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건너편에서 울고있는 너에게 가서 안아주었어야 했다

ㅈㅇ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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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oo이가 꿈에 나왔는데 현타 좀 크게오네'

'얔ㅋㅋㅋㅋ oo이 남친생겼더랔ㅋㅋㅋㅋㅋ 아 이젠 oo이가 아니지 이름 바꿨던데남친이랑 장난아니던데 ㅋㅋㅋㅋㅋ 너도 이제 정신차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로는 웃었지만 웃지못했다
작년 8월 난 너에게 아주 일방적인 헤어짐을 강요하고 나는 너와의 연락을 단번에 끊었다
이유는 집안사정

처음에 너와 만나기 시작했을때도 나의 사정은 그닥 좋지는 않았다
무거운걸 들고 일하면서 받는 얼마 안되는 월급의 절반이상을 집에 보태야했었기 때문에
하지만 점점 널 만날수록 모든걸 해주고싶었다
너가 낸다해도 너도 사정이 좋지않았던터라 마음이 편치않아 되도록이면 내가 낼려고 했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술을먹거나 생일선물을줄때 그 비용은 아까웠지만 너에게 쓰는것 만큼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연애 초반 너의 집안과 트러블이 있어서 너에게 결혼까지는 못할거같다는 모진말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는 나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너가 없으면 안될거같았다
집에 들어가면 기다리고 있던 너가 마중나와서 신발도 안벗은 날 안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매일매일하고 나란히 앉아 나에게 기댄 너를 감싸면서 TV를 보고싶었다
그렇게 너와 만나는 일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넌 내인생에 굉장히 크게 들어섰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내 집안 사정은 점점 더 안좋아졌었다 마치 너를 더이상 사랑하면 안되는것처럼

집안생각하다 회사에서 불량을 내지 말아야 할걸 여러번냈다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너와 만났을땐 티를 안냈지만 너가 보기엔 내표정은 좋지않았었겠지 통화 할때나 만날때면 넌 괜찮냐고 물어봐 주었지만 난 솔직하게 힘들다고 너에게 말을못했다그 누구에게도 티를안냈다
사실 너에게 말하고 너무 힘들다고 품에안겨 서럽게 울고싶었다
다 이해해주었을 너인데 너가 걱정하는게 싫어서 자신이 없었다

매번 너에게 쓸 비용을 어느정도는 생각했던 난, 한달에 한번 집에 보탰던게 두번 세번씩 늘어났고결국엔 적금을깨고 다른 통장에 있던 저축한 돈까지 없어졌다
그래도 이정도는 있어야 너와 결혼은 할수있을거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사라져버리니
너를 볼 수가 없었어

회사 일을 핑계로 너에게 이번주는 보기힘들거같다고 매주 말했다
그렇게 불량이 안나야 할게 계속 나오자 그동안 사장님은 좋게 타일러줬지만 결국에는 더이상 피해를 끼치고 싶지않아서 회사를 나왔다
어거지로 버티고 일을 했을 수 있었겠지만 그 때의 나는 너무 지쳤었다

7월 마지막주 일을 그만두고 남은 연차를 사용했을때 너가 미치도록 보고싶었지만 그때 너에겐 쉬는날 얼마 없는 회사에서 친구와 휴가를 떠났었다
너가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며 즐거워했을때 난 평소처럼 답장을 하지 못했고 넌 많이 서운해 했다
그냥 보고싶다는 말을 하면됐는데 자기마음 말도못하는 병신은 그걸 묵혔다

그렇게 3주만에 만나게 됐을때 나는 너와 이별을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만나고 나서 손도 안잡고 밥을 먹으러 가고 먹을때도 기분좋게 하려는 너와는 달리 난 그럴수가없었다
저녁을 먹고 카페가는 길에 나란히 걸으며 스치는 손을 잡았는데 놓고싶지않았다 놓았으면 안됐다
이별을 생각하고 나왔는데 난 예전에 너가 생각나서 산 스오우볼을 건내주었다 좋아하는 너의 모습을 보고 난 웃었다 넌 몰랐겠지만 사랑한다는 말이 턱밑까지 올라왔었다
그러다 정신이 들어 너에게 이별을 고했다

넌 당연히 이유를 물었고 다른여자가 생겼다고 말할려했지만 넌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했어서 어느정도 이유를 말했다
당연히 넌 너와 천천히 잘 해결해 보자고 말해주었지만난 이미 너를 예전처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어이없어 하는 너를 데리고 카페를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넌 계속 왜 그러냐고 이러지 말라고 해주었지만 눈도 마주치지않았다

지하철 갈림길에서 넌 내가 뿌리칠까 두려워 여린 손으로 내 옷자락을 잡고 서럽게 울었다

지금 가면 다시는 오빠 못보잖아요

가슴이 무너졌다 생전 처음느껴보는 감정이였다
우는 널 억지로 에스컬레이터에 태워 내려보내고 반대쪽 승강장으로 내려오니
너가 반대편에서 날 보면서 안절부절 못하는게 보였다
하필 바로 지하철이오고 난 그걸 바로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때, 반대쪽으로 달려가 우는 널 안고 다시는 그런 말 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면
그냥 사랑한다고 힘들다고 했었다면
결혼 해버리자고 말했었다면
6개월이 지난 지금 넌 내옆에 행복하게 있었을까

카톡에 마지막으로 남긴 너의 기다리겠다는 말을 보고 내 상황을 빨리 복구시키고 싶었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너의 연락은 끊겼지만 난 달마다 조금만더 아주 조금만더 기다려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6개월이라는 시간이 너에겐 힘든걸 이겨내고 새로이 시작하는 시간이였겠지

너가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는 말을듣고 며칠을 멍때렸다
곧이였는데 얼마안남았었는데
주제에 널 원망도 하고 한심한 나를 자책했다

오늘 너에게 보자는 문자를 남기고 보게되면 너한테 사과하고싶었다
점심에 전화를 걸었지만 넌 받지 않았고 저녁에 다시 걸었을땐 날 차단했다
한달, 두달만 빨랐더라면
저녁에 걸었던 전화가 어디즈음 오고있냐는 전화였을까
사실 만나면 나에게 다시 와달라고 말할 생각이였다
자존심 다 버리고 너에게 매달릴 생각이였다

6개월 동안 난 내가 이별을 고해놓고 너와 같이 먹을거 너와 같이 여행갈곳 너에게 선물할것을 사진첩에 저장하고있었다

내가 너무 원망스럽다
누구보다도 너가 좋은사람이란걸 알고있는데
널 잡지못했다

너와 나를 소개시켜준 형을 헤어지고나서 둘이만나 내가 걱정된다고 했었던 일을 바로 알았더라면
너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내가 가서 안아줬더라면
헤어지고 하루만에 너에게 미안하다고 찾아갔었다면
너가 내옆에 있었을까.

술을먹으면 너에게 전화를 할까봐 일부러 너의 번호를 꺼내놓고 안하겠다는 다짐을했는데
차단한걸 알았으니 술을 많이먹은 날에는 날 차단한 너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겠지

너가 날 바로 차단한건 새로이 만나는 사람이 괜찮다는거겠지

난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너를 잊지못할거같다
모질게 너에게 이별을 고했던 죗값을 치룰거같다

난 널 기다려 볼 생각이다
시간이 지나고 만약에 차단을 풀고 연락이 온다면 그땐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너가 이곳을 즐겨 보는지 모른다
나도 여기에 글을쓰는게 처음이니까
되도록이면 너가 이글을 전해서라도 봤으면 좋겠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조금이나마 너가 힘들었던게 풀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