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이겨먹으려고 기를 쓰는 남편

미운39살2020.03.04
조회59,808
결혼하면 애 둘 키우는거라던 옛 어르신들 말씀이 맞았나봐요
요새 애 둘 키우는데 큰 애가 더 철딱서니가 없어서 미치겠어요ㅡㅡ
큰 애시끼는 39살 저는 36살이구요
애는 올해 초2되는 남자애예요
제목 그대로 남편시키가 애를 이겨먹으려고 기를 써요 아주ㅡㅡ
나이를 먹다 뱉었나 진짜 유치해가지고 하지 말라고 그만 좀 하라고 하는데
본인은 그게 놀아주는거래요

대충 예를 들면
애가 보드게임을 좋아해요
할리갈리랑 루미큐브 라온 같은 거를 주로 하는데
제가 놀아줄때는 이제 애 수준에 맞춰서 살짝살짝 봐줘가면서 아슬아슬하게 하고
너무 이기게도 하지 않고 적당히 1판 이기고 1판 지고 하는식?
그리고 애가 이제 꽤 잘해서 진짜 쉽게 이길때도 있고요.
근데 애 아빠라는 인간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애랑 놀아준답시고 같이 게임하는데 
목숨을 걸고 게임을해요.
어떻게든 이겨먹을라고 할리갈리할때는 치다가 애 손을 손톱으로 긁어서 울리고
종 치는 손을 내리쳐가지고 아프다고 울리고
5판을 내리 이겨서 애가 안한다고 토라지고
그래서 제가 좀 봐주라 그랬더니 깔린 카드 숫자 작을때 일부러 몇번 뺏기더니
나중에 쌓이니까 한번에 뺏어오고 앉아있어요.
결국엔 마지막엔 이기고요ㅡㅡ
루미큐브는 더한게 모래시계 돌려서 초침 잴때 저는 애는 좀 더 생각할 시간 주려고 봐주거든요
저 인간은 애한테 모래시계 칼같이 재면서 애가 시계 들고 아빠 시간 다됐다 그러면
기다려보라고 짜증내요 그리고 일부러 숫자 막 섞어서 애가 생각하던거 못하게 만들고
난리부르스를 쳐대요 아주 증말 등신같이 
그래서 애가 요즘은 아빠랑 안한다고 하는데 꼭 또 퇴근해가지고 오면 애 붙잡고는 놀아주겠답시고
그러고 앉아있어요. 누가 누굴 놀아주는건지 모르겠어요 진짜ㅡㅡ!!

그리고 애랑 어디 나가면 계단 뛰어내려가기를 하는데 애가 뛰면
다친다고 못내려가게 해야지  애 먼저 출발시켜놓고 지혼자 대여섯개씩 휙휙 뛰어내려가서
꼭 1층에 먼저 도착해가지고 애 기분 상하게 만들어요.
넌 아빠한테 아직 안돼 이러면서
한번은 셋이서 마트 갔다오다가 장본거 들고 오고 있는데 
달리기 시합하재서 애가 이제 좀 커서 생각보다 빨리뛰니까 
장본거를 바닥에 내려놓고 뛰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둘이 아파트 입구 찍고 다시 짐 가지러 올때까지 제 짐 들고 남편 짐 바닥에 놓은 채로 기다리고 있었어요 내참...
팔씨름을 해도 애가 두손으로 끙끙대면서 기를 쓰고 매달리는거 한번 져주면 어디 덧나나요?
가만히 버티고 있다가 한번에 확 넘겨서 이겨놓고는 의기양양해요..
먹을거 먹을때가 제일 웃겨요.......
애 딸기요거트 갈면서 좀 먹으라고 주면 꼭 큰 컵 챙기고는 아빠니까 더 많이 먹어야 한대요 
심지어 지는 유당불내증이 좀 있어서 밤에 요거트 먹고자면 아침에 출근전에 꼭 설사하거든요?
지꺼만 갈아주면 잘 쳐먹지도 않으면서 꼭 경쟁을 붙여서 애가 삐지게 만들어요.
고기나 갯수로 나오는 음식 같은거 먹으면 애랑 몇개 먹었는가 꼭 자랑하고
애가 더 먹을 수 있다고 막 그래서 경쟁심리 부추겨가지고 먹고나면
애는 또 소화안된다고 활명수 먹게 만들고
치킨이나 찜닭같은거 먹을때는 저는 퍽퍽살이랑 목 좋아하고 
애는 다리 좋아하고 지는 날개 좋아해요
근데 꼭 굳이 애 꺼에 올려준 다리 하나는 뺏어먹어요. 
아빠가 큰 거 먹는다고 애 막 울면 제가 등짝 때리면서 주라고 해도 버릇나빠진다고 그러면 안된대요.
누구 버릇이 나빠지는건지 모르겠어요 진짜ㅡㅡ
쓰다보니까 열이 더 받네요 아오 XX시키 진짜
그러면서 뭐 어릴때부터 오냐오냐 다 받아주면 안된다. 사회생활할때 부적응한다. 질 줄도 알아야하고 뭐든지 자기 뜻대로 다 되는건 아니라는 걸 가르쳐야한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아빠가 슈퍼맨처럼 다 잘하고 그런 사람으로 보여야한다. 그러는데
저게 말인지 똥인지 생각은 하는건지 애 인성은 지금 니가 삐뚤어지게 하고 있는거같은데
애가 요새는 아빠온다그러면 놀다가 일부러 자러 들어가려그래요.
남편 문열고 들어오면 자는척하고요.
근데 그걸 또 아빠 왔는데 인사도 안한다고 볼 부비대면서 깨워서는 
놀자거나 야식 시켜먹자거나 그러고 있고
미치겠어요. 진짜ㅡㅡ
맘 같아서는 진짜 소리 한번 지르면서 미친척하고 똑같이 해주고 싶은데
말귀를 못알아먹을거 같아서 걱정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