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못난 남편 인가요?

ㅇㅁ갓ㅇㄱ2020.02.28
조회65,502
안녕하세요.
지방에 거주하고있는 30대 남자입니다.
문득 제가 못난남편은 아닌지, 여러분들께 여쭤보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요.


3살 연상 와이프와 어릴적 만나 슬하에 아이가 2명입니다.
큰아이는 6살 딸이구요. 둘째아이는 4살 아들이에요.
직장은 세후 월 360정도 되고, 집은 부끄럽지만 워낙에 없이 시작해서 아직 월세입니다.
와이프는 전업주부입니다.
차 2대 갖고있고.. 1대는 승용차 1대는 승합차이구요.
승용은 제 명의이고, 10년은 넘은 차에요.
승합은 회사에서 지원이 되어(업무용 사용) 제 돈으로 사서 회사명의로 등록하여 사적인 용도로 사용될 때 유류대를 제외한 유지비 전체를 지원받습니다.


작년 쯤 정말 서로 너무나 친하고 소중하게 지내던 친구가 사업이 힘들어져 대출을 6천 받아서 빌려줬습니다.
와이프와 충분한 상의를 하고서 와이프도 힘들때 무리해서라도 도와주면 당신 친구가 어떻게해서든 돌려주겠지하여 빌려주었고..
차용서류 모두 적었으나 결과는.. 네.. 못받았습니다.


아이를 가지고 와이프와 약속했습니다.
여자. 술. 도박. 3가지는 절때 하지 않겠노라고요.
나 혼자 밤낮으로 벌어올테니 당신은 내 아이를 위한 엄마로 살아줄 수 있느냐고..
와이프와 연애할때부터 여자문제는 물론이며 그 흔한 여사친도 없습니다.
술 7년째 입에도 안댔구요.
도박은 할줄도 모릅니다..


그런데 다달이 나가는 월세와 공과금.. 카드값.. 보험.. 적금보험을 해지해도 빚이 4천이 넘더라구요.
너무 적은돈을 모았나 싶었습니다...

저는 한번 한 약속은 목에 칼을 갖다대어도 지키는 주의입니다.
저희 부부는 둘 다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다달이 잔고가 빠지는 것을 보니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싶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대리운전을 했어요.
싫은 소리 좋은 소리 모두 들었지만, 나름대로 다달이 150만원 벌이는 되어 참 행복했습니다.
내 부인과 내 아이들이 걱정없이 살 수 있으니까요.
몇년만 잠 줄이자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어느날 코로나 19 확산이 시작되었어요.
더 이상 대리운전은 벌이가 되지 않습니다.
회사 사장님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서 승합차를 밤에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야한다, 그러니 차를 제 명의로 돌리고 유지비 지원을 포기하겠다 말씀드리니, 젊은 친구가 기특하다고 그냥 그대로 지원해줄테니 열심히 살아라고 하십니다.
자차로 할 수 있는 알바를 찾아보니 쿠팡 플렉스라고.. 배송지원 아르바이트가 있더라구요..
부산은 물량이 많지 않아도 하루 5만원벌이는 되니 괜찮겠구나 싶어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잠 3시간~4시간 잡니다.
매일 해주던 설거지도 못해주고있어요.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잠자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큰소리로 웃는 소리가 귀엽지 않고 잠에 방해가 됩니다.




어제 배송일을 마치고 차에서 30분을 울었습니다.
그냥 이유가 없이 눈물이 납니다.
와이프는 아이들을 혼자 돌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아빠오기만을 목이빠져라 기다립니다.
그리고 쓰러져 자는 아빠를 보고 실망합니다.



저는 얼마나 못난 아빠인가요...
너무 힘이듭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한 푸념입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