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너무 아픕니다

의미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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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다 해도 결국 안 되는 일이라는 건 있죠.

알고 있는데, 잘 알 나이인데도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무너지면 잠시 슬퍼하다 또 쌓아올리고

그러다 다시 무너지면 또 울며 쌓아오던

모래성같은 이 마음이 나는 오늘도 아프네요.

모래를 적셔 견고하게 해주는 것도 바다고

그 모래성을 결국 허무는 것도 바다죠. 


그래요, 당신은 내게 바다같이 크고 두려운 사람이에요.

언제 당신에게 휩쓸릴지, 언제 당신이 밀쳐낼지

아무 예측도 할 수 없이,

난 그저 철없는 어린애같이 그렇게 당신 앞에서 

떨며, 때로는 즐거워하며 

이 부질없는 모래성을 쌓아왔었죠.


그간 바다 쪽만 바라봐서 몰랐는데

사실..그냥 돌아서서 집에 가면 되는 거였어요.

감당 못 할 당신이라는 파도에 흠뻑 젖어 떨며 

당신이 잠잠해지길 기다릴 필요없이,

아무 응답없이 무심한, 수평선 너머의 

깃발을 기다릴 필요없이 나는 그냥 돌아서면 되는 거였어.


모래성을 함께 쌓고 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나만 쌓고 있었어.

당신은 이 모래성 따위 관심도 없었던 거에요.


나 정말 열심히 쌓았어요.

햇볕이 따가운 날도, 폭풍이 몰아치는 날도

당신이 내게 거침없이 부딪힐 때도

당신이 내게 관심없이 홀로 흐를 때도

난 진짜 최선을 다 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슬슬 집에 가야 할 것 같아요.


알아요, 당신도 정말 힘든 시기라는 거.

달라지는 건 없을 거에요.

다만 이제는 좀 멀리서, 당신의 파도가 닿지 않는 곳에서

나는 나대로 그렇게 서 있을게요.


온 마음을 다 해도 결국 안 되는 일이라는 건 있죠.

알고 있는데, 잘 알 나이인데도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