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불편한 발언에 지쳐요.

mine2020.03.06
조회558

안녕하세요.
이제 대학생이 되는 스무살 사람입니다.
부모와의 사이가 그리 매끄럽진 않아 고향을 뜨고 싶었는데, 실패하게 되어 일단은 본가에서 통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 이남 일녀 중 둘째이며 딸인데요.
이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흔히 엄마에게,
"너는 딸이니까 엄마와 비밀이 없어야 해." 등의 이야길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요즘엔 흔히 가스라이팅이라고 하더군요. 엄마와 딸 사이에 오버라고 하실 수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분명 제게 좋은 영향은 아니었기에 그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여성인권과 또 사람으로서의 인권, 사회 일 등에 관심을 갖게 된 저는, 많은 여성분들이 그러시듯 여성혐오발언에 극도로 예민하며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걸 바로잡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께선 생각이 너무나 구시대적인 사람이라, 종종 말이 심히 거슬리고 불편을 넘어 불쾌할 때가 많았습니다. 꼭 성별문제가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고가는 말 등에서도요.

예를 들어 매일매일 뉴스를 접하시는 상식 있는 분께서
여즉 안 좋은 화제로 다루어진 남 연예인들(배우 장 씨, 가수 김 씨 등)을 아무 논란 없었단 듯 옹호하시는 것부터 해서, 최근엔 "한국은 남자가 살기 참 힘든 나라다." 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딸인 제 앞에서, 아니 정확히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여자 직업이 변호사여도 남편이 뭣도 없으면 뭣도 없는 남자 아내가 되는 거고, 여자가 능력이 없어도 남편이 검사면 검사 아내가 되는 거야"라고요.
이 말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자면 여자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남자의 그림자 아래 평가받고 살아가게 된다는 뜻인데, 그걸 딸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막 여성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부터 그 논점에 대하여 엄마와 많은 이야길 나눴었지만, 워낙 고집이 세시고 자기 주장이 강하신 분이라 애당초 여성적이고 남성적인 게 당연한 거며 어떻게 그 기준이 없을 수 있냐시더군요. 본인 의견과 맞지 않는 제 의견을 계속 주장하면 소리를 지르고 화도 내십니다. 본인은 제가 이상하고 답답하다 느끼시는 것 같고요.

같은 여자로서의 유대감은 일절 가질 수 없었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제 성격이 유해서, 유독 만만한 취급을 받으며 자라왔는데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본인보다 작은 여자이니 힘으로도 제압할 수 있고, 누구보다 만만한 게 사실이겠죠.

이런 적도 있습니다. 어느날 엄마가 술을 드시고 오빠와 절 불러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화를 푸셨고, 오빤 그에 화가 나 엄마와 말싸움을 했습니다.
전 엄마가 화낸 모습을 자주 봐 와 괜히 일이 커질까봐 오빨 말렸으나, 둘은 계속 싸웠고 화가 난 엄만 오빠보고 방으로 들어가라 하셨습니다.
그리곤 남은 저에게 앞에 있던 유리접실 던지려고 하시더군요.
전 싸움을 말린 입장이었는데도요.
이런 경험도 수 번이고, 오빠와 남동생은 겪어보지 않았을 경험도 어려서부터 많이 했습니다.
딱 한 번 뿐이지만 엄마에게 발로 밟히고 개처럼 맞은 적도 있고요.

한 번은 버스에서 남학생들 무리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는데, 집에서 엄마에게 얘기하자 엄만 별 거 아니란 듯 넘기시며, "네가 아직 어려서 충격이었던 거다, 여자면 살면서 몇 번은 겪을 일이고 사회 나가면 더 심하며 네가 당한 건 별 거 아니다"라 말하셨습니다. 당시 추행에 대한 충격으로 어떤 짓을 당했는지 나중에 말하겠다 했는데, 후에도 전혀 묻지 않으시더군요. 궁금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이런 일 외에 사소하게 엄마의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요.
제 택배상자를 열어보셨길래 왜 열었냐 물었더니
"내 건 줄 알아서 열었다. 그런데 이것 가지고 네가 뭐라 할 자격은 없다. 부모가 자식 택배를 열어보는 건 너무 당연한 거다. 주위에 물어봐라."라는 식으로 나오시더라고요. 저는 개인 택배는 반드시 본인이 여는 게 맞고, 제 주변만 해도 전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언젠 제게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걸 고마워하고 다행으로 여겨라, 안 이런 부모 많다" 라시더라고요. 정말 너무 어이가 없어 말문이 턱 막힐만한 발언들을 수도없이 들었습니다. 확신하는데, 오빠와 동생은 이런 식의 말을 들어본 적 없을 거예요. 제게만 할 테니까요.

입시를 치룰 당시에도 수없이 학원을 끊겠다는 둥 협박을 받았고, 고3시절에도 집나가란 말을 많이 들었으며 실제로 독서실까지 오셔서 화를 내신 적도 있습니다.
이유는 대다수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한 것이었는데, 역시 제가 뚜렷이 잘못한 기억은 없네요.
또 어린 동생이 예체능으로 나가는데,
새벽에 독서실에 다녀온 제게 "동생이 중요한 시기니 더 챙기는 걸 이해해라" 하시기도 했고요. 참고로 동생은 초등학생입니다.
지금도 제게 어서 돈 벌어 동생 운동비를 보태란 말을 하십니다. 막 성인이 된 제게요.

외에도 제 중요한 물건을 다른사람에게 주겠다는 둥, 사소한 차별과 불쾌한 발언을 정말 많이 하셨습니다.


성공적인 입시로 지역을 떠나는 게 목표였으나 실패한 점, 때문에 돈을 벌고 자취를 하거나, 대학을 졸업해 본가를 떠날 때까지 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막막합니다.

저희 엄마가 정말 구시대적이며 꼬인 건지, 이 세대즘의 부모님들은 대부분 이러신 건지 궁금해요.
또 전 앞으로 어떻게 해야 엄마와의 큰 트러블 없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따뜻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엄마와 평상시엔 장난도 치며 놉니다. 학대를 받는 것은 아니고, 그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니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여성분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여 여기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