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부터 단절되고 싶은 나

ㅇㅇ2020.03.08
조회6,368
20대 중후반 여자입니다. 딱 20살이 되었을때 우울증 증상이 와서 약도 꾸준히 복용하곤 했지만 몇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가 호전되기는 커녕 더욱 더 악화되고 있어요.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하루에 몇번씩 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신을 비하하는 생각들을 해요. 문제는 제가 나아지려고 하는 마음도 없이 계속 인생이 불행한 이유를 어디서든 캐내려고 하는거같아요. 부정적인것보다 긍정적인면을 보려고 노력해야하는데 항상 부정적인 면과 저의 단점에 초점을 두며 살고있어요. 이러니 뭘 하던 불행할수 밖에 없겠죠.. 모든게 우울증이라는 정신질환으로 인해서 일어난 불행이 아니라 제 자체가 모난 사람이라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전 10대때 해외에 이민을 가서 좀 오래 거주하다가 왔어요. 돈이 많거나 그런건 아니고 부모님 희생과 가족 다 힘을 합쳐서 간신히 잘 살아왔던거같아요. 우울증이 왔을 시기에 가족과 함께 한국에 들어왔는데 살면서 갑자기 위축이 많이 되었다고 해야되나.. 생각할 것들이 많아지고 인생에 관한 고민들이 파도처럼 몰려왔어요. 또래에 비해 좀 순하고 어리버리 한 편이였는데 현실타격이 크게 온듯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나 가치관이 아예 다 무너졌던거같아요. 한국에 와서 이렇게 됬다기 보다는 사회초년생, 우울증, 외로움, 실패, 타고난 성격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마 해외에서 계속 살았어도 지금처럼 무너졌을거에요..이렇게 위축된 상태로 계속 스스로를 숨기면서 살아왔는데 나이는 먹을대로 먹고 멘탈이 너무 약해서 이 모든 고민거리를 감당을 못하겠어요. 세상은 계속 변하고 발전해가고 남들은 자기개발을 위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데 저는 이 좋은 시스템을 이용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새로운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거같아요. 단점을 넘어서서 개선하고 장점을 만들려고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냥 세상, 사회에서부터 숨고싶어요. 특히 외적에 대한 자괴감이 심해요. 해외에서 살았을때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여기서 길가에 있는 사람, 주변 사람을 보면서 평균 여자들에 비해서 외모가 현저히 부족하다는걸 깨달았어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반감이 큰데 이러는 제 자신도 한심하고 제가 성형을 한다고 해서 나아져도 사회와 제 속에 스며든 외모지상주의는 계속 존재할거라는 현실이 싫어요. 

어느순간 제자신이 누군지도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게 되었어요. 가족 가슴에 못 박는 소리지만 정말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도 의문이구요. 그것을 찾으려면 경험을 하고 또 경험을 해야하는데 그냥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 외딴곳으로 숨어버리고싶어요. 저 외에 모든 여자들이 저보다 잘나고 가치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sns는 끊은지 오래됬어요.. 이 모든 여자들 사이에서 저와 같이 있어줄 멀쩡한 남자는 어딜 가서도 못찾을거 같고요. 지적능력도 부족한거같고 멘탈도 너무 무르고.이런 자기 파괴적인 사상 때문에 사회와 단절되려고 할때 뭘 해야 사람이 바뀔까요?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잘 모르겠어요. 제 글을 읽으면 '아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죠. 이미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거같고 맞선다고 해도 '나'라는 불행에서 벗어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