운영하시던 상가 월세받으시며 논밭 농사지어서 가족들 모두 나눠주고 베풀어주는.. 와이프의 천사같은 모습은 다 장인장모님에게서 나오는 판박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않게 욕심없이 행복하게 사는 집안입니다

상견례를 할때, 교육자 집안에 비해 너무 부족한 집안이라고 하시는 장모님에게 저희 아버지는 “저희보다 더 훌륭하십니다 예쁜이를 보면 알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오히려 저희가 부족한 집안입니다 시집보낸다 생각마세요 저희가 예쁜이 모셔오는 겁니다 어느순간 아들놈이 정신차린듯 유연하게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예쁜이 덕분입니다 오히려 너무 귀하고 귀한 예쁜이를 가족으로 맞을 수 있어서 저희는 너무 행복합니다 부족하다 표현마세요 저에게는 그 어떤 집안보다 넘치고 훌륭한 집안입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우리 대단한 와이프님은 제 부모님과 본가 분위기까지 바꿔놓습니다

저에게는 본가이지만 와이프에게는 시댁인데 저보다 더 가고싶어합니다
들어가자마자 외칩니다
“아부지 어무니 예쁜이 왔어요~~~~”
부모님은 저에게 “왔냐” 라는 한마디도 안하시고 와이프에게만 “아이구 우리 예쁜이 왔네” 라고 하십니다 저는 찬밥을 넘어서서 아주 쉬어터진 밥이 되었지만 행복합니다
저희 부모님께 와이프의 존재는 딸 그 이상입니다 얼마전 두분이 동시에 정년퇴직을 하셨는데 와이프는 시간날때마다 부모님과 쇼핑도 가고 영화도 보러갑니다 저 없이 말입니다
부모님은 제 와이프에게 어울릴만한 이옷 저옷을 입혀보며 아주 만족해하시고 예쁜이에게 옷사줄때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럼 와이프는 자기 옷만 사는게 미안한지 “어머니 아버지 제 옷 하나 대신 제 여보 옷도 하나 사주세요” 라며 제 옷도 꼭 하나 어떻게든 얻어와서는 “내덕인줄 알아 내덕에 새옷생긴거야” 라며 으쓱해합니다
저와 싸우면 장모님에게 전화하는게 아니라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제 흉을 봅니다
그럼 아버지가 저에게 전화하셔서 아주 벼락을 치십니다
가끔 제 부모님이 맞는지 혼동이 오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부모님을 찾았습니다
저는 이제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더 편합니다
실제로 장모님과 장인어른은 저를 아들이라고 부르십니다
아들왔어? 아들 밥은? 아들 뭐먹고싶어? 아들 안피곤해?
저희 부모님보다 더 잘해주십니다 아니 이제는 제 부모님이십니다
제 직장은 처가댁 지역이고 아내의 사업장은 본가 지역이고 저희 신혼집도 본가지역입니다
지역은 다르지만 차로 30-40분 걸리는 가까운 곳입니다
가끔은 제가 처가댁에 가서 장인어른 장모님과 점심을 먹고, 와이프는 본가에 가서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있을때가 있습니다 서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교차해서 가있는 모습을 보면 재밌습니다

오늘은 아니 어제는 저희가 만난지 1500일이 되는 날인데 아기천사가 찾아왔습니다
저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오전에 같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저는 처가댁에 와이프는 본가에 전화해서 소식을 전하며 엉엉 울었습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1시간동안 우리의 추억을 되짚으며 글을 썼는데 이것도 참 행복하네요
새벽 4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안피곤합니다
옆에서 곤히 자는 와이프를 보기만해도 배가 부릅니다

이제 저는 더 든든한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자합니다
와이프가 언젠간 이 글을 보길 바라며
와이프! 여보! 내 복덩이 여보! 여보가 있어서 내가 존재하는거 같아 나보다 훨씬 작고 여리지만 강한 여보를 평생 지켜줄게 나의 힘이 되어줘서 고맙고 우리 집안의 행복이 되어줘서 고마워
소중하고 사랑해


아 어떻게 글을 맺어야 하나요?
아무쪼록 행복에 겨워 두서없이 쓴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제 행복을 나눠드릴테니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