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글이 2월 28일에 이어 3월 1일에도 톡커들의 선택 리스트에 올라갔네요. 글 읽어주시고 추천해주신,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금일 (3월 2일) 인천시에서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하여 관계 부서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들을 시정하기로 답변주셨다고 합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관심 덕분입니다.
시스템 개선 및 민관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의료인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분들이 코로나19가 종식 될 때 까지 아무쪼록 큰 피해 없이 무사하게 지낼 수 있길 빕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쓰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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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에 처음 글 써봐서 너무 떨리네요.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저는 평범한 가정의 30대 주부입니다. 30년간 의료업에 종사하신 저희 친정 아버지께서는 인천에서 작은 의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며칠 전 인천 미추홀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인천이 얼마나 넓은데 설마 아버지 병원에 다녀갔으려고?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아침 그 우려가 사실이 되었습니다. 뉴스에 온통 저희 아버지 병원이름이 도배되어 있더군요... 더 기가 막힌 건 그 속내를 알게 된 다음이었습니다.
확진자 분은 아버지 병원에 오시기 전 먼저 미추홀구 보건소와 1339에 어떻게 할지 문의를 했는데, 발열과 기침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의료기관을 방문하라는 안내를 해주어 저희 아버지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은 선별의료기관이 아닙니다.) 뉴스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 보도되어 마치 저희 아버지 병원에 처음 내원한 것으로 SNS와 매스컴 (KBS 포함)에 노출되어 내원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 분 외에도 어제 (2월 28일) 타 의원에서 14일간 진료를 받으신 발열 기침 증상이 있는 환자가 호전이 없어서 미추홀구 보건소로 문의를 했더니, 다시 지역의원으로 가라는 잘못된 안내를 받고 저희 병원에 오시게 됐다고 하네요. 도대체 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일선 의원으로 가도록 안내하는지.... 너무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아버지께서는 흔들림 없이 묵묵히 진료를 이어나가셨습니다.
그러나 위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과정 및 방역 과정에서 아버지는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우선 미추홀구 확진자분께서 저희 병원을 다녀간 것은 2월 3일과 2월 8일입니다. 이 확진자 분께서 2월 13일 사랑병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으셨고, 2월 25일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최초 동선 공개에는 저희 아버지 병원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상식적으로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위험 기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확진자 분의 소식을 듣고 곧바로 검사에 응한 아버지를 포함한 직원분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20여일이라는 큰 시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확진자 방문여부 확인 전화 한 통 없이 아버지의 병원을 시청 홈페이지 동선공개에 포함시켰습니다. 해당 시점에 코로나 환자가 아니어서 동선 공개에 포함할 이유가 없는 병원인데도요.
아버지의 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공개된 후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는 평소의 20% 이하로 줄었습니다. 온라인 기사, 지역주민카페, 인스타그램 등에서 끊임없이 병원명이 언급되어 정작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불안감에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어머니와 저, 다른 가족들 역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인천시는 현시점에서 병원명 공개가 적절치 않으며, 저희 병원을 통한 감염우려가 전혀 없다는 민원을 접수하고서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이 파급력이 큰 홍보채널에서는 아직도 병원명을 처음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시청 홈페이지에서만 병원명이 포함된 자료를 내렸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 전화로 아버지께서 항의를 하자 “(아버지의) 병원이 방역을 마쳤다는 추가 게시물을 인천시청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담당자가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확진자가 방문한 모 대형병원 관련 인천시청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해당 병원의) 모든 진료는 정상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환자분들께서는 안심하고 내원하셔도 됩니다”라는 긍정적 문구가 있는 반면, 저희 아버지 병원 관련 게시물에는 “긴급방역소독을 완료하였다”는 간단한 내용이 있을 뿐 정상 운영 여부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담당자에게 재차 항의하자 “내부 회의를 해보겠다”고 대답하다가 이후 “(본문에 언급된) 게시물을 올려주었는데 왜 그러느냐”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환갑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주중에는 환자를 진료하고 주말에는 거의 매주 세미나에 참여하시는 열정 넘치는 의사이십니다. 최근에는 건강문제로 몇 년 쉬시다가 끊임없이 아버지를 찾는 환자분들의 성원에 작은 규모로나마 개원을 하시게 된 것이고요. 인천 지역 의료발전을 위해 대내외로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인데 책임자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상처 받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 시각에도 의료인들은 전염병의 위험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을 사회에서 나서서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저희 아버지와 같은 피해를 입는 이들이 없도록 지역보건기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감염자 초기대응을 해주시기 바라며, 지역정부 역시 주요 정보 공개 시에는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련성을 검토 후 실행하기를 간청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