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혐오하는 남편 어떻게 할까요..

리나2020.02.28
조회7,118
안녕하세요....
올해 결혼 1년 반정도 된 새댁입니다.
도대체 저더러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결혼 선배님들의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릴게요.
일단 저는 32살 남편은 35살이고 저는 중견기업 관리직, 남편은 대기업 하청쪽 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합니다. 
연봉은 남편이 2천정도 더 높고 인센도 있는 편인 대신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아요.
저는 정시출근 정시퇴근/ 성과금 조금 있고 감사나 결산 제외하고는 야근은 없는 편입니다.
집이나 이런 부분은 시댁과 친정에서 도움 많이 주셨고 둘 다 특별하게 돈 쓰는 부분은 없는 대신 
여행을 좋아해서 국내 or 해외 여행을 일년에 서너번은 꼭 갑니다.
이외에는 대부분 저축하고 있구요. 남편은 휴대폰 게임을 조금 좋아하긴 하는데 
크게 돈을 쓰지는 않습니다. 살림의 경우 요리와 빨래는 제가 하고, 청소+장보기는 남편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별 트러블 없이 잘 지내왔는데 얼마전에 어머님 생신으로 시댁에서 밥을 먹다가
자녀 계획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저는 그러게요 이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네요 라고 말했는데
남편이 이 얘기 끝난거 아니었어요? 쓸데없는 소리하지마세요. 라고 딱 잘라서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그 자리에서는 웃으며 넘겼고 집에 와서 진지하게 물어봤더니
자기는 절대 애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저도 막 반드시 애를 낳아야겠다!! 이번 생에 날 닮은 애가 1명은 있어야지!!! 라는 그런 건 아닌데
그래도 낳아야겠지 라고 막연하게는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근데 남편이 너무 단호하고 냉정한 투로 얘기하는 바람에 진지하게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남편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나는 애가 너무 싫다. 남의 집 애들은 이쁘지만 내 애는 아니다. 나는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누군가를 온연하게 내가 책임지고 키울 자신은 없다. 불안하고 무섭고 나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만약에 아이가 잘못되면? 삐뚤게 자라거나 범죄자가 되거나 자라서 내 탓을 한다면? 왜 낳았어요. 왜 이것밖에 못해줬어요 라고 한다면? 나는 도저히 그런것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내 삶의 일정 부분을 희생해야한다는 것도 이해되지않고, 솔직히 아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삶 또한 살고 싶지 않다. 정을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강아지를 기르자. 당신도 친정에 강아지들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니 강아지를 여러마리 기르는 편이 좋겠다.

네.. 강아지 좋아하죠. 근데 강아지랑 사람을 비교하는건 너무 말이 안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오히려 맹목적으로 정을 줘도 되고, 나를 배신하거나 실망시키지도 않고 온전히 나를 사랑만 해주는 그런 강아지가 자식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남편이 원래 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본인 의사나 주관이 확고한 스타일이라서 연애때나 결혼 초반때에 그런 부분이 멋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기문제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생각하는지는 정말 1도 몰랐어요.
결혼 전에 이 부분은 그냥 우리끼리 알콩달콩 살자 라는 식으로 말하고 어물쩍 넘어가서 저도 크게 캐묻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이제와서보니 그때부터도 이미 확고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우리가 우리끼리 여행다니고 놀고 하는게 재밌어서 그렇지만 나중에 나이들어서
쓸쓸해질 수도 있다. 강아지와 사람은 명백하게 다르다. 라고 했더니
자식때문에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사는 건 너무 슬프지 않느냐. 어쩔 수 없이 자식때문에 자식보고 살지 라는 말이 나는 너무 슬프고 끔찍하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때문에 당신과 사는 것이지 당신과 닮은 자식을 사랑하려고 결혼한 것이 아니다. 애를 낳는 것이 우리 사랑과 결혼의 목표점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 같다. 
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머리가 좀 띵 했습니다.
본인만의 주관이 너무 확고하고 맹목적이라 비유하자면 마치 본인의 성에 아무도 들여보내주지 않는데 저는 특별히 출입증을 받은 사람이지만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언제든 그 출입증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 같은 느낌이랄까요...
 시부모님들과 무슨 이야기가 되었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까지인줄은 모르고 계신것 같았습니다. 두 분 모두 신세대? 같은 분들이시라서
그래 니들 좋을때 하는거지 라는 식이긴 하셨는데 그래도 시아버님 같은 경우에는
명절때 손주들 복작거리는 집들을 좀 부러워하시는 눈치시더라고요...
자식이라곤 남편 하나 키워서 이제 두분이 사시니 쓸쓸하시기도 할 것 같고.. 
사실 저는 안 낳는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긴 한데..
아기보다는 남편의 저 사고방식과 주관이 좀..낯설다고 해야하나..
정말로 남의편 같은... 살 부비고 살지만 온전하게 내 사람이 아닌거 같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저같은 상황에 현명하게 해결하신 분이나.. 방법이 있으신 분들은 지혜를 좀 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