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이 오면...

....2004.02.12
조회758

안녕들하신지요? 가끔 여기 와서 글도 읽고 공감도 하는 주부입니다.

전 이번에 임신을 해서 7주 되었지요... 돈 여유가 없어 친정집에 얹쳐 살다가,, 친정에서 돈 2000만원 해주고,, 신랑,, 전세 자금 대출 받아서,,, 전세 얻어서 산지 몇 달 안 되었는데,, 덜컥 임신을 했습니다.

 

첨에 넘 놀랐지요.. 물론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아이를 지워야 겠다 생각했구요...

근데 막상 병원가서 아이 초음파 보니,,, 맘이 아프더군요...

 

전 지금 공무원 준비 중이고,, 신랑은 회사 잘 다닙니다..

우리가 무슨 돈도 없이 결혼 했냐구요?

 

신랑 결혼전 모은 돈,, 시누네 집 빚으로 집 날려서,, 거기 전세 얻으라고 빌려줬슴다.. 제가 모은 돈 얼마 안되지만,, 시댁, 돈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줬지요...

그 돈이면,, 우리 전세값은 나오지요.. 친정에서 돈 빌리지 않아도 되고,, 은행 대출 안 받아도 되고,,

신랑 버는 것으로 울 아기 키울 수도 있고,,,,

 

아기를 지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의 빚 땜에,, 비록 친정집에서랑,, 이자가 싼 은행 대출이자라,, 갚을 시일이 무작정 길어서 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하지만 어쨌든 우리에겐 빚아닙니까... 신랑 혼자 벌어 아기 키우고,, 어떻게 빚 갚겠습니까?

울신랑 아기 가져 낳으면서 공무원 공부하라고 하는데,, 7주 되었지만,, 벌써 속이 미식거리고,, 걸으면,, 배가 땡기고,, 졸립고 하는데,, 학원이며,, 도서관을 어떻게 다닐런지요?

위의 증상으로 신랑에게 호소하면,, "픽~`" 웃습니다. 벌써 부터,, 유난이라고,,,

 

빚 많은 울 시누,, 부부가 버는 돈이 울 신랑의 2배입니다. 울 시누 빚 많다고 하는데,, 그게 은행권에 사채의 빚이라서,, 빨리 갚으라 재촉 엄청하나 봅니다...

그 빚,,, 항상 빚 많아서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얼마전  울 시누 돈 버는 거랑,, 빚 대충 가늠하니까.. 빚,, 우리랑 거의 같고여..월 수입 우리보다 2배 많더군요.. 근데 당장 전세 자금 없어서,, 우리가 빌려줬던것 뿐인데,,

우리 전세 날때,, 가구며,, 집 괜찮은거 얻었다고 엄청 샘내더군요..

울 시누 남편이 돈을 좀 못 버는데,, 맨날 저에게,, 울 신랑 돈 잘 번다고,, 비꼬아 말하는데,, 사실 시누가 버는 돈은 울 신랑보다 엄청 많아요...

 

그렇게 많이 버니,, 예전 씀씀이 있어서,, 울시부모,,(즉 울 시누 친정 부모에게) 엄청 비싼 선물 하고,, 자기네 맛난거에,, 비싼 화장품,...

울 시누 지금 임신 7개월인데요.. 맨날 비싼 임부복에 아기 침대에,, 사면서,, "이거다 내가 잘 쓰고 너 다 물려줄거야.."하는데,,

속 터집니다. 그럴 돈 있으면,, 빚 빨리 갚고,, 우리 돈이나 빨리 갚아서,, 우리좀 편하게 하지,,,

우린 지금 돈 없어서,, 아기 지우게 생겼는데,,,

 

저에겐,, 너희 쓰기 빠듯할텐데,, 하며,, 울 시부노에겐 좋은 선물해서,, 우리 정말 민망하게 하고,,,

 

제가 아기 낳기 싫은 또하나의 이유는,, 제가 울 신랑이랑 연애 오래했는데요.. 울신랑 학생이고 용돈 없이 살때,, 저한테 뭐 해주고 싶은데,, 못해주는거 미안하니까.. 울 시누가 입던 유행 한참 지난 오렌지색 겨울 코트(어깨에 뽕 들어가서 네모난 것) 주며 입으라고 하길래,, 사실 전 몸이 자그만한데 울 시누는 뚱뚱해서,, 맞지도 않았지만,, 울 신랑이 좋아하니까.. 그거 맞춰주려고,, 입고 다니,, 친구들한테 엄마한테 어디서 났냐며, 욕 먹어도 입고 다니고 했는데,, 그 이후로,, 울 시누,,, 자기 입다가,, 싫증나면,, 저 다 갖다 주더군요.. 그래도 전 불평하지 않고.. 입고 다녔는데,,, 그러고 몇년 흐르니,, 이제,, 울 시누,, 날 아예 그렇게 취급하더군요..

 

난 시누가 입던거 입어도 괜찮다... 그래서 옷사러 가서,, 6벌씩 옷사서 신랑,, 시동생 옷은 사와도,, 내옷 하나 사온적이 없더니,,

이젠,, 임부복에 아기 침대,, 아기 옷,, 아기 젖병에,, 그런거 다 좋은 걸로 사고서,, 내가 아기 가지면,, 나보고 다 입으라고 하더군요...

전요,, 저도 그런거 싫지만,, 울 아기 까지 그런거 싫습니다..

그런데,, 제가 싫다고 말하고 싶어도,, 시모에 신랑까지... 그거 뭐 어떠냐고 하는데,, 전 낭비벽 심한 사람이 되지요...

 

전 백화점에서 임부복 파는지 몰랐고,, 임부복이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 몰랐는데,, (지하상가에서만 봤어요) 울 시누,, 임부복,, 브랜드에 몇 십만원씩 사고,, 발 편한 신발 사고,,,

 

전요.. 울 시누가 빚 없고 잘 살면서 그런거 사입고,, 저 물려 준다면,, 좋겠지만,,, 우리에게 돈 빌려가고,, 우린 돈 없어서 친정에서 돈 빌리고,, 빚 시누네처럼 많은데,,, 전,, 매일 싼거만 찾는데,, 울 시누 비싼거 입고 저 다시 물려준다는 말 정말 싫습니다.

 

또 아기 낳기 싫은 이유는,, 아이 키우는 문제입니다. 제가 아기라도 낳아보세요... 울시누랑 저희는 아주 가까운데 사는데,, 울 시누 아기 낳으면,, 친정(울 시댁)에 맡긴다고 하는데,, 집이 다른 도시에 있어서,, 평일에는 울 시댁에,, 주말에만 시누부부가 데려올꺼라고 하는데,,,

제가 아기 낳으면,, 울 아기는 키울 사람이 없어요.. 친정엄마는 직장을 다시니고.. 그럼 제가 공부하면서 아기 키워야 하는데,,, 그럼 울 시누,,, 시누에 아기,, 울 시댁에 맡길려고 하겠어요? 온갖 감언이설로,, 시모에 울 신랑까지 합세해서,, 제가 두 아기 다 키우게 해서 자기네 집 가까이 두려 하겠죠?

그럼 전 공무우너 꿈도 못꾸고,, 집에서 허무하게 살겠죠...

 

아기 키우는게 싫은게 아니라... 제 삶에 목표가 달라집니다...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 이혼하게 되더라도 제가 직장을 갖는데 좋을 것이고,, 만약 잘 산다쳐도  울신랑 나중에 뭐 직장 말고 다른 거 한다치면,, 제가 밀어줘야 하죠... 전 자유롭게,, 해외도 가면서 살고 싶은데,,,그리고,, 울 신랑 눈치 안보고 친정에 도움도 줄려면,, 제가 당당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제가 공무원이 되어야 해요...

 

이런 상황인데,,, 아기를 낳아야 할까요? 울 신랑은 첨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하더니.. 지금은 낳지고 하더군요.. 기쁜건 80%이고 경제적 부담 20%인데,, 그냥 낳으면,, 알아서 큰다나,, 뭐래나..

 

암튼 전 지금 임신한 거 아무에게도 말 안하고,, 있습니다. 그게 더 슬픕니다.. 아기 가진것도 맘대로,, 얘기도 못하니...

 

머리론 아기를 지워야 한다고 하는데 가슴은,, 그래서 1%의 키울까 하는 희망에 있습니다.

 

넘 얘기가 길어 졌네요.. 읽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