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 의료인 1.

담담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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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아니 세상이 코로나로 어수선하다 못 해 점점 페닉에 빠져가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나는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이다.

환자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밖에 없고

좋던 싫던 그 들에게 필요한 사람일 수 밖에 없다.

 

중국에서의 코로나 뉴스가 국내 언론에 자주 등장하기 이전에

20대 초반의 중국 유학생이 약 10억원 어치의 마스크를 구입했고
중국으로 보내 약 20억원 정도의 차익을 봤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이건 뭔 대동강물을 팔아먹는 상황이지 했다.
그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뉴스가 자주 등장하면서
중국인들의 마스크 매점 행위가 노골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지만

그러면서 마스크의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이 발생했지만

그 뒤로 일어난 상황은 다들 잘 알고 있으니 언급하지 않겠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난 병원에서 일한다.

그것도 환자 가까이에서...

코로나 언급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상에서는 외부 유입을 차단해야 하고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과할 정도의 대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소위 말하는 윗대가리들은 가볍게 무시하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리고는 어느 분께선 중국인이 문제가 아니라

외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 문제라는 망언까지 하신다.

(물론 전체적인 맥락은 그게 아니시겠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그 들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가 보여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일반 국민님들은 집에 계시거나

최대한 외부 접촉을 자제하는 방법을 선택하면 되지만

병원에 근무하는 우리는 임상에서 환자들을 피할 수 없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이 얼마전 감염병 관리 병원으로 지정되었다.  

쉽게 말해

코로나 환자들만 수용 치료하는 병원으로 전환되었다는 이야기다.

그 전에 직원들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과정 등은 물론 없었다.
그냥 윗분들이 지정했다~!! 해라~!! 라는 일방적인 통보로 이미 결정된 것이다.

직원 전체에게 지정 사실이 문자로 뿌려졌다.
다양한 문자 알림음이 온 병원에 울려 퍼지고 

그 문자를 확인하는 직원들의 얼굴빛은 솔직히 어두울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우리는 묵묵히 감염병 관리병원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상황에 대한 메뉴얼이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지는 않다.

표준 규정도 없고 경험도 사실 상 없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일단 환경적으로나 심적으로 준비를 해야만 했다.

 

우선

현재 입원해 있는 환자분들을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 퇴원 등을 준비해야 했다.

최대한 환자들이 불편하지 않게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게

더 친절하게

더 많이 웃으면서

더 꼼꼼히

환자들을 안전하게 병원에서 소개하기 시작했다.

 

보호자분들에게 안내하면서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진행을 했다.

동의하지 못 하는 환자와 보호자께는

어떻게든 상황을 이해시키며 양해를 구했고

때로는 부탁도 드리고

그러는 와중에 욕도 먹고

육두문자도 많이 들었지만

우리는 우리도 어찌할 수 없어

최종적으로 환자를 모두 소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환자가 한명 두명 빠지고

비어가는 병실을 보면서

그  적막함 안에 우리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진것도 사실이다.

 

낯선 바이러스와

그에 대한 대처

확실하지 않은 업무 내용 등...

환자분들이 빠진 병동부터 음압기를 설치하고

코로나 환자들을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격리 구역을 만들고

교차 감염등을 막기 위한 시설과 설비를 부랴부랴 설치했다.

정확한 메뉴얼은 없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가 전부라고 봐도 될 듯 하다.

확실하게

정확하게

안전함을 보장하는 건 없다.

그래서 뭔가 찜찜하고 아쉽지만

그래도 우리는 코로나 환자를 맞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 근무자들에게

집에 아기가 있거나

노약자가 있어서 출퇴근이 어려운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가능하면 집 외의 숙소를 알아보겠단다.

역시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단 조사는 해 보겠단다.

코로나 환자를 예정보다 일찍

준비가 된 병실부터 우선 입원 시켜서 치료를 시작했다.

예정보다 빨랐고

확진자 증가 속도 및 확진자들의 컨디션이 빠르게 나빠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다.

이미 환자들을 케어하기 위해 투입되기 시작했지만

숙소에 대한 언급은 없다.

감염체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퇴근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근무에 투입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했다.

심지어는 도저히 근무를 할 수 없으면 사직을 해도 말리지 않겠단다.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에서

갑자기 생긴 상황을 이유로 나갈 사람이 있으면 쿨하게 보내준단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란다.

아니면 본인의 연월차 휴가를 사용해서 휴가 처리 할 사람이 있는지 물어온다.

항간에는 무급으로 휴직할 사람도 물어본다고 한다.

온갖 쿨한 척은 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선택권을 줬는데 왜 선택을 못 해? 라는 어이없는 모습이다.

최종적으로

병원에선 선택권 및 기회는 제공했었다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으며

이제는 휴가없이

모든 근무자가 코로나 환자를 직접 케어하게 된게 현실이다.

환자가 얼마나 밀려들지

근무형태가 어떻게 될지

얼마나 많은 의료진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모든 의료진은 휴가는 없고 최소 휴식 시간 외에는 모두 환자 케어에 투입될 모양새다.

 

앞에 마스크 이야기를 했다.

사실 마스크만이 문제가 아니다.

뉴스에서는 마스크만 이슈가 되고 있지만 병원에서 필요한 많은 물품들이 모자란 상황이다.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윗분들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라는 식이다.

의료진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방호복조차 수급을 보장 못 하니

방호복이 없으면 또는 부족할 것 같으면

말도 않되는 사실 상 그냥 맨몸으로 케어를 하라는 식이다.

 

전쟁에 나가는 병사에게

지금 총알 10개를 줄게

그런데 이게 떨어지면 총알을 더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몇 발 쏴보고

불안하면 옆에 돌맹이도 던지고

나뭇가지도 꺾어 휘둘러봐.

 

그렇게 전쟁에 나간 병사가

총알을 다 써서 사망하면

내가 아껴쓰라고 했잖아 조금만 더 있으면 총알 줄 수 있었는데....

 

총알을 아끼다 사망하면

총알 줬는데도 안 썼으니 니 탓!! 난 총알 줬었음!!!

 

총알도 다쓰고 어찌어찌 살아남으면

거 봐 된다고 했잖아?! 역시 내 계산은 정확했어!!!

 

총알도 남기고 어찌어찌 살아남으면

거봐 충분했지?! 다음에는 더 적게 줘도 되겠다 그치?!

 

라고 할 것들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받게 될지

얼마나 많은 물품이 필요할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이 물품들이 안정적으로

우리 병원같이 코로나 환자 전담 병원에서조차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우리 병원으로 실려오는 코로나 환자들을 대할때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임상 경험과 지식을 동원해

최대한 최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 하는

그 안에서 뺑이 치는 이들의 현실은 가볍게 무시(?) 하는 듯 하는 윗분들 때문에

여전히 마음은 두려움이 가득하고

불안함에 몸이 떨리지만

환자에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말은 비장하게 해도

사실 너무 겁이나고 불안해서 울고 싶다.

나만?

아니 내색은 안하지만

투입되는 우리 병원 의료진들 다 같은 심정이다.

아니 대한민국의 모든 코로나 대응 의료진들 심정이 다 그럴껄?!

주변에 의료진 아는 사람 있으면 응원 좀 해 줘.
정말 목숨 걸고 하는 상황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